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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好像小說] 4343년 9월 18일 새벽 (0) 2010/09/18 AM 02:39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스프라이트 한 잔의 저릿한 감각에 잠시 신경쓰고 있는 사이

자기 완성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데에 쓸 수도 있었던 나의 시간은

속절없이 흔적도 없는 과거에 묻혔다.



손 안에 무엇을 쥐고 휘둘러도 마음에 들지 않는 지금,

내가 하는 일이라고는 그저 멋지게 손 놓고 멍청히 패배하느냐, 멋지게 패배하느냐의

과정상의 차이 뿐인 일들 뿐.

가불가(可不可)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그딴 건 정해져 있었다.

짚신도 신지 못한 맨발의 내가 지금 걷고자 하는 길은 예전에도 그래 왔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가시밭길이다.


발에 피가 나는 것은 상관치 않는다.

하지만 항상 내가 걷는 가시밭길은 다시 돌아가야만 했던, 막다른 길만을 앞에 두어왔다.


내 상처에 면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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