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삼 개월 전에 만든 카레가 있었습니다.
아직 봄이었고, 날씨가 덥지 않았기레 카레를 만들고 그대로 이틀정도 방치해 두었습니다.
중간중간에 먹기위해 몇 번 뎁힌것 외에는 딱히 끓이지 않은것 같네요.
어느시점엔가 냄새를 맡아보니 살짝 상해가는 느낌이 들어 부랴부랴 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을 해두었습니다.
그리고는 삼 개월 뒤인 어제, 그 카레를 먹었죠.
전자렌지로 대략 15분 가량 해동 시킨 것 같은데, 아마 그 과정에서 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상하게도 맛에는 신 맛이 나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뭔가 굉장히 비린느낌을 받았죠.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를 넣어서 그런가?
고기를 볶을 때 기름대신 버터를 넣어서 그런가?
이유는 모르지만, 아무튼 맛이 무언가 오묘했습니다.
신 맛은 나지 않으나, 음식이 살짝 부패한 그런 느낌이었죠.
슬프게도 저는 어제 카레를 먹는당시, 몹시도 배가 고팠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대접에 밥을 담아, 그대로 카레를 투하시키고는 게걸스럽게 숟가락을 입에 가져다 댔죠.
지금 이렇게 글을 쓰기까지 뱃속에서는 아무런 이상 반응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장이 그리 튼튼하지는 않아, 분명 간밤에 큰 고난을 치우었을 터인데 말이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카레를 떠올리면 속이 미식거림이 느껴집니다.
아직 냉장실에 먹다 남은 카레가 놓여있지만, 손대는 것 조차 싫어집니다.
조만간 카레는 전혀 쳐다보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