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같아서는 중간중간에 스샷이라도 찍어서 같이 첨부하고픈 생각이 들지만, 막상 그렇게 하려니 귀찮아서 이렇게 글로서 대신합니다.
살짝 사족을 달자면 어제 게임 도중에 지진이 있어서 이게 뭔가 싶어 부랴부랴 전화, 문자 등을 시도하려했더니 먹통이더군요.
아이러니하게도 인터넷은 매우 쾌적하게 잘 되는 바람에 지진관련 정보를 직접 검색하고나서야 지진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죠.
결국 20여분 정도 지나고나서야 통화가 가능해졌는데, 가족에게 전화를 하면서 든 생각은 단순히 걱정스럽다를 넘어서 만약 또 지진이 일어난다면 내가 지금 거는 전화가 가족들에게 일종의 유서가 될수도 있겠구나 싶더군요. 반대로 가족들의 목소리가 제게 마지막 가족의 목소리일수도 있었죠.
살아가는데 앞 일을 알 수 없으니, 이런 마음가짐이 어쩔수 없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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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했던 것들은 모드를 적용하지 않은 것들이라, 전부 지우고 새로 시작했습니다.
캐릭터 정보는 물론 초반 장비들을 입맛에 맞게 수정할수 있게된 만큼, 나름 리스크를 주어야겠다싶어 포인트 제한을 걸어두고, 1인 림으로 시작했습니다. 1인이니 만큼 모든 스킬을 10이상 주었는데(최대치 20), 이때까지만 해도 림 혼자서 모든걸 해낼수 있는 그런 멋진 림을 기대하고 있었죠.
림은 저마다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이는 비폭력주의자거나 요리를 못하거나 하는 결격사항을 가지고 있죠.
어떤이는 나체로 돌아다니길 좋아하며, 어떤이는 불을 지르기 좋아합니다. 또 밤에만 활동하는 이도 있죠.
결격사항은 림이 살아온 환경에 따라 결정되므로 바닐에서는 완전히 복불복이었지만, 모드를 통해 캐릭터 조정이 가능하므로 이를 수정해 주었죠.
최대 세가지 중 주로 낙천적, 일벌레, 사이코페스 이렇게 주고 있는데요.
'낙천적'은 게임 내 수시로 변화하는 림의 기분을 어느정도 좋은 방향으로 유지시켜줍니다. 기분을 12가량 올려주는데, 이정도면 남들 스트레스 받으며 징징거릴 때 혼자 헤헤거리고 있습니다.
'일벌레'는 그 어떠한 작업이든간에 작업 속도를 20% 향상시켜줍니다. 초반에 집지으랴, 농사지으랴, 자원모으랴 할일이 많고, 게다가 1인 림으로는 해야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으므로 능률향상에 도웁을 줍니다.
'사이코페스' 이름만 들어보면 단점만 가득할까 염려스럽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장점이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공감성 결여로 동료가 사망하거나, 사람을 도축하거나, 포로를 노예상에게 팔아도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않아 기분이 전혀 떨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림과의 대화 등 사교적 활동으로 기분을 회복 시킬 수 없으니 기분 관리가 애매할까 싶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장점이 단점을 덮어씌울정도로 좋습니다.
맵은 사막, 열대, 온대, 살짝 추운곳?, 툰드라, 냉대기후 이렇게 나뉩니다.
더운 맵일수록 필드에 서식하는 동, 식물의 수가 많고 비가 자주와 작물이 잘 자라지만, 높은 온도로 인해 상손에서 음식이 금방 부패되고 말라리야 등 감염병에 걸리기 쉬우며, 폭염이 나타나면 실외온도가 50도 가까이 치솟는 기이한 광경을 보게됩니다.
반대로 추운 맵일수록 필드의 동물, 식물의 수가 적고 온도가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작물이 거의 자라지 않습니다. 워낙 춥기에 음식 부패 속도가 줄어들죠. 더운맵과 달리 추운맵은 감기에 걸릴수 있고, 폭염처럼 한파라는 것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실외 온도는 -50도 까지 내려가죠.
그나마 더운 맵에서는 작물이 잘 자라나므로, 적당히 스케줄을 짜서 작물을 재배하거나 동물을 사냥하는 식의 운영으로 제법 잘 버틸수 있지만, 추운맵은 이렇게 하지 못하니 식량관리에 신경을 써야합니다. 상황이 극한으로 치닺으면 인육도 고려야봐야하죠.
예외적으로 사막맵에서는 동물, 식물이 거의없다고 하더군요.
림월드에서는 림들이 책상에서 수십, 수백시간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면 새로운 기술이 해금됩니다.
수경재배도 림의 머릿속에서 나온 기술 중 하나인데, 전력을 소모하는 대신 실내에서 작물을 재배할 수 있죠.
하지만 부가장비 없이 방 하나에 수경재배 시설을 밀어넣고 키우면 당연히 실외에서 마음껏 광합성하고, 시원한 비 맞으며 자라는것 보다 자라는 속도가 더딜 수 밖에 없습니다. 뭐, 이건 '전력'만 충분하다면 해결될 일이니 별로 걱정스러울게 없죠.
식물의 광합성을 촉진시키는 태양등은 정말로 등 안에 태양이라도 쑤셔 넣었는지 전력을 있는대로 다 잡아먹습니다. 지열발전기(지속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 하나로는 공급능력이 휘청거릴정도로 전력을 엄청나게 소모하죠. 하지만 효과는 좋은지라 식물의 성장속도를 200% 이상 끌어올립니다.
1인 림 플레이는 초반에 굉장히 몸사리고 다녀야합니다.
적어도 다른 림이 정착지에 합류 할 때 까지는 사냥조차 하지 말아야 할 정도죠.
이게 무슨소리냐면 림은 혼자서는 자가치료를 절대로 할 수 없습니다. 창고에 온갖 약품이 가득차 있어도 다친 림 혼자서는 침대에 누워 끙끙대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단 말이죠.
따라서 초반에 주어지는 보존식량의 중요도는 굉장히 높아집니다. '보존'이라는 단어가 붙어있는 만큼 그 어떠한 환경에서도 부패하지 않죠. 또 얼마나 맛난지 림이 이걸 섭취하면 맛나다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따로 제작할 수 없고, 오로지 초반에 주어지는 것들, 우주선 보급(?), 무역거래로만 구매가 가능하죠. 성능이 좋은만큼 구하기가 쉽지 않으니, 처음이야 급하다고 몇개 주워먹지만 이내곧 정신을 차리고 주위에 열매가 없는지 찾아보게됩니다.
아, 물론 컨트롤과 운빨에 자신이 있다면 작은 동물정도는 사냥이 가능하죠. 다시 말하지만 1인 림의 사냥활동은 그리 추천은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1림 플레이를 하다가 정신이 나가서 난폭해진 토끼가 난입해서 자기가 만랩토끼라도 되는것마냥 림을 줘패버려 피를 반토막이나 깍아버렸죠. 결국 그 림은 얼마 안가서 감염 및 합병증으로 사망-_-;
저번 글에서는 다른 방문객들이 방문하는 모드가 좋다고 칭찬을 했지만, 여기에 살짝 불만인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방문객들이 거주지를 자기 집 돌아다니듯이 다닌다는 점이에요.
물론 그냥 복도나 와리가리하면서 잡담하면 북적이고 그나마 썰렁한 곳 사람 사는 곳 같아서 좋긴한데 이놈들이 창고마져도 자기 집 냉장고 열듯이 드나듭니다. 그리고는 먹을걸 찾아 먹기 시작하는데, 방문객이면 방문객 답게 차려준 음식이나 찾아서 먹을 것이지-_-;
상호작용 태그를 지운 음식. 특히 '보존식량'에 환장하고 달려들어서는 죄다 하나씩 챙겨먹고 앉아있는 광경이 펼쳐집니다. 상호작용 태그를 지우면 거주민 그 누구도 먹을수도, 집을수도 없게되는데, 이 놈들은 그런거 무시하고 그냥 달려듭니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되면 나름 잘 먹었다고 재료 한두개 뱉어주는게 고작이죠. 어제는 담뱃잎 하나 떨궈주던데 그걸 의자에 앉아서 피우고 있는 림을 보니, 처량하기 그지 없더군요.
곳간에 먹을게 많으면 모르겠지만, 식량수급이 힘든 초반에는 방문객이 방문객이 아닌 거지집단이나 나름 없습니다.
창고에 아이템들이 쌓이면 쌓일수록 거주지를 습격하는 적의 수가 증가합니다.
어젠 지진의 여파도 있고, 이놈의 방어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애쓰느냐고(로드신공!) 새벽 두시에 잘 수 있었네요;
거주민은 고작 셋인데, 몰려오는 적들은 12명-_-;
아무리 냉병기들로 무장했다지만 기관총포탑 둘을 다 깨부수고 거주민 둘에게 치명상을 입히더군요. 치명상을 입은 림은 자리에서 누워서는 헬프를 외치고, 포탑과 림 둘을 제압하며 다가오는 적들의 모습이 무슨 좀비때인줄 알았죠ㄷㄷㄷ
남은 한 명을 이용하여 현란한 컨트롤로 치고빠지길 반복하니 머릿수를 세마리까지 줄일수 있었죠. 딱 세마리가 되자마자 줄행랑 치기 시작하는데 불타는 복수심에 나머지 놈들도 잡으려고 그렇게 소총을 쏴댔건만 이놈의 림이 긴장이 풀렸는지 하나도 명중시키지 못했네요 ㅂㄷㅂㄷ
손실을 복구하고 제건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슬슬 거주지를 요새화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초반에 거주지를 빠르게 마련하느냐고 벽들을 나무로 지었거든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