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게리온 序가 한국극장에 걸리는것을 보니 나름 감회가 새롭다. 대학 동아리시절 에바 극장판(당근 해적판)을 상영하여 솔솔히 푼돈을 모았던 것이 엇그제 같은데... 좌우 간에 에바 극장판 개봉에 맞추어서 에바의 주요 모티브중 하나인 그노시즘(영지주의)과 그 영향을 받은 만화에 대해 적어 보도록 하겠다.
그노시즘에 대해서는 네이버 검색에 의하면
"그노시즘(Gnosticism)이란, 그노시스 즉 영적인 인식을 추구하는 서양의 신비주의를 말한다. '영지주의(靈智主義)' 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그노시즘이란 말은 그리스어의 '그노시스(gnosis)'에서 유래한다. 그리스어에서 이 말은 앎, 인식(認識), 지식, 깨달음 등의 의미를 갖는데, 그노시즘이 하나의 종교적 경향으로 발전하면서 '그노시스'란 말은 복합적인 의미를 가지게 된다. 기독교의 '믿음'과 같은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믿음을 능가하는 보다 높은 영적 차원의 단계를 의미하기도 했다. "
라고 한다. 하지만 영지주의는 나름 심원한 사상이고 여기에서는 영지주의의 종말론에 부분만 다루도록 하겠다. 영지주의는 영육의 이원론에 기반한 사상이고 여기서 육체는 영혼의 감옥으로 영혼이 그노시스의 다가가는 것을 방해한다고 본다. 만약 이사상을 좀더 급진적으로 가져 간다면 육체의 죽음 더나가서는 인류의 전멸은 결코 슬픈일이 아닌 지향해야 하는 바 인것이다
에반게리온에 나오는 서드 임팩트는 인류의 멸망과 다름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인류의 진화를 위한 길이라고 믿는 일파에 의해 추진된다. 그리고 이어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 하나더 있는데 바로 "엔도 히로키"의 만화 "에덴"이 그것이다.
에덴은 에바와 매우 비슷한 이야기 전개 구조를 보여주는데 그면면을 살펴보면
두작품 모두 그노시즘의 영향을 받은 집단이 운영하는 파시즘적인 세계정부-에바에서는 제레, 에덴에서는 원부.프로퍼테일 로 불리운다- 가 존재하며 그들은 그노시즘 사상에 기초한 인류의 멸망 혹은 진화를 추구하는데 이들의 구체적인 목표는 객체로 존재하는 인류의 일원화- 에바는 서드 임팩트에 의한, 에덴은 콜로이드라는 물체를 통해서-로 주인공들의 속한 단체는 이들 세계정부의 음모를 막고자 한다. 라는 동일한 내러티브 구조를 가지고 있다.
(흠. .이건 솔직히 표절로 신고해도 될것같다.. 물론 에덴이 에바보다 늦게 나왔다...)
이 유사한 두만화에도 다른점이 있다면 왜 제레와 원부같은 세계를 좌지우지할수 있는 권력자들이 이러한 일을 벌이는가에 대한 이유 정도일 것이다. 에바는 인간의 본질적인 커뮤니케이션의 한계와 이에서 비롯되는 외로움과 고통이 주된 이유라 한다면 에덴은 빈부격차, 전쟁, 제노사이드 같은 인류 사회의 부조리함이 그 주된 원인으로 제시된다. 이들 제레와 원부가 풀고자하는 문제는 인류의 등장과 함께 시작하여 인류의 멸망하때 까지 가지고 가야할 영원한 숙제 일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연유로 두작품은 아니 두작품의 작가들은 매우 힘든 길을 갈 수밖에 없게 된다.
이 두작품에 나오는 파쇼 집단이 해결방식(서드 임팩트, 콜로이드)는 현실세계에는 결코 실현될수 없는 방법이다. 따라서 이들과 대립관계인 주인공들은 전인류를 하나로 통일시키는 허망한 방식과 다른 객체화된 인류(현실의 인류)도 실현가능한방법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근데 누가 이문제에 현실적이고 설득력있는 해결법을 제시 할 수 있겠는가..
에바는 구 극장판에서 해결법을 제시하지 못했채 무게만 잡고 끝냈다가 다시 새로운 앤딩을 준비하고 있고, 에덴은 아직 완결이 나지 않은 상태다 . 아마 두작품이 대중이 바라는 악이 멸하고 주인공이 승리하는 해피 앤딩으로 끝난다 하더라도 앞서말한 문제들은 미결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러한 문제에 도전했던 여타 작품들 처럼 "그래도 살아라" 라는 메시지만이라도 설득력있게 전달할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봐줄 용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