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겁으로 지은 업장, 한 생각에 없어져라. 죄도 없고 마음 없어 그 자리가 비었으니, 빈 마음 그 자리가 진정한 참회일세”

노란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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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글]] 즉문즉설 '거짓말을 싫어하는 남편 (타이베이에서)' (0) 2014/12/13 AM 11:34
안녕하세요. 남편이 거짓말을 정말 싫어해요.

결혼 전에 거짓말을 절대 하지 말자는 약속을 하고 결혼을 했는데,

결혼 후에 제가 먼저 약속을 깨버렸거든요.

남편이 너무 화를 많이 냈고, 실망을 많이 했고,

그래서 한 동안은 사이가 별로 안 좋다가 다시 화해를 하고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말자는 약속을 하고 지내왔어요.

그런데 상처가 너무 깊었는지 그 때 일을 계속 얘기 하더라구요.

그 때 일을 잊자고 얘기했는데,

갑자기 또 얘기하니까 솔직히 제 마음도 불편하고 화도 나고

미안하기도 한 그런 일이 반복됩니다.

제가 잘 얘기해서 위기를 넘기기는 하는데 깊은 상처를 어떻게 치료를 할 수 있을까요?








여자 아이들이 어릴 때 성추행을 당해서 굉장한 상처가 되었을 때

이것을 트라우마라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이것은 죽을 때까지 없어지지 않지요. 계속 따라 다니죠.

그래서 그것은 정신과 의사나, 정신분석학을 연구한 분들이 치료를 하면 조금 도움이 돼요.

그러나 그것은 쉽게 치유가 되는 것은 아니예요.

우리의 몸에 상처가 심하게 나면 몸이 나았다 하더라도 흉터가 남잖아요.

그런 것처럼 세월이 아무리 지나도 마음에 상처가 흉터처럼 간직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다가 이 흉터를 누가 건드리면 평소에는 괜찮은데 다른 살보다

더 아픈 경우가 있는 것처럼 그 부분을 건드리면 그것이 덧나요.

그래서 마치 지금 상처 입은 것처럼 그게 확 일어난다 말이예요.

그래서 성추행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심리치료를 해서

트라우마를 완전히 해소를 하지 않으면 연애하거나 결혼할 때 굉장히 어려움을 겪어요.

왜냐하면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할 때 서로 사랑한다는 행위의 동작 속에서

본인이 성추행 당했던 그와 같은 경험의 동작이 나타나면

갑자기 여성이 분노하고 화를 내고 그러거든요.

그러면 남자가 볼 때는 포옹하다가 갑자기 여자가 난리를 피우니까

‘이 여자가 미쳤나?’ 이렇게 생각을 할 거잖아요.

그래서 관계가 불행해지는 거예요.

그러면 육체에 무슨 흔적이 남아있는가? 그런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그런데 정신의 상처로 남아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그 치료를 해야 하는 겁니다.

옛날에는 이 정신적 상처에 대해서 무지했어요.

그래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해 돌아와서도 몸둥이 치료만 하지

정신 치료는 안하고 그랬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인 상처 때문에 사회에 적응을 못하고 범죄를 일으키고 그랬단 말이예요.

지금 우리 사회도 똑같아요.

북한에서 남한에 한 3만명의 북한 탈북이주민(새터민)들이 내려와서 사는데

경제적인 지원은 해주고, 직장도 구해주고, 집도 구해주고 이런 것은 하는데

이분들에 대한 정신적인 치료는 안해줘요.

그런데 그분들이 왜 한국사회에 적응을 못할까요?

북한에서 하루에 1달러도 안되는 돈을 받고 일하던 사람들이

중국에서 하루에 5달러도 부러워하면서 중국이 사회주의 천국이라고 하던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하루 일하면 하루 5만원, 50달러를 받는데도 왜 일을 안할까요?

다들 상처가 있기 때문입니다.

상처가 있기 때문에 밖에서 보면 ‘저 미친 놈들이다’

이런 얘기를 들을 정도로 적응을 못하는 거예요.

그들 내면의 세계에서는 적응이 안되는 거예요.

그러니 단순히 문화가 차이가 나는 것도 있지만 상처가 계속 덧나고 있는 거예요.

예를 들면, 조기 축구회에서 북한사람이 축구를 잘 하니까,

남한 사람이 북한 사람 보고 ‘북한에도 축구공 있나?’ 물어본 거예요.

북한에 굶어죽는다고 하니까 그냥 물어본 거예요.

그런데 갑자기 이 북한사람이 화를 내고 주먹으로 때려가지고 경찰에 불려가고 난리가 났는데요.

이것은 어쩌면 우발적인 거잖아요. 그런데 이런 것들이 심리적인 상처란 말이예요.

‘내가 여기 와서 산다고 무시하나?

북한이 아무리 가난하다 해도 축구공도 하나 없는 줄 아나?’ 이렇게 되는 거예요.

이것은 여기 와서 약간의 차별을 받은 분노가 깔려있다가

이런 순간에 순식 간에 머리가 홱 돌아서 폭발하는 거란 말이예요.

이번에 세월호 같은 경우에도 심리치료를 하잖아요.

요즘에는 전세계가 이런 것을 알아서 치료를 해야한다고 알잖아요.

사실 육체 치료보다 심리 치료가 훨씬 더 중요해요.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사람들은 다 다르다고 했잖아요.

남편은 그 일로 엄청난 충격을 받아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그 정신적인 치유가 안되는 거예요.

화해해서 잊자고 해도 또 그 생각이 나고, 또 그 생각이 나고 그런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질문자가 죽을 때까지 참회를 해야 한다는 거예요.








저는 아직 30대도 안 되었는데 죽을 때까지 사죄를 해야돼요? (청중들 웃음)








항상 그 얘기가 나오면 “아이고, 여보 미안해요”

이렇게 계속 해줘야 상처는 있지만 덧나지는 않아요.

“아이고, 미안해” 하면 그 선에서 멈춰요. “도대체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지금 몇번 얘기하는 거예요? 사과 충분히 했잖아요.

내가 다시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닌데 왜 그래요?”

이런 식으로 나가면 과거의 상처 때문에 계속 싸우게 돼요.

질문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것은 가해자가 갖는 특징입니다.

가해자는 첫째, 가해한 줄을 모르고,

둘째, 가해한 줄 알아도 ‘미안하다’ 그러면 끝났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런데 피해자는 첫째, 내가 받은 피해는 100인데 사과하는 태도가 10이다 이거예요.

그래서 ‘진정성이 없다’ 그렇게 생각해서 문제제기를 했는데 가해자가

더 신경질을 내니까 ‘저것은 더 진정성이 없다’ 그렇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질문자가 그 때는 ‘아이고, 여보 미안해요. 그때는 내가 정말 잘못했어요.

정말 미안했어요.’ 이렇게 자꾸 해주면 큰 문제가 안돼요.

‘내가 그것을 가지고 또 얘기를 해야 돼요?’ 이렇게 하면 해결이 안돼요.

빨리 이혼하는게 나아요. (청중들 웃음)








그러면 이제 계속 사죄를 하게 되면요?








사죄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 문제가 붉어질 때마다 받아치지 말고,

그 옛날 얘기 또 나오면 ‘아이고, 그때 정말 미안했어요.

여보, 아이고 미안해요’ 이렇게 하면 돼요. 그냥 말이라도 그렇게 하면 돼요. (청중들 웃음)

질문자에게는 남도 아니고 본인 남편이잖아요.

질문자가 남편을 이해한다면, 그 얘기만 나오면 ‘아이고, 여보 미안해요’ 그렇게만 하면 돼요.

가해자는 사과 한마디로 끝낼려고 자꾸 그래요. 그래서 어떻게 해요?

‘오늘 술먹고 확실하게 해버려?’, ‘오늘 끝장을 한 번 내보자.

무슨 짓이든 다할께’ 이렇게 접근하는데 상처가 안지워졌기 때문에 이런다고 해결이 안돼요.

영상이 자꾸 떠오르니까 그래요.

어떤 의심할 일이 있으면 또 그게 떠오르고, 의심할 일이 있으면 또 그게 떠오르고 그래요.

질문자는 그때마다 ‘우리 남편 그때 상처가 참 심했구나’ 이렇게 생각해야해요.

잊혀지지 않고 상처가 재발할수록 질문자는

‘아, 상처가 정말 뿌리 깊었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사과가 갈수록 더 깊이 저절로 나와요.

‘아, 정말 그때 우리 남편 마음이 많이 상했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아이고 여보 미안해요’ 하고

이렇게 저절로 나와요. 그런데 질문자는 지금 별로 그런 마음이 아니네요.

‘거짓말을 할 수도 있지. 그것을 가지고 그래? 어떻게 사람이 거짓말을 안하고 살아’

하는 것이 질문자의 솔직한 마음인 것 같네요.

무슨 거짓말 했는지 한번 얘기해봐요. (청중들 웃음)








아, 안돼요…








그러지말고 말해봐요. 해버려야 이게 딱 해소가 돼요.

그것을 움켜쥐고 있으면 안돼요. 남자친구 만났지요? (청중들 웃음)

아니예요? 그런 것도 아닌데 왜 말을 못해요?








금전적인 부분 때문에요








돈을 좀 숨겨두었어요? (청중들 웃음)








좀 썼는데, 제가 안썼다고 거짓말을 했어요.








그럴 때는 이렇게 얘기하면 돼요.

“여보, 내가 꼭 쓸 일이 있었는데 엉겹결에 그냥 내 방어벽이 나와서

그래서 그랬어요. 미안해요.” 이렇게 자꾸 얘기하면 돼요.

그것은 앞으로 죽을 때 까지 의심을 받고 살아야 해요.

‘나는 일본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간단해요. (청중들 웃음)








그런데 이 얘기를 남편이 듣고 있는데 괜찮을까요? (청중들 웃음)








괜찮아요. 그런데 남편이 좀 쪼잔하기는 쪼잔한가봐요. (청중들 웃음)

그런데 그런 쪼잔한 남자를 누가 선택했어요?








제가요.








그러니까 그것을 감수해야지요.








제 과보지요.








그래요. 그러니까 그런 남편을 이해해야 돼요.

질문자가 생각할 때는 ‘그것 뭐 한번 그랬다고 그러나?’ 이렇게 생각할지 몰라도,

남편에게는 그 일이 처음은 아닐 거예요.

남편은 또 자기가 어릴 때부터 살아오면서 어쩌면 본인이 기억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부모라든지, 자기가 좋아했던 누군가로부터 그 문제에 대해

굉장히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질문자의 거짓말이 더 큰 상처가 되었을 수 있거든요.

그 사람은 또 그런 까르마가 있어요.

그래서 자기 부인하고는 이런상처를 안 받으려고 해서

처음부터 질문자하고 약속까지 했는데도 ‘어떻게 너가 이럴 수가 있느냐’ 이렇게 생각이 되니,

부인에 대한 믿음이 확 깨어져 버린거예요.

‘우리 남편이 그런 문제에 대해서 좀 민감하신 분이구나’ 이렇게 생각해서 항상

‘여보 미안해요’ 이렇게 해주면 좋아요.

보통 사람이면 10번 거짓말을 해도 괜찮아요.

‘저건 으례히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야’ 이렇게 반쯤 알아들으면 되거든요.

그러나 남편은 상처가 덧나 있어서 딱 부딪히면 민감해져요.

그러니까 그런 남편을 이해만 하면 큰 문제가 아니예요.

‘나한테는 작은 일이지만, 우리 남편한테는 큰일이겠거니’

이렇게 생각하고 항상 그런 문제를 제기하면 ‘여보, 미안해요’ 이렇게 해주면 큰 문제 아니예요.








감사합니다.








질문자는 근심 가득했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며 한층 가벼워진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같이 참석한 남편에게도 마음을 담아서 한마디 합니다.








여보, 미안해!








이 모습을 보고 스님도 웃으시고 청중들도 큰 격려의 박수를 보내줍니다.

마지막으로 스님께서는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모두 행복하게 살길 축원해 주시면서 이렇게 닫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재미있었어요? 희생을 하면 안됩니다. 희생은 좋은 게 아니예요.

너를 위해서 한 일이 나에게도 좋다 이렇게 희생이라는 생각이 없어져야 해요.

이렇게 너도 좋도 나도 좋은 길을 가야 합니다.

벌이 꿀을 옮겨주고 열매를 맺고 하는 것은 너도 좋고 나도 좋은 길이잖아요.

이것이 연기적 세계입니다.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고 너도 좋고 나도 좋은 것이 진리입니다.

이런 조건을 갖추면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합니다.

학생이라면 공부하는 것을 재미있어 해야 합니다. 그러면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습니다.

공부하는 것을 재미있어 하려면 궁금해 해야 해요.

궁금해 하는 자세가 바로 탐구입니다.

궁금해하는 자세로 임하면 재미가 생겨요.

그렇게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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