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겁으로 지은 업장, 한 생각에 없어져라. 죄도 없고 마음 없어 그 자리가 비었으니, 빈 마음 그 자리가 진정한 참회일세”

노란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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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글]] 즉문즉설 '2번의 결혼 답답한 인생살이' (8) 2016/06/03 PM 08:36
“38살인데 왜 이렇게 인생살이가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21살에 첫 번째 결혼을 했는데 두들겨 패는 신랑을 만나서

14년간 고통 속에 살다가 도저히 더는 참을 수가 없어서 숨어버렸어요.

고쳐보려 해도 안 고쳐지더라고요.

그 사이에 애들이 둘 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경제적으로는 남편에게 아이들을 두고 나오는 게

나을 것 같아서 큰마음을 먹고 나왔어요.

그래서 너무 힘든 나날을 보내던 중에 지금의 남편을 만났습니다.

남자에 진절머리가 나서 안 만나려고 했는데

지금의 남편에게서는 예전 남편이 갖고 있지 못하는 면이 보이더라고요.

지금 결혼한 지 3년 됐는데, 이제는 이 남편이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와서 애를 먹여요.

전 남편은 술은 안 마시고 정말 가정적이었는데

지금 남편은 자기 애까지 하나 데려와서 제게 짐을 안겨놓고는 일주일에 5일은 술을 마셔요.

그리고 돈을 다 가져다 씁니다.

헤어지려고 짐을 스무 번은 쌌는데 친정 부모님 보기 부끄러워서 그러지도 못했어요.

‘그래, 내가 너 한번 고쳐보자’ 싶어서 유명한 절도 다 찾아다니면서 물어봤는데

‘2년 정도 기회를 줘라. 당신이 이렇게 덕을 베풀고 살아야 자식에게 덕이 간다’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잘 본다는 점집에도 갔더니 몇 군데에서 다 저더러 과거의 업이 많아서 평범한 인생이 아니라고 해요.

그것도 답은 아닌 것 같아서 절에 다시 가면 돈 내고 부적이나 적으라 하니 답답했어요.

그러다 어느 날 유튜브에서 법륜 스님 법문하시는

동영상을 보고 할 줄도 모르던 절을 한 지 100일 정도 됩니다.

그리고 아직 불교를 믿는 건 아니지만 근처 절에 매일 가서

조금이라도 성의껏 보시하면서 부처님한테 간절히 빕니다.

복을 달라기보다는 제 과보와 불교에서 말하는 업을 지은 만큼

그 감당을 잘 하게 해달라고 빌면서 절을 해요.

그러니까 좀 풀리는 것 같더니, 아이고, 예전에 두고 나온 자식들이 도저히

그 집에서는 못 살겠다며 짐을 싸서 저희 친정으로 왔어요.

그 집도 재혼을 해서 새엄마가 들어왔는데 애들이 못 살겠대요.

이렇게 하나가 풀리면 또 짐 하나가 떨어지니까 어떡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지금 남편이 애를 먹일 때는

‘정말 짐을 싸서 내 자식을 키우러 가야 하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스님한테 한번 물어보고 싶어서 오늘 왔습니다.”








“점쟁이한테는 돈이라도 많이 내고 묻는데 저한테는 돈도 안 내고 묻네요.

복채가 없으니 점괘가 안 나와요. 복채 좀 내놔보세요.” (모두 웃음)








“다른 데서 이미 너무 많이 써버려서 내놓을 돈도 없습니다.

앞으로 덕을 많이 쌓겠습니다.” (질문자 웃음)








“저는 질문자의 이야기가 이렇게 들려요.

‘스님, 너는 결혼도 한 번 못해봤지? 여기 모인 사람들도 한번밖에 못 해봤지?

나는 두 번이나 해봤다. 잘 하면 세 번째 할 수도 있다’

그렇게 자랑하는 것 같이 들립니다.(모두 웃음)









굉장히 자랑스러우니까 지금처럼 즐겁게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뭐, 다섯 번까지는 괜찮아요.

그런데 처음 결혼했을 때 남편의 제일 큰 문제가 뭐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남편을 많이 이해하고 받아들여줬을 것 같은데,

제가 그때는 어리기도 하고 연년생 애 둘을 키우느라 너무 힘들었어요.

남편이 군인이고 해서 지금은 좀 이해가 가지만 정말 다혈질이었어요.

한번 ‘욱’ 하면 말대꾸를 안 하는데도 다 때려 부수고, 말대꾸라도 하면 사람을 정말 무섭게 팼어요.”








“가만히 자거나 앉아 있는데 다짜고짜 와서 두들겨 팼어요? 말대꾸를 하니까 두들겨 팼어요?”








“저도 20대였으니까 지금보다는 말대꾸를 많이 했죠.”








“그러면 어떤 때 주먹이 날아오는지를 가만히 보면 되잖아요.

‘말대꾸를 하면 주먹이 날아오더라’ 하면 현명한 사람은 말대꾸를 안 하면 되죠.”








“지금은 그런 걸 아니까 지금 남편과는 괜찮습니다.”








“그래도 그때 이미 21살이었는데 그걸 몰랐어요? 요지는 현명하게 살아야 한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전 남편의 좋은 점은 뭐예요?”








“헤어진 과거를 후회하진 않지만, 세월이 지나고 지금 돌아보니까 정말 가정적이었어요.

지금 남편이 갖고 있지 못한 점들을 예전 남편은 정말 잘 했던 것 같아요, 폭력 하나만 빼고요.”








“그렇게 다 괜찮으면 입만 딱 다물면 됐겠네요.(모두 웃음)

그런데 입을 못 다물어서 결국은 뛰쳐나왔어요?”








“예.”









“그것도 지금 이야기하니까 그렇지 그때는 또 몰랐겠죠.

그래서 있을 때는 좋은 건 모르고 나쁜 것만 보이고,

떠나면 나쁜 건 다 잊어버리고 좋은 것만 보여서 항상 후회하는 거예요.

지금 남편은 그런 걸 감안해서 보면 좋은 점이 뭐예요?

질문자가 처음 만났을 때 좋았던 점은 지금은 잘 안 보여도 나중에 헤어지고

세월이 흐른 뒤 보면 좋은 면이 그대로 또 있을 것이거든요.

그 좋은 점이 뭐였어요? 지금에야 같이 살고 있으니 또 나쁜 점만 잔뜩 보이겠죠.”








“제가 스님 법문 동영상을 보기 전에는 지금 남편에게 정말 불평불만이 많았어요.

남편이 데려온 자식의 곁을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이 돌봤거든요.

친자식과 나이도 같고 해서요.

그런데 이 아이도 저에게 불만이 있고,

더군다나 남편은 남들한테는 그렇게 매일 술을 사주고 너무 사람좋게 구는데,

집에서는 가정적이지 못해요. 시간 개념 없이 술 마시는 게 너무 싫어요.”








“알았어요.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는 점이 나쁘단 말이죠. 좋은 점은 뭐예요?”









“말이 없는 거요.(모두 웃음) 제가 뭐라고 해도 술 안 마셨을 때는 부처인가 싶을 정도예요.”








“전 남편은 질문자가 입만 다물고 있으면 되는데, 입을 못 다물어서 두들겨 맞았다고 했죠.

그런데 이번 남편은 자기가 술을 마시든 늦게 들어오든 내버려두면 아무 문제가 없잖아요.

그걸 왜 내버려두지 못해요?”








“돈도 쓰거든요. 저도 술을 배우라며 가끔 데려가는데 따라가 보니까

가만히 있지 못하고 1차, 2차, 3차, 4차 전부 다 자기가 사요.”








“자기가 벌어서 써요? 빚내서 써요? 훔쳐서 써요?”








“자기 일을 하니까 자기 돈이겠지만 빚내서 쓰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럼 어쨌든 질문자 돈은 안 쓰는데, 남편이 자기 돈을 쓰든지 말든지 무슨 상관이에요?”








“그런데 저보고도 ‘돈 없냐’라고 물어요. 그래서 저는 이제 술자리에는 안 따라갑니다.”








“가만히 있는데도 와서 두들겨 패고 욕을 하면, 같이 살기 힘들다는 건 이해가 좀 됩니다.

그런데 자기가 술 마시고 자기 돈 쓰는 건 내가 관여만 안 하면 아무 상관이 없는데

뭐가 살기 어려워요? 관여하면 괴롭고, 관여 안 하면 편안하다면, 관여 안 하면 되잖아요.

잔소리하면 두들겨 패고, 잔소리만 안 하면 괜찮다면, 잔소리 안 하면 되잖아요.









이렇게 딱 보면 알 수 있잖아요. 우리가 독약을 안 먹는 건 먹으면 죽으니까 안 먹는 것이고,

보약을 먹는 건 먹으면 건강해지니까 먹는 거잖아요.

입에 약간 써도 몸에 좋다니까 먹고, 맛있어도 몸에 나쁘다니까 안 먹는 거예요.

몸에 나쁜데도 맛있으니까 먹고나선 죽겠다고 하고,

몸에 좋은데도 쓰다고 안 먹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에요.

질문자는 그냥 어리석을 뿐이에요.

전생이고 뭐고 따질 필요도 없어요.

입만 다물면 아무 문제도 없는데 입을 열어서 괴로움을 자초하더니,

이번에는 자기야 늦게 들어오든 일찍 들어오든 관여만 안 하면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는데 무엇 때문에 그걸 관여해서 ‘죽네, 사네’ 이렇게 난리예요?”








“초반엔 그랬는데 한 2년 지났을 때부터는 남편도 좀 고쳐지고 저도 좀 마음이 누그러졌어요.”








“남편이 고쳐지면 좋고, 안 고쳐지면 나쁘다는 것만으로는 안 돼요.

그러면 앞으로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면서 온탕 냉탕을 계속 왔다 갔다 해야 하잖아요.

자기야 마시든지 말든지 내버려두면 돼요.”








“한 번씩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자식들이 짐을 싸서 지금 친정에 와 있거든요.”








“아이들이 몇 살이에요?”








“지금 중학교 2학년, 1학년요. 저한테 왜 이런 일이 연속해서 생기는지 모르겠어요.

새엄마가 너무 괴롭힌대요.

저도 똑같은 상황에 있어서 이해를 많이 하려고 했는데,

애들 말로는 아빠가 군인이다 보니 집에 잘 없는데,

아빠만 없으면 늘 술을 마시고 엄마 역할을 전혀 하지 않는대요.

애들이 처음 1년쯤은 겁이 나서 말도 못하고 있다가

이제 중학생이 되고 사춘기도 오니까 얼마 전에 짐을 싸가지고 온 거예요.”

“친어머니가 키워도 사춘기에는 짐을 싸서 나가는 애들이 많은데, 누구 말을 믿어야 해요?

질문자가 지금 키우는 아이도 질문자가 잘 되라고

좋은 뜻으로 조금만 뭐라고 해도 귀찮다고 나가버리면,

친엄마가 들었을 때는 ‘계모가 제대로 못 한다’ 이렇게 생각할 거예요.”








“그런데 학교에서 한번 선생님이 애 눈에 멍이 들 정도라고 걱정하는 전화를 했어요.

친구들 엄마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요.

저도 스님 말씀처럼 애들을 무턱대고 믿기가 좀 그래서 애들 아빠랑 통화하고 보내려고 했는데,

애들이 너무 보호를 못 받으니 친정에서 그냥 좀 봐달라고 한 상태입니다.”








“통화하니 전남편은 뭐래요? 애들이 문제라고 해요? 아내가 문제라고 해요?”








“애들이 문제라고 해요. 그런 부분에서 대화가 좀 안 되는 사람이에요.

예전에 같이 살 때도 생각이 단순해서 대화가 안 되는 점이 좀 많았어요.

자기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성격이였거든요.

뭐라고 이야기를 하면 좋은 이야기도 참지 못하고 폭력을 휘두르고요.”








“애들은 아빠한테 맞았어요? 새엄마한테 맞았어요?”








“새엄마한테 맨날 맞았대요. 새벽 한두 시까지 잠도 안 재우고요.

또 여자애들인데 제가 속옷 상태 같은 걸 보니까

엄마로서 역할을 못한다는 애들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둘 다 중학생이라면서요? 중학생이면 속옷은 자기가 빨아 입지, 그걸 왜 엄마가 빨아줘요?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자기가 밥 차려먹고 다녀야 하는데

중학생이 자기 팬티며 속옷도 못 빨면 어떡해요?

속옷 정도는 엄마가 안 빨아주면 자기가 빨면 되잖아요.

그걸 보고 ‘아, 새엄마가 문제다’ 하는 것은 생각이 잘못됐다는 겁니다.

질문자가 사물을 늘 자기 식대로만 본다는 거예요.

아까 질문자가 키우는 아이를 두고는 질문자는 정성들여 키우는데도 아이는 불만이라고 이야기했잖아요.

그걸 상대편이 또 들으면 어떻겠어요?

아이를 맡아주면 형제간에도 원수 된다고들 하는 이야기가 지금 이런 거예요.

외국에 조기유학 보내는데 좀 맡아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건 절대로 맡아주면 안 돼요.

아이가 청소년일 경우 아이 하자는 대로 내버려뒀다가 잘못되면

‘아이고, 나는 너를 믿고 애를 맡겼더니 돌보지도 않고 팽개쳤다’ 이렇게 되고,

‘언니가 날 믿고 맡겼으니 잘 돌봐야지’ 해서 아이가 엇나가지 못하도록 잔소리를 하면 애가 반발합니다.

애가 반발해서 엄마한테 ‘더 이상 못 있겠다. 이모가 매일 어떻게 한다’ 이렇게 불평하면,

애를 야단치는 사람은 열 명 중 한 명도 안 됩니다.

겉으로는 ‘그래, 우리 아이들 돌봐주느라 애쓴다’ 이러지만,

속으로는 다 ‘남의 아이라고 네가 그렇게 하냐?’ 이래요.

부모라는 건 다 애 말만 듣게 돼요.

질문자는 부부갈등 때문에 못 견디겠다는 이유로 자기 아이인데도 돌보지 못하고 두고 나왔잖아요.

그러니까 새로운 여자가 들어와서 그저 밥이라도 해준다면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항상 ‘아이고, 다 큰 애를 둘이나 맡겨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위로도 해주고,

선물도 사다주고, 돌봐줘서 고맙다는 인사도 자주 해야 해요.

이렇게 해도 제대로 할까 말까 한 거예요.

요양원에 나이든 부모님을 맡겨놓고도

‘월급까지 줬는데도 요양원의 간병인들이 부모를 제대로 안 돌봐준다’

이렇게 성질내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성질을 부릴수록 자식이 돌아가면 부모는 팽개침을 당합니다.

내가 내 부모를 모셔야 하는데 나도 바쁘다는 둥 하면서

내 부모를 내가 모시기 싫다고 남의 손에 맡겨놓고,

남더러 내 부모 제대로 못 돌본다고 짜증내는 게 이치에 안 맞잖아요.

항상 가서 ‘고맙습니다, 저희 부모님 이렇게 잘 모셔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월급 외에 얼마라도 용돈을 줘도 잘 해줄까 말까인데 거기 가서 짜증을 내면 어떡해요?

질문자가 돌아가서 아이들을 맡아 키우지 않는 한은

새엄마로 들어온 사람에게 항상 전화해서 고맙다고 하고,

가끔 찾아가서 선물도 하고, 애들이 속옷 안 빨아준다고 하면

‘그 정도는 너희들이 할 수 있으니 직접 빨아 입어라.

엄마도 이 집에서 살아봤더니 살기 힘들어서 도망을 갈 정도였는데 그 분도 얼마나 힘들겠니?

그러니 너희들이 이해해다오.’

이렇게 달래줘도 한 집에서 화합하고 살기가 어렵습니다.

반대로, 내가 사는 이 집에서는 ‘나는 남편보다 이 애한테 더 잘 하는데도 불평을 들으니 억울하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안 돼요.

내가 최선을 다 해도 항상 불만은 있게 마련입니다.

내가 내 자식을 돌봐도 집을 나가거나 불만이 있는데,

남의 자식을 돌보는데 어떻게 아이들이 불만이 없겠어요?

부부가 갈등이 있어서 헤어질 정도로 힘들어하는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들의 심리는

안정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정성을 기울여서 돌봐도

아이들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러니 그럴 때마다 애들한테도 ‘내가 아무리 잘해도 엄마보다는 못하지? 미안하다.

내 딴에는 한다고 해도 어떻게 엄마 손 같겠니?

부족하지만 좀 봐주렴’ 이렇게 해야 융화가 될 수 있어요.

그런데 질문자는 지금 거꾸로 생각하고 있어요.

질문자가 말하는 걸 보면 ‘저쪽 집은 새로 들어온 여자가 제대로 애들을 못 돌봐서 문제다’ 라고 하고,

이 집은 ‘내가 돌본다고 돌보는데도 이것들이 불만이다’ 라고 합니다.

이런 질문자의 어리석은 사고방식이 지금 같은 불행을 계속 자초하는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질문자 한숨을 내쉬며)








“뭘 알았다는 거예요? 말하다가 말이 딸리니까 그만두려고요?

자기가 깨쳐서 ‘아, 그러면 되겠다’ 이게 아니라면 ‘스님, 그러면 이게 문제잖아요!’

하고 자기 속에 있는 의문을 다 이야기해야 풀려요.

지금 ‘알겠습니다’ 라는 말은 ‘아이고, 너하고는 더 말해봐야 너는 내 마음 모른다.

치워라.’ 이런 뜻이잖아요.” (모두 웃음)









“그런 건 아닙니다.

제가 마음을 다시 다스리고 좀 마음을 크게 가져서

이 애들의 아픔이 조금이라도 치유되도록 잘 보살피겠습니다.”








“어느 집 애들 말이에요?” (모두 웃음)








“양쪽 다요. 지금 제가 키우고 있는 아이도 물론 열심히 키우고 있고요.

제가 한번 상처를 준 아이들도 더욱 열심히 챙겨야 하는 게 제 몫인 것 같습니다.”








“아이를 열심히 키운다는 말은 어폐가 있어요.

개나 다람쥐가 새끼 키울 때 열심히 키우고 어미닭이 병아리 키울 때 열심히 키우지 않아요.

그냥 키웁니다.

애를 열심히 키울 필요가 없어요.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는 걸 ‘열심히 한다’라고 해요.

애들이 엄마가 불러도 말 안 듣고 만화책을 보는 걸 ‘열심히 만화책을 본다’라고 하지 않잖아요.

애 키우는 게 힘들다는 말은 애 키우기 싫다는 뜻이에요.

이건 벌써 어미 될 자격이 없다는 거예요.

몸은 조금 힘들지만 마음이 그러면 안 돼요. ‘나 혼자 사는 것보다는 너희들이 있으니까 낫다.

너희가 있어서 엄마는 행복하다’ 이렇게 살면 조그마한 애가 벌써 엄마를 행복하게 하니까 효자잖아요.

효자니까 커서 훌륭하게 될 수밖에 없죠.

그러니 마음 자세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해요.

어린아이는 누군가로부터 보호받아야 하고 나는 어른으로서 어린아이를 보호해야 합니다.

내가 낳은 아이는 마땅히 내가 보호해야 하고,

내가 낳지 않은 아이도 보호할 이가 없으면 내가 보호해야 해요.

낳는 건 별로 그리 중요하지 않아요.

저쪽에서 새엄마가 보호를 못 한다면 내가 보호해야 하지만, 보호를 하면 그 사람이 엄마예요.

‘낳긴 내가 낳았지만 당신이 보호하니까 당신이 엄마입니다’

이렇게 내가 지원과 후원을 해줘야 해요.

또 지금 남편이 데려온 아이는 내가 키우니까 내가 엄마예요.

그러니 누가 낳았든 내가 보호를 해야 한단 말이에요.

‘저 아이가 급하니까 이 아이를 놔두고 간다’ 이건 틀린 사고방식이에요.

질문자가 지금 이 아이를 돌보고 있지만,

저 아이가 집을 나와서 누군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저 아이도 질문자가 돌봐야죠.

현재 남편하고 의논해보세요. 데리고 들어와서 같이 살면 안 돼요?”








“저쪽에 친권과 양육권이 다 있어서 애들 아빠 쪽부터 문제가 복잡해질 것 같아요.

지금 외할머니 집에 있는 것도 그쪽에서 안 된다며 데려가겠다는데 애들이 안 가려고 해요.

제가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두 집을 챙기곤 있는데

사실 항상 큰 짐을 안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안 편합니다.”

“양쪽 집을 오가면서 일해주고 돈을 받는다면 마음이 어떨 것 같아요?

이쪽 집에는 주 업무로 월급 300만원 주고, 저쪽 집에는 파트타임으로 200만원 주면,

질문자는 힘들지 않을까요?

어머니 집에 애 둘이 놓아두고 질문자가 일주일에 한 3일 가서 돌보고,

또 집에 와서 남편 아이를 돌봐주는 식으로 왔다 갔다 하는데,

월급을 아주 넉넉하게 준다면 질문자는 힘들어도 그 일을 할 거잖아요.”








“하겠죠.”








“그러면 돈이 애보다 낫다는 거 아니에요?

돈 안 주면 자기 애도 귀찮고, 돈 주면 남의 애도 성심성의껏 돌보고요.

그게 보통 사람의 마음이긴 하지만 질문자는 엄마잖아요.

엄마는 천금을 손해 보더라도 내 자식을 보살펴야 해요.

우리가 어린애를 돌볼 때는 돈을 따지면 안 돼요.

좋은 옷 입히고 좋은 분유 먹이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아이들은 자기를 희생하면서 아이들을 성심성의껏 돌보는 엄마의 사랑을 먹고 자랍니다.

그건 결국 사랑이 없고 돈으로 때운다는 겁니다.

한 여성으로서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질문자가 참 힘들겠다는 게 이해는 되지만,

그렇게 아이를 키우면 이쪽 집과 저쪽 집에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나중에 아이들이 컸을 때 질문자는 외로워져요.

남자 복이 없잖아요.

둘을 만나봤는데도 안 좋았다고 해서 한 번 더 바꿔보면 남자 복이 있을까요?

하나는 폭력 남편이고, 하나는 주정뱅이 남편이고,

하나 더 만나면 미치광이 남편을 만날 수도 있어요.” (모두 웃음)









“이제는 더 이상 결혼을 안 하죠.”








“안 하긴요. 질문자를 보니 아직 남자가 몇은 더 있을 것 같은데요.(모두 웃음)

말처럼 그렇게 안 돼요.

첫 남편 만나서 힘들 때 다시는 남자 안 만날 것 같았는데 또 만나졌잖아요.

이번 남편과 헤어지면 ‘이제 남자는 끝이다’ 하겠지만 그렇게 안 돼요.

정말로 끝을 내려면 머리를 깎고 절에 들어오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면 안 돼요.

절에 들어오면 남자가 아무리 그리워도 절에서 못 나가고,

머리를 깎아서 표가 나니까 남자를 몰래 숨어서 만나려 해도

보통 번거로운 일이 아니에요. (모두 웃음)

머리를 깎고 승복을 입고 있으면 내가 나를 통제 못 해도 주위가 저절로

나를 이렇게 하도록 만들어준다는 말이에요.

질문자는 자기 힘으로는 안 돼요.

내일이라도 머리 깎고 절에 들어오면 ‘남자는 끝’이라는 결심을 인정해 주겠지만,

그러지 않는 이상은 또 헤어지고 만나길 반복할 거예요.

새로 만나면 1~2년은 가겠지만, 또 1~2년 가다가 헤어지고,

헤어지면 또 생겨서 1~2년 가다가 헤어질 거예요.

아직 젊겠다, 키도 인물도 그만하면 괜찮겠다, 말도 잘 하겠다,

그러니 안 좋아할 남자가 있겠어요?”








“스님, 그래서 제가 108배 절을 해요. 절하면서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관점을 바꿔야죠. 그렇지 않으면 절은 다리운동에 불과해요.

다리 운동을 하면 건강에는 좋겠죠. 일시적으로 기분도 좋고요.

그러나 질문자가 관점을 바꿔야 해요.

그러자면 옛날에 살아온 것을 되돌아보면서 질문자가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깨우쳐야 합니다.

전남편이든 지금 남편이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핵심은 질문자가

‘내 식’대로 하려니까 안 되는 거예요.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의 삶이 있어요.

내 식대로 요구하지 말고 그 사람은 그 사람 식대로 놔두고 봤다면 사는 데 크게 지장이 없죠.

내 식대로 안 된다 뿐이지, 그 사람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지금 남편도 술 좋아하고 새벽까지 2차, 3차를 가며

자기가 술값을 낸다면 밖에서 보기에는 괜찮은 남자예요.(모두 웃음)

그러니 가만히 내버려 두면 아무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자꾸 질문자가 ‘늦게 들어온다, 술 마신다’ 하며 잔소리를 하니까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전 남편에게는 질문자가 자꾸 말대꾸를 했으니까 문제가 생긴 거예요.

불같은 성격이라면서요.

천성은 못 고친다잖아요.

불났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불이 꺼진 다음에 가서 이야기해야죠.

성질을 확 낼 때는 ‘아이고, 죄송합니다’ 이러고, 성질이 내려가면 정강이를 확 걷어차버려야 하는데,

성질났을 때 가서 건드리니까 두들겨 맞죠. 그러니 질문자가 어리석다는 거예요.

그리고 애들을 두고 나왔는데 우리 집에 다른 여자가 들어와서

아이들을 키워주면 고마워하는 마음을 내야 해요.

거기에 대해 조금이라도 섭섭한 마음을 낸다면 이것도 안 맞는 이야기예요.

그리고 내가 새로 결혼을 해서 이쪽 집에 들어와 산다면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어쨌든 세상에서 볼 때는 새엄마니까

애들이 조금이라도 섭섭해 하면 세상 사람들로부터 ‘계모니까 그렇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위치가 되어 있어요.

재혼을 할 때는 그걸 감수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걸 두고는 또 ‘나는 남편보다 열심히 보살펴 주는데도

불만들이 있고 어쩌고’ 이러는 것도 관점이 안 맞아요.

또 두 집을 오가려니 힘들다고 했는데 힘든 게 당연해요.

질문자가 두 집 살림을 벌려 놓았는데,

어떻게 힘이 안 들겠어요? 장가 안 가고 애도 없고 마누라도 없이 혼자 사는 저도 힘든데,

시집을 두 번이나 가고 애를 두 군데서 키우려면 힘든 거야 당연하죠.

저도 오늘 강의 하나만 하면 힘이 안 들 텐데 끝나고 창원 가서 또 해야 하니까 힘들어요.

그러나 그건 제가 선택한 건데 어떡하겠어요.(모두 웃음)









제가 질문자에게 물어보는 건 저와 대화를 하면서 뭘 깨쳤냐는 거예요.

얼렁뚱땅 못 넘어가요.” (모두 웃음)









“다른 건 전부 제 자신한테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이왕 일이 벌어졌으니 지금의 아들과 제가 낳은 아이들 모두 제가 엄마로서 정말 잘 키우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사랑이 부족하니까 100퍼센트 잘 키울 수는 없겠죠.

그런데 제가 하고 있는 방식이 조금이라도 맞는 건지,

아니면 아빠한테 보내야 하는 건지 답을 못 내리겠습니다.”








“보낸다, 안 보낸다는 중요하지 않다니까요.

지금도 항상 질문자 생각뿐이잖아요.

애가 가겠다면 보내고, 있겠다면 놔 두는 것이지, 그건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에요.

질문자는 그저 애가 할머니 집에 와 있으면 가서 돌봐주고,

남편 집에 있으면 새엄마 되는 사람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질문자 집에 오면 지금 남편한테 돌봐줘서 고맙다고 하면 됩니다.

‘이리 데려와야지, 저리 보내야지’ 이건 질문자가 생각할 필요가 없는데

엉뚱한 걸 가지고 머릴 쓰니 머리가 아프죠.

그건 인연을 따라 하세요.

아이들이 할머니 집에 와 있으면 할머니 집에 가서 돌봐주고,

애들이 아빠한테 가 있으면 아빠한테 고맙다고 하고,

새엄마 되는 사람에게도 ‘고맙다, 미안하다’라고 인사하고요.

새엄마 되는 사람이 술을 마시든지 말든지 그건 내가 따질 일이 아니에요.

나는 술을 안 마시지만 애들 밥을 안 해주고 있는데,

그 여자는 술을 마시지만 애들 밥은 해주잖아요. 누가 나아요? (모두 웃음)









그러니 사고방식이 문제예요.

항상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에게 감사하세요.

내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이 할머니면 할머니한테 고맙다고 하지,

남편이 안 돌본다며 화를 내면 안 돼요.

내가 안 돌보고 뛰쳐나온게 제일 문제이기 때문에 나는 누구한테도 할 말이 없어요.

그러니 남편이 돌보면 남편한테 고맙다고 해야 해요.

만약 질문자가 애 둘을 데려왔다면 질문자가 재혼을 할 수 있었겠어요?

남편에게 주고 오긴 뭘 주고 와요? 한번 더 시집가려고 놔두고 나온 거죠.

억울하죠? 사실인데 어떡해요.” (모두 웃음)








“받아들이고 후회하며 살고 있습니다.”








“후회하긴 왜 후회해요? 자기가 한 걸 책임을 져야죠.”








“돌이킬 수 없으니까 책임을 지려고 하는데 힘들어요.”








“책임을 지는 자세는 그 여자한테 고맙다고 하는 거예요.

남편한테도 고맙다고 하고, 친정어머니한테도 고맙다고 하고,

애들이 뭐라고 하면 ‘아이고, 엄마가 미안하다’라고 하는 게 책임지는 자세입니다.

‘돌아간다, 안 간다’, ‘애들 데려올까, 말까’ 이런 머리 쓰지 말라니까요.

질문자가 이제까지 머리 써가지고

잘 된 일이 하나도 없는데 뭘 또 자기가 머리 쓰려고 해요?(모두 웃음)

애들이 할머니 집에 있으면 할머니 집에 있는 대로 가서 돌봐주고,

어머니에게 ‘제가 일을 벌려놓고 엄마가 고생해서 미안합니다’라고 하세요.

전남편이 전화하면 ‘아이를 두고 나온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당신 뜻대로 하세요.

저는 어쨌든지 당신을 돕겠습니다’ 라고 하고,

애들이 집에 들어가면 새엄마한테 전화해서

‘내가 애를 낳아놓고는 제대로 못 돌보고 당신한테 맡겨서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세요.

아이들이 이쪽 집으로 온다 해도 질문자가 나서서 데리고 오자고 하면 안 돼요.

그러면 지금 남편이 부담스러워 합니다.

혹시 지금 남편이 ‘여보, 당신 하는 게 너무 힘들어 보이니까 우리 집에 데려와서 키우면 안 될까?’

이러면 ‘아이고, 그러면 좋지만 내가 어떻게 차마 당신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

이렇게 대답하세요.

이 남자는 술 마시는 걸 좋아하니까 마음이 넓어서 그럴 수도 있어요.

깐깐하거나 가정적인 남자는 그런 걸 못하지만 술 마시는 남자는 또 그런 것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 장단점이 있어요. 이런 것에 대해 고마워 해야 해요.(모두 웃음)

전남편이 나에게 ‘힘들다. 데려가라’ 라고 하면 ‘여보, 그 동안 아이들 돌봐줘서 고마워요.

그럼 스무 살 될 때까지 남은 세월은 내가 돌볼게’ 이래야 해요.

‘네가 돌보면 안 되냐!’ 이러지 말고 ‘그 동안에 수고했다’ 이렇게 말해야 해요.

이런 걸 지혜라고 해요.

질문자는 지혜가 없어요.

얼굴도 괜찮고 키도 크고 108배를 해서 건강도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지혜가 없단 말이에요.

고마운 줄도 모르고요.

그러니 ‘내가 어떻게 하겠다’ 이런 머리는 쓰지 말고,

이렇게 두 집 살림 되면 두 집 살림을 다 뛰어다니면서 돌보고,

한 집 살림 되면 한 집 살림대로 돌보세요.

한집 살림이 된다면 항상 지금 남편의 아이부터 먼저 챙기고,

다음에 질문자의 아이들을 챙겨야 해요.

애들이 불만스러워 하면 ‘찬물에도 노소(老少)가 있다잖니.

이 집에 먼저 있었던 사람이 우선이다’라고 달래주세요.

그 아이 입장에서는 ‘이건 우리 집이고 당신은 들어온 여자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그렇게 대접해주세요.

그리고 본부인이 혹시 전화하면 시비하지 말고

‘당신만큼은 못 키우지만 제가 나름대로 정성껏 키우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하고요.

질문자가 무슨 걱정이에요? 애가 할머니 댁에 있으면 할머니가 돌봐주니까

할머니한테 고맙다고 하고 질문자도 가서 돌보고, 저쪽 집에 있으면

그 집에서 키워주는 사람한테 고맙다고 인사해주고,

이 집에 오면 이 집 남편한테 고맙다고 하면 되고,

일이 좀 많으면 좀 열심히 하면 되죠.

질문자 정도의 건강에 그걸 못 하겠어요?

절할 시간에 그런 일이나 좀 많이 하죠.

머리가 돌아가고 절을 해야지, 머리도 안 돌아가면서 절만 하면 뭐해요? (모두 웃음)

이렇게 방향을 딱 잡아도 사람이 살다 보면 이렇게 잘 안 돼요.

좀 힘들면 또 신세타령하고 점쟁이한테 찾아가게 되니까 그럴 때 절을 해야 해요.

‘아이고, 제가 또 제 업식에 사로잡혀서 화를 자초합니다. 참회합니다’ 이렇게 절을 하는 거예요.

300배를 하든 500배를 하든 참회하는 마음으로 절을 해야 그게 절의 의미입니다.

이제 속이 좀 뚫렸어요? 대화한지 벌써 한 시간이 다 됐어요.” (모두 웃음)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질문자 웃음, 모두 큰 박수)








“박수치기는 치는데, 막상 이렇게 하려면 잘 못할 겁니다. 저도 못 합니다.

‘스님은 못하면서 나한테는 왜 하라 그래요?’ 이렇게 묻고 싶죠?

질문자는 두 번 결혼했으니까 해야 해요.

저는 그런 거 못하는 줄 알아서 애초에 결혼을 한 번도 안 했으니까 못 해도 괜찮아요.(모두 웃음)

저는 못 해도 아무 부작용이 없지만,

질문자는 못 하면 부작용이 있단 말이에요.

저는 돈을 안 빌렸지만 질문자는 돈을 빌렸으니까 갚아야 해요.

‘왜 나보고만 갚으라 그래요? 왜 스님은 안 갚아요?’ 그러는데 저는 안 빌렸으니까 안 갚는 거예요.

빌렸으니까 갚는 걸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그게 무슨 사주팔자예요?

자기가 일을 저질러서 생긴 결과일 뿐입니다.

21살이 뭘 안다고 갓 성인이 되자마자 덥석 결혼을 했으니까 그렇죠.(모두 웃음)

그렇게 부모 속을 썩였으니 질문자도 이제 속이 썩어야 해요.

경상도 말로 ‘혀가 만 발이나 빠져야’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마음이 들 거예요.(모두 웃음)

늙은 엄마가 보기에는 어떻겠어요?

키울 때도 애를 먹이더니 이젠 아이까지 낳아 데려와서 키워달라며

늘그막에 애를 먹이는구나 싶을 거예요.

저런 걸 보면 제가 애 안 낳은 게 얼마나 잘 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니 부모님께도 참회하고 감사하세요.(모두 웃음)









후회는 하면 안 돼요.

이미 지나가 버린 걸 후회한다고 되돌릴 수 없잖아요.

딱 책임진다는 자세를 가지세요.

‘그래, 내가 벌렸다! 까짓 거, 세 집 살림 하지 뭐’ 이렇게 딱 마음을 먹고 친정어머니도 도와주고,

저쪽 집에도 가서 도와주고,

이 집도 도와주면서 애 셋을 다 돌보는 거예요. 아시겠어요?”








“네.”








“그런 자세로 하세요. 그래도 머리 깎고 스님 되는 것보다는 나을 거예요.(모두 큰 웃음)

스님 되면 고기도 못 먹고 술도 못 마시고 남자도 못 만나잖아요.

그것보다는 좀 힘들더라도 이게 나아요. 하다가 도저히 안 되겠거든 언제든지 절로 들어오세요.”








“감사합니다.” (모두 박수)








처음엔 질분자의 상황이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뒤에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거 같아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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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몽    친구신청

좋은 글이네요.. 정독했습니다

dpflas    친구신청

글쎄요 전 스님 답변이 상당히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네요...

란데님    친구신청

저도.. 특히 가정폭력 휘두르는 남자보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없다느니
처음엔 아이를 낳은 엄마가 중요하다는 식으로 얘기해놓고 입에 침이 마르기도 전에 키우는 사람이 엄마가 된다느니
전 남편의 아내도 아동폭력을 일삼는데 키워줘서 고맙다고 절하라고 하고 -_-..

Retaw    친구신청

제가 받아들인 대로 요약하자면 스님의 말씀은 자기합리화 하지 말라는 겁니다. 다른이들에게 문제가 아예 없다는 이야기가 아닐 겁니다. 그보다는 우선은 자기자신의 문제점부터 고치라는 거죠.

연애소설2    친구신청

아슬아슬 말잘하시는군요

여자가 좀 승깔있는사람이라면 울컥했을수도 있겠내요

저리가염    친구신청

삶의 지혜네요. 불편하면 생까면 됩니다.

youbee    친구신청

잘 읽고 갑니다,

란데님    친구신청

제가 이런 점 때문에 불교를 맹신하는걸 싫어해요.
결국 모든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게 됨.. 제도를 바꾼다든가 사회를 바꾼다는 사고는 없고 항상 결론은 어쩔 수 없으니까 니가 상황에 적응하라로 끝남.
이런 논리라면 성폭행범도 똑같이 취급할 수 있음. 너가 업이 깊어서 성폭행을 당한거고 이미 당했는데 어떡하냐. 가해자가 처벌을 안받는다고 억울해할 필요가 없다. 다 마음먹기에 따라 괜찮아진다는 식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면 성폭행은 절대 없어지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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