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화리더십아카데미 14기입니다.
요즘 보도되는 것을 보면 김정은이 핵개발에 집중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트럼프나 김정은이나 똑같이 ‘벼랑 끝 전술’로 치달아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쪽으로 간다면,
한국이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스님께 문재인 정부에 있어서의 대미, 대중 외교의 방향성을 듣고 싶습니다.
외교는 상대국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위안부 문제도 보세요.
일본에 가서 100번 설득하는 것보다 한국 국민 다수가 ‘수용을 안 하겠다’고 하니까 일본도 더는 할 말이 없잖아요.
우리나라 대선 후보 5명이 모두 ‘한, 일 위안부 협상을 재조정하겠다’고 공약하니까
일본이 ‘국가 간에 한번 합의한 것은 지켜야 된다’고 말은 해도
한국 정부가 국민들의 뜻에 반해서 협상 내용을 이행하기는 굉장히 어렵다는 걸 안다는 거예요.
미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건 무조건 잘못된 일이다.
민주적인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으니 다시 절차를 거쳐야 된다’는 국민 여론이 있을 때 미국이 뭐라 그러겠어요?
미국도 한국 정부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게 될 거예요.
잘못된 정책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반대한다면 그것을 빌미로 대미협상을 다시 시도할 수가 있는 거예요.
국민들이 다 찬성하는데 대통령만 반대한다면 힘이 전혀 없지만 대통령이
‘국민의 80%가 반대하니까 나도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우리 정부가 최대한 노력해서 이미 배치된 사드는 철거하게 하지 않겠다.
그러니 현재 상태에서 당분간 유보를 하자. 여론이 안 좋다’고 하면 힘이 실리지요.
그래서 지금은 똑 부러지게 ‘사드는 철거시켜야 된다’,
그래서 지금은 똑 부러지게 ‘사드는 철거시켜야 된다’,
‘한일 위안부협상은 무조건 파기해야 된다’고 할 수는 없어요.
외교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다만 국민여론을 들어서 전 정부가 한 것을 현 정부가 유예시킬 수는 있어요.
또, 수정도 해 나갈 수가 있지요.
그만큼 국민여론이라는 것은 무서운 거예요.
그러니까 한 국가의 정책이나 외교 문제는 대통령만으로 되는 게 아니고 국민들이 여론을 형성해줘야 되는 겁니다.
그래서 요즘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여론을 형성해줘야 돼요.
우리 국민이 ‘여야, 진보, 보수’ 관계없이 ‘한반도에 절대로 전쟁은 안 된다’는 쪽으로 여론을 확 모아줘야 돼요.
진보세력만 모여서 데모한다고 해도 안 되고, 여야, 진보, 보수 관계없이
‘절대로 전쟁은 안 된다’는 게 확고부동하면 트럼프도 한반도에 전쟁을 벌이기가 어렵습니다.
트럼프의 화끈한 면모가 꼭 나쁜 건 아니고,
어쩌면 그런 면모 때문에 북미 간에 모종의 타협이 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오바마는 미국의 화장한 얼굴이라면, 트럼프는 미국의 민낯이지요.
민낯을 봐서 우리가 기분은 나쁘겠지만 대응하기는 쉽잖아요? 미국에 대한 환상도 버릴 수가 있고요.
그러니까 트럼프의 그런 장점을 어떻게 살릴 거냐는 문제예요.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부당하다’며 미국한테 대드는 게 반드시 좋은 건 아니에요.
그렇다고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하는 건 더 바보 같은 짓이고요.
그러니까 지금은 약간 미국을 달래고 진정시키면서 시간을 좀 끌 때입니다.
앞으로 트럼프 정부는 국내외 무대에서 저절로 힘이 빠질 거예요.
그러면 그때 가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조금씩 조절해 나가면 되거든요.
그런데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트럼프 정부의 정책은 아니고,
이미 오바마 정부에서부터 해온 정책입니다.
그러니까 이건 ‘미국의 정책’인데, 트럼프 정부는 이걸 더 강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지요.
그래서 저는 우리 국민들이 ‘전쟁은 절대로 안 된다’는 걸 확실히 해야 된다고 봅니다.
이제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섰기 때문에 그런 우리 국민들의 입장을
미국에 가서 비공식적으로 충분히 전달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것을 공개적으로 얘기하면 ‘북한의 간만 키운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전쟁 반대’라는 우리 국민의 여론을 비공식적으로라도 확실하게 못 박는다면
미국이 한국을 무시하고 섣불리 대북폭격은 할 수는 없을 거예요.
트럼프 정부의 인기가 떨어질수록 그걸 만회해 보려고 더 분쟁을 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이제 한국 정부가 바뀌었기 때문에 그러기가 좀 더 어려워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아직 위험은 남아있지만 위험한 고비는 일단 넘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대신, 저는 한국도 남북문제를 너무 빠른 속도로 풀려고 하거나
또 한꺼번에 급격하게 풀려고 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 측면에서 안 좋은데요,
첫째, 그렇게 하면 국내의 보수 세력이 이 정부에 엄청나게 반발할 겁니다.
그러면 진보, 보수가 갈등을 하게 되어서 다시 국론분열이 일어날 거예요.
둘째, 지금은 각종 개혁을 할 때인데, 개혁을 하려면 국론이 좀 통합되어야 힘 있게 밀어붙일 수가 있잖아요?
검찰개혁은 국론통합이 되어도 어려운데, 국론이 반으로 갈리면 검찰개혁이고, 뭐고, 다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보수 세력의 반발을 불러올 만한 일들은 조금 시간을 두고 분위기를 잡아가면서 하면 좋겠다 싶어요.
그러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뭘 해야 하느냐면,
우선 민간차원의 인도적 지원을 허용해야 해요.
정부더러 인도적 지원을 하라는 게 아니고 민간이 하겠다고 신청을 하면 정부가 허용해 달라는 거예요.
그 다음에, 남북 간에 대화를 먼저 해야 합니다.
그 대화의 최우선 과제는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긴장을 조금 완화시켜야 되겠지요.
그러면서 지금 당장 다시 개성공단을 연다는 것은 여러 가지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가 있기 때문에,
애초에 닫은 게 잘못됐지만,
일단 이번 여름 장마철에 시설물을 유지하고 보수하는 기술자들을 보내서 녹스는 것을 방지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일단 집권 100일을 넘기고, 8. 15. 광복절 즈음에 뭔가 입장을 표명하면서 하반기에
남북대화를 재가동하는 걸로 조절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드 배치는 약간 지연시키면서, 그러니까 철회도 아니고,
신속한 배치도 아니고, ‘지연’시키면서 남북관계를 개선하면 긴장이 완화되겠지요.
긴장이 완화되면 사드를 긴급하게 배치해야 될 필요성도 떨어지니까,
현 상태대로 두고 더 이상은 진척을 안 시킨다면 중국과의 관계도 풀 수가 있지요.
우리가 오히려 중국한테 ‘당장 사드를 철회시키겠다’고 하면 우리 체면도 말이 아니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 정도 선에서 무마하는 게,
다시 말해서 중국이 지금 한국에 대해 100의 강도로 무역제재를 하고 있다면 5, 60만 풀게 하고,
한 40은 우리가 좀 감수하는 식으로 해서 저는 일단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게 좋지 않겠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