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겁으로 지은 업장, 한 생각에 없어져라. 죄도 없고 마음 없어 그 자리가 비었으니, 빈 마음 그 자리가 진정한 참회일세”

노란쇼파
접속 : 3777   Lv. 45

Category

Profile

Counter

  • 오늘 : 156 명
  • 전체 : 278154 명
  • Mypi Ver. 0.3.1 β
[2019[글]] 법륜스님의 대학생을 위한 세번째 강의 '인생관' (1) 2019/12/09 PM 07:22

스님은 지난 강의 주제였던 세계관’, ‘역사관의 핵심을 정리해준 후 

 

인생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어떤 현상도 결과가 나타났다고 하면 반드시 그 앞에 원인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물건이 움직였다면 힘이 가해졌다고 말할 수 있죠

 

어떤 현상이 있으면 반드시 그 현상을 일으킨 원인이 있습니다.

 

 

 

인연과(因緣果)의 원리

 

봄이 되었을 때 정원에 새싹이 텄다고 합시다

 

그럼 여기에는 반드시 이 싹을 틔운 씨앗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씨앗이 없는데 싹을 틔울 수는 없잖아요

 

싹이 텄다고 하면 반드시 씨앗이 있었어요.

 

그런데 씨앗이 있었다고 해서 반드시 싹이 튼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온도나 습도가 안 맞으면 싹을 틔울 수가 없잖아요

 

씨앗이 있다고 반드시 싹을 틔우는 건 아니에요

 

그러나 싹이 텄다는 건 반드시 씨앗이 있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 예에서 인()이 씨앗이고 연()이 밭입니다

 

그래야 과(), 다시 말해 싹이라고 하는 결과가 나와요

 

우리는 보통 인과라고 말합니다. ‘그건 다 인과다’ 이렇게 말하죠정확하게는 인연과(因緣果)’예요.

  

인연에서 연을 무시해버리면 사회적인 것을 무시하는 셈입니다

 

종교는 주로 인과를 얘기합니다. ‘이 결과가 다 본인의 책임이다’ 이렇게 얘기하죠.

 

앞에 앉은 이 학생을 예로 든다면

 

이 학생의 인생이 어떻게 되는지는 자신의 수행 정도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나 이것만 갖고는 안 돼요

 

이 학생이 결혼하게 될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에도 영향을 받아요

 

아무리 이 학생이 착해도 못된 남자를 만나면 인생이 괴로워집니다.

 

그래서 주위 환경을 문제 삼는 사람들은 

 

나는 못된 남자를 만나서 괴롭다’, ‘이러저러한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괴롭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이것은 주로 연을 탓하는 거예요.

 

사회운동이나 사회주의는 주로 연을 탓합니다

 

환경이 그 사람을 만든다’ 이렇게 말해요

 

종교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을 만든다’ 이렇게 말합니다

 

불교도 종교적으로 보면 여기에 들어가는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어느 한쪽에 편중돼 있어요.

  

그러나 원래 부처님의 가르침은 그렇지 않아요

 

인연과를 모두 얘기합니다

 

내가 어떠냐,’ ‘내가 자라난 사회적 조건이 어떠냐’, 이 두 가지에 의해서 나의 삶이 규정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자기 씨앗을 좀 더 좋게 만드는 것을 수행이라고 해요

 

밭을 잘 가꾸는 것을 정토라고 합니다.

 

수행에서는 자기 변화를 강조합니다

 

세상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을 변화시키는 일입니다.

 

그러나 타인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입장에서 볼 때는 여러분 전체가 연이 됩니다

 

여러분 입장에서 볼 때는 제가 연이 되겠죠자기가 인이고 다른 사람이 연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타인을 위해서는 연을 개선해줘야 해요

 

우리가 사회운동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인간의 고통을 얘기할 때 개인의 고통도 살피셨지만 연을 함께 말씀하셨습니다

 

예컨대 아기가 죽어서 괴롭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은 아기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도록 해서 괴로움을 해소해주시는 일도 하셨지만

 

카스트라는 계급 제도와 남녀차별이 인간에게 큰 고통을 주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하셨습니다

 

이런 건 다 사회적 조건을 개선하는 거예요.

 

부처님의 원래 가르침은 인과도 아니고 연과도 아니고 인연과 입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가 이런 모습이 된 원인도 일본중국미국과의 국제 관계만 연구해서는 알기 어려워요

 

거기다 한국 사회가 과거에 어떤 역사를 갖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국 사회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공간적인 연관을 파악하는 사회학과 시간적인 연관을 파악하는 역사학을 공부해야 내 개인의 삶을 위해서도 그렇고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도 그렇고올바른 방향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스님은 인연과를 설명한 후 인생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결국에는 뭐하려고 그래요?

 

"제가 고등학생에게 네 소원이 뭐냐?’라고 물으면 학생은 공부 잘하는 거요라고 대답하겠죠

 

그러면 제가 또 물어봅니다.

 

 

 

공부 잘해서 뭐할래?’

그래야 좋은 대학에 가죠.’

 

좋은 대학에 가서 뭐할래?’

그래야 좋은 회사에 취직하죠.’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 뭐할래?’

그래야 돈을 많이 벌죠.’

 

돈 많이 벌어서 뭐할래?’

그래야 큰 집 사고좋은 차 사죠.’

 

좋은 차 사고큰 집 사서 뭐할래?’

 

 

 

이렇게 계속하면 끝에 가서 대답이 어떻게 될까요

 

여러분도 스스로에게 한 번 물어보세요

 

여러분도 지금 좋은 배우자를 만나겠다’, ‘좋은 회사에 취직하겠다’, ‘유학 다녀와서 어떤 일을 하겠다’ 이런 계획들이 있잖아요

 

그렇게 쭉 해서 결국에는 뭐하려고 그래요?”

 

 

 

 

 

 

 

 

죽으려고요.”

 

 

 

 

 

 

 

 

죽으려고요그건 굉장히 비관적인 인생관이네요. (모두 웃음) 

 

이렇게 물어보면 대다수는 마지막에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합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는 얘기예요

 

그렇게 하면 왜 행복할까’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첫째돈 문제입니다여기에는 돈이 많은 사람이 돈이 적은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라는 명제가 전제되어 있어요

 

둘째지위가 높거나 권력을 가지면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셋째인기가 있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하고권력이 있어야 하고인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기로 먹고사는 직업이 요즘 연예인들이죠

 

인기 있는 연예인들을 보면 엄청나게 행복해 보이지만 실제로도 그럴까요

 

여러분은 연예인을 만나보거나 연예인과 상담할 일이 별로 없지만

 

저는 돈 있는 사람들도 가끔 만나고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도 가끔 만나고

 

인기 연예인도 가끔 만나요

 

돈과 지위와 인기가 있으니 행복해야 할 텐데,

 

제가 보기에는 그 사람들이 여러분보다 훨씬 고민이 많아요.

 

돈이나 지위나 인기가 있으면 행복할 거라고 상상하며 살아가는데

 

죽을 때까지 그것을 한 번도 못 이뤄보기 때문에 괴로운 거예요

 

대다수는 돈도 뜻대로 못 모아보고출세도 원하는 만큼은 못해보고인기도 마음껏 못 누려보잖아요

 

가지고 싶은데 못 가지니까 괴로울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요행히 그것을 이룬 사람은 과연 행복할까요

 

막연히 생각하면 행복할 것 같지만 실제로 만나보면 행복하지 않습니다

 

누구 한 사람을 찍어서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인터뷰해 보세요

 

돈 벌고 출세하고 인기 얻는 것이 그 자체로 끝이 아니라

 

그래야 행복할 거라고 얘기해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과연 행복해지냐라고 마지막에 물어보면 그렇지 않다’ 하는 답이 나옵니다.

 

 

 

2600년 전 붓다의 삶 vs 지금의 내 삶

 

이걸 제일 먼저 깨달은 사람이 부처님이에요

 

부처님은 왕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지위가 높았습니다.

 

또 왕궁에서 살았으니까 당연히 재산이 많았죠

 

그리고 기록을 보면 태자 시절에 모두가 부러워할 정도로 굉장히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부처님은 그걸 다 버리고 출가를 했어요

 

그걸 가지고 있을 때 이미 그것이 삶의 궁극적인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자각했습니다.

 

부처님이 가난하게 살았기 때문에 세상에 저항하는 가르침을 펼친 게 아닙니다

 

그 당시의 기득권층에 속했지만 그 기득권을 갖고 있는 게 인생의 바른 길이 아닌 줄 알았기 때문에 

 

것을 자발적으로 내려놓은 거예요

 

누가 저항을 해서 내려놓은 게 아니에요.

 

부처님은 수행자라는 가장 열악한 삶의 조건을 택해서 평생을 살아갔습니다

 

그리고 그런 환경 속에 살면서도 본인이 행복했어요

 

그리고 괴로워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들의 삶을 부처님의 삶과 비교해 보세요

 

지금 우리는 내가 가진 조건에 대해 여러 가지 불만이 많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먹고 입고 자는 수준은 옛날 왕들보다 더 잘 먹고 잘 입고 잘 살아요.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도 먹는 데 껄떡거리고입는 데 껄떡거리고사는 집에 껄떡거리고 살고 있습니다

 

먹고 입고 자는 의식주 문제 갖고 괴로움이 계속되고 있어요

 

이렇게 인생의 고뇌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우리가 과연 행복하기 위해서 어떤 길을 가야 할까?’

 

지금처럼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고좋은 데 취직해서 돈 많이 벌고

 

좋은 집 사고이렇게 계속 가더라도 여러분이 기대하는 목표에 살아있는 동안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요

 

도달하더라도 행복하지 못하잖아요

 

그렇다면 이 길을 계속 가야 하느냐는 겁니다.

 

그게 바로 부처님이 태자 시절에 문제의식을 가졌던 부분이에요

 

오늘날에 비유하자면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선진국에서 태어나 풍족하게 살았지만 

 

인간이 행복해지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하면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이런 문제의식을 가진 겁니다

 

오늘날 부처님의 가르침이

 

미국과 유럽에서 과거의 종교적인 관점과는 전혀 다르게 새롭게 받아들여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개인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결국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이냐라는 문제예요

 

여러분은 지금 대학생이니까 여러분 나름대로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려는 계획이 있을 겁니다

 

지금 당장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데에 매달리고

 

졸업하면 재벌 기업이나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데에 매달리고

 

취직하면 거기서 또 눈치 보고 승진에 매달리며 살아야 하겠죠

 

이런 식으로 계속 살면 죽을 때까지 늘 눈치 보고 살지 않을까요?

  

시험 치기 위해 공부하는 게 아니라 정말 자기 필요에 의해서 스스로 공부하고

 

협의나 양보를 하더라도 내가 스스로 하고헌신을 하더라도 내가 결정해서 헌신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아요

 

그런데 여러분은 과연 자기가 스스로 결정해서 살고 있어요?

 

지금은 젊다고 하지만여러분의 인생길을 정년퇴직할 때까지 쭉 한 번 그려 보세요

 

계속 매여서 살아야 하고계속 눈치 봐야 하고계속 껄떡거려야 합니다

 

그런 데서 내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이 문제를 한 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어요.

 

그렇다고 공부하지 말라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에요

 

이제는 점수 따기 위해서시험 치기 위해서남한테 잘 보이기 위해서 공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돈 좀 더 받기 위해서 사는 길 말고 다른 길을 선택해보면 어떻겠느냐는 거예요

 

공부를 하더라도 그냥 필요에 의해서 공부하는 거예요

 

친구보다 더 앞에 가서 뭐할래요친구를 밟고 올라가서 뭐할 건데요?

 

이렇게 개인적인 삶에 대해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하루아침에 성공이 실패가 된 이유

 

이번에는 사회적인 삶에 대해서도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시골에 살던 한 소년이 공부를 잘해서 경성제대 법대에 갔다고 합시다

 

고시에 합격해서 검사가 되었어요승승장구해서 지방검찰청장까지 올라가서 결혼도 하고 좋은 집에 살았어요

 

그 정도면 그 당시에 굉장히 출세한 것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광복이 되자 하루아침에 매국노가 됐습니다

 

이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잘못해서 인생이 이렇게 된 걸까요?

  

이 사람이 개인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잘못한 건 없어요

 

남을 때린 적도 없고도둑질한 적도 없고성추행한 적도 없고거짓말하고 욕설한 적도 없고

 

술 먹고 취해서 행패 피운 적도 없고법률적으로든 도덕적으로든 개인적 하자가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도 친일파라고 해서 잡혀서 감옥에 가고 재산을 압수당했습니다

 

그래서 성공한 인생이라고 여겼던 것이 하루아침에 실패한 인생이 되어버렸어요.

 

그러면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하느님이 외면해서도 아니고타고난 사주 때문도 아니고전생에 죄가 많아서도 아니고게을러서도 아니고

 

나쁜 행동을 해서 이렇게 된 것도 아니잖아요

 

절이든 교회든 종교 활동도 열심히 했고부모도 잘 섬겼고조상도 잘 모시고

 

법률적으로 도덕적으로 아무 하자가 없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잖아요

 

어제까지 출세가도를 달렸는데 뭘 잘못했기에 갑자기 이렇게 벌을 받아야 해요?

 

이처럼 개인적 윤리와 도덕만 갖고는 우리의 인생을 다 설명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인간은 역사적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건 종교를 갖고도 설명이 안 돼요우리의 삶은 남하고 관계 맺고 있는 속에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우리 주변의 관계즉 공동체 속의 나로 존재합니다

 

는 개인으로서의 나이기도 하지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나예요.

 

우리가 일본 식민지 지배를 받을 때도 개개인은 다 자기 직분이 있었습니다

 

농사짓는 사람은 농사를 잘 지어야 하고장사하는 사람은 장사를 잘해야 하고

 

학생은 공부를 잘해야 하고기업 하는 사람은 기업을 잘 운영해야 하고

 

경찰은 도둑을 잘 잡아야 하고공무원은 행정을 잘해야 해요

 

이처럼 각자 자기의 인생 목표가 있고 직분이 있어요.

 

그런데 당시 2천만 동포라고 하는 공동체 전체의 행복을 가장 저해하는 요인이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나라를 빼앗겼다라는 거예요

 

식민지 지배라고 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개인에게는 다 각각의 자기 과업이 있겠지만

 

공동체 전체로 볼 때는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관건인 거예요.

  

그런데 이야기 속 주인공은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는 잘 살았는지는 

 

몰라도 공동체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아무 역할도 안 했잖아요

 

역할을 안 한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어쩌면 공동체 발전을 저해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의 검사는 독립운동가를 잡아서 감옥에 넣어야 했으니까요

 

그것이 자신의 직분이었잖아요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당시의 법에 따르면 다 국가보안법 위반에 해당했기 때문에 자기는 배운 그대로 한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개인의 삶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여러분은 좋은 직장에 다니기를 꿈꾸지만그것만 갖고는 여러분의 인생이 불행해지는 이유가 해명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씨앗인 인을 돌보는 동시에 주어진 밭인 연을 개선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일제 강점기 때는 나라의 독립이었어요.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나의 삶

 

이렇게 그 당시 전 국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일을 시대적 과제라고 합니다

 

시대적 과제를 인식하는 것을 역사의식이라고 합니다

 

역사를 아는 게 역사의식이 아니에요

 

역사를 공부하면서 시대적 과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때 역사의식이 있다라고 표현하는 겁니다

 

시대적 과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때 역사의식이 부족하다라고 말하는 거예요

 

시대적 과제를 모르면 시대의 요구에 역행하게 됩니다.

  

그러면 오늘날의 시대적 과제는 뭘까요

 

그 답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겁니다

 

지금은 서로 답이 다르니까 누가 옳은지 잘 모르지만,

 

30년쯤 지난 뒤에 지금을 돌아보면 시대적 과제가 무엇이었는지 아주 분명해질 겁니다

 

그것을 미리 파악해서 그 방향에서 자기 인생의 길을 설정해야 합니다

 

내가 의사가 되든노동자가 되든농업을 하든 관계없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이 있다는 거예요.

 

이야기 속의 검사가 역사의식이 있었다면 검사직을 그만두고 독립군이 되는 길도 있었겠죠

 

그런데 반드시 그것만 역사의식이 있는 사람이 행동해야 하는 길은 아니에요

 

검사직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시대적 과제가 나라의 독립이라는 걸 알면 

 

독립군이 잡혀왔을 때 자기가 할 수 있는 한 감옥에서 빼내 주는 방법이 있겠죠

 

그것도 눈치 보이면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형량을 좀 줄여서 구형하는 방법도 있고요

 

그것도 눈치 보여서 도저히 못 한다면 자기가 받은 월급 중 일부를 독립군 자금으로 지원하는 길도 있겠죠

 

꼭 자신이 가진 지위나 재산을 다 버리라는 건 아니에요

 

이 사람이 광복 후 친일 매국노 명단에 올라 있더라도 조사를 했을 때

 

정기적으로 독립군 자금을 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참고가 되겠죠

 

조사해 봤더니 이 사람이 정말 중요한 때마다 독립군을 빼내 준 경우가 있다고 하면오해를 벗어날 수 있겠죠.

 

역사의식을 갖자고 해서 모든 삶을 다 팽개치고 그것만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공동체의 발전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개인의 삶이 나아간다면 더 좋지만

 

혹시 역방향에 섰다 하더라도 그 역방향의 역할을 최소화시키는 게 필요하다는 뜻이에요

 

그래야 자신의 삶을 온전하게 보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역사 공부를 하는 거예요

 

인생을 설계할 때는 항상 두 가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첫째개인이 어떻게 살 것인가?

 

둘째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나의 삶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이 두 가지가 인연으로 결합해서 내 삶의 어떤 결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처럼 너무 헐떡거리며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저 남이 쌓아놓은 지식 덩어리를 기억하는 데 몰두하거나

 

남이 줄 세우는 끝에 붙어서 아우성치며 살기보다는 조금 더 다른 길을 모색해보면 좋겠어요

 

설령 그렇게 살더라도 자기중심을 딱 잡아서 헐떡거리지 않고 사는 길을 가보면 좋겠습니다

 

이런 제안을 드리며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모두 박수)

 


 

 

 

 

 

 

스님은 인생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곁들여 자세하게 답변해주었습니다

 

10시가 넘어 질의응답을 마쳤습니다

 

대학생을 위한 마지막 강의를 마치며 스님은 이제 노땅이 된 것 같다며 웃었습니다.

 

 

 

 

 

 

 

 

어떻게 조금 도움이 되었어요?”

 

 

 

 

 

 

 

 

!”

 

 

 

 

 

 

 

 

저도 이제 늙었나 봐요

 

제가 정토회를 처음 시작할 때 여러분 같은 대학생들과 함께 시작했어요

 

왜냐하면 기성세대는 제 말을 아무도 안 들어주었거든요

 

그로부터 40년의 세월이 흘렀으니까 제 경험이 이제는 여러분과 교감이 좀 덜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이제 노땅이 되었나 봐요

 

저는 영원히 노땅이 되지 않으려고 했거든요. (웃음)

 

그래도 저로서는 제가 경험하고 느낀 것을 최대한 이야기한 것이니까 참고하셔서 공부하시면 좋겠습니다.” (모두 박수)

 

 

 

 

 

 

 

 

역사관 이야기가 재밌어서 올려봤는데

 

새삼 평생을 돈에 구애받지않고 부지런히 사는 사람이 느끼는 행복함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신고

 

오키드    친구신청

와 정독했는데 너무 좋은 말씀이네요.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