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불안정에 있는 노동자들의 불안을 없애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3일 째 되던 날 가장 첫 대외행사를 왜 이것으로 잡았을까?
언제 일을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불안, 원치 않는 해고, 반복되는 재취업 활동, 따라오는 소득의 멈춤
거기에 사용자가 노동자의 안전에 대한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지지 않는 고용형태.
구의역 김군 사건 등으로 사람들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 대한 합의는 어느정도 이룬듯 보였다.
이를 해소하는 것이 국가와 개인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이라 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것 같았다.
1900명의 간접고용 노동자를 직접고용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일자리를 잃을 걱정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건 불합리하고 역차별이고 기회를 빼앗았고 공정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래서 정규직이라는 선망의 일자리라면 이미 그 자리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도 다시 취업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달리 말하면 당신들은 일자리를 잃을 걱정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고용을 안정하게 하기 위해 펼친 정책을 반대로 고용을 불안정하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자신들이 기회를 얻기 위해 고용안정을 위한 시도를 고용불안정으로 만들라는 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애초에 이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는 취업준비생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의 창출과는 맥이 다른 것이다.
취업준비생들의 취업에 대한 걱정과 노력, 마음은 이해되지만, 보안검색요원은 간접고용이었기 때문에 인천공항공사 취업을 원하던 취업준비들이 목표로 하던 일도 아니었는데, 그 업무가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바뀌는 순간 자기들이 들어가야 할 일자리라고 말하는 것이 당연한 것일까?
공정이란 무엇일까?
혹자들은 공개 채용이 절대적 최선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기회를 얻기 위해 이미 앞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을 그 누군가와 같은 위치로 끌어내리는 것은 공정한 것일까?
학점을 올리고 외국어를 공부하고 그 밖의 취업 준비 활동을 한 것은 고귀한 노력이고, 불안정한 고용형태와 낮은 급여, 강한 업무 강도에도 불구하고 다년간 그 업무를 수행한 건 별것 아닌 것일까?
이러한 생각이 당연한 것이라면,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계층화가 이미 머릿속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