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대근이 변강쇠 이미지로 각인된 게 싫은가요?
"싫은 게 아니라, 그런 인식이 굉장히 오래가고 있다는 게 웃긴 거지. 변강쇠를 문학이 아니라 에로티시즘으로 보는 한국 사회는 정말 무식해. 판소리 열두마당 중 하나인 변강쇠전은 당시 위정자와 양반들의 위선, 문란한 성문화를 꼬집고 비판한 풍자 해학극이에요. 변강쇠의 아랫도리가 유난히 큰 건 일종의 불구를 상징한다고. 인권이야. 옹녀도 제도권에서 버림받은 여자예요. 그 둘이 만나 사랑을 나누고 산중에 들어가 가족을 일구려고 발버둥치지. 마지막 장면에 변강쇠가 장승을 붙들고 막 싸우잖아요? 결국엔 장승을 도끼로 찍어 불태우고. 장승은 곧 제도를 의미한다고요."
변강쇠를 에로물이 아니라 해학극이다
오랜만에 좋은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