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로 RPG는 선호하지 않아 자의적으로 시작한 게임은 없고
지인이 꼬드겨서 라든가 기타 등등의 사유로 시작하고 얼마 안 가 끝내고 하는데
레이븐도 시작은 그런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10년 전 쯤 친구의 대자(성당에서 하는 대자, 대부)라고 하는 사람하고
자주 만나 놀았는데 서로 일이 있고 하다보니 10년 정도 못 만남.
그러다 비교적 가까운 곳으로 이사오면서 친구랑 셋이 만나기는 하는데
워낙에 오래 못 만나다보니 공통 대화 주제가 없어 약간 서먹서먹...하던 차에
그 사람이 아이폰 5를 두 대 갖고 있었는데 한 대에서 뭔가가 계속 돌아가더군요.
뭐냐고 했더니 보여줬는데 그게 레이븐이었습니다.
혼자 돌아가는 게임을 뭐하러 하냐고 했더니
아이템 파밍이랑 레벨업은 전화기 혼자 하고 나머지는 직접 한다더군요.
그렇게 몇 번 마주치는 사이 저도 전화기를 바꾸면서
기존 갤투가 공기계로 남아 대화 소재를 얻어볼까 해서 시작해 오늘로 딱 7주 됐네요.
자동으로 레벨업하는 게임을 처음 해본 건
꽤 오래 전에 PSP로 나온 발할라 나이츠였고 그 뒤로 자동이면 안 했는데
시간을 많이 낼 수 없다보니 이것도 편하긴 하네요.
처음 시작한 몇 주 동안은 갤투에만 있었는데
갤투에 전원을 연결해놔도 충전 속도가 사용량을 따라가지 못해
꺼지는 일이 자주 생겨서 결국 새 전화기에도 설치.
덕분에 그 친구랑은 무척 자주 둘이 만나 술 한 잔 하게 되기도 했고
오히려 10년 전에는 하지 못했던 얘기까지 하게 됐으니 고마운 게임이 되어버렸습니다.
(엄청나게 뜨거워 터질 것 같은 상태로 열심히 돌려준 갤투한테도 고맙고..)
무슨 게임을 해도 뽑기운은 절대로 없었는데
처음으로 뽑는 반 이상에서 원하는 아이템이 나오는 게임이 됐네요.
시작한 시기가 딱 추석 이벤트라는 게 진행 중이었던 때라
이것저것 쉽게 이룬 편이구요.
요즘도 대부분은 갤투가 힘들게 돌려서 이거저거 많이 주워오면
정리하고 결투장 좀 돌리고 길드전 하고 그런 정도로 즐기고 있지만
여전히 대화 소재인데다 나름 재미있기도 해서 당분간 끝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많은 게임이 자동전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거죠...
콘솔매냐들은 싫어하지만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