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라는 것도 모르고
360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를 24형 와이드 모니터에 켜주면
'영화관에 온 것 같다'는 얘기를 하던 꼬꼬마였던 조카가
5년 만에 가족을 만나기 위해 돌아왔을 때엔
백팩에 노트북에 게이밍 마우스와 원통에 담긴 마우스 패드와
기계식 키보드를 꽂은 상태로 ...일종의 Nerd 또는 Geek이 되어 있었습니다.
(노트북의 사양은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요..)
지난 해 말에는 친구가 수냉식 쿨러가 달린
본체를 생일 선물로 줬다는 얘기도 함.
한국에 와서 가장 관심을 보였던 것은
지포스 970이었는데 가격도 캐나다보다는 비싼 편이었고
워런티가 어떻게 되는지도 알 수 없어 만류하고 나니
약간 시무룩해보이는 것이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살고 있는 동네에 컴퓨터 부품을 파는 곳이라곤
24시 편의점 만한 가게가 있는 것이 전부라며
대량의 매장이 몰려 있는 곳에 가보고 싶다 하여 비교적 가까운 테크노마트에 다녀왔는데
정말 좋아하더군요.
2주 간의 방문 중 첫 번째 주가 끝나는 지난 일요일에 누나는 사정 상 먼저 돌아갔고
자형과 조카는 자형 부모님을 뵙기 위해 순천에 내려갔다가 이틀 남겨두고 다시 돌아왔는데
마침 돌아오기 이틀 전 메인보드 수리가 끝났고
죽은 줄 알았던 CPU가 살아 있는 것도 확인이 되어
처분을 고민하다가
AMD CPU에 약간 철지난 그래픽 카드를 갖고 있던 조카에게
혹시나 관심이 있는지 메시지를 보내 물었더니 바로 돌아온 답변이
'얼마에 줄 수 있는데?'
조금이라도 지불을 하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해서
어떻게 할까 이틀 정도 고민하다
어제 저녁까지 계속 '그래서 얼마를 원하는데? 응? 응? 응?' 거리다가
밤 10시 쯤 '조금 늦었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이야'라며 내밀었더니
표정이 =O
그 뒤로 입이 귀에 걸린 상태로 몇 시간을 보낸 뒤 오늘 새벽에 공항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비행기 탑승 직전 나눈 마지막 대화
10시 반 비행기라고 했으니 아직도 몇 시간은 더 지나야 도착하겠네요.
뭐... 조금 아깝기는 한데 XD
이렇게 되려고 그런 불행이 왔었나보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전화기 액정 깨먹은 것 제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