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친구가 사는 동네 근처에 살게 되서
가끔 함께 이발소에 가게 됐습니다.
오래된 동네 이발소라 기다리는 동안 오시는 손님들은 주로 나이 많은 아저씨들..
어제도 같이 가서 제가 먼저 깎고 있는데 (주인 아저씨 혼자 하는 이발소라.. 한 번에 한 명씩)
한 아저씨가 들어왔습니다. '아! 지금도 손님이 있네' 이러고는 제 친구랑 함께 기다리심.
제가 머리 감으러 간 사이 물 소리 때문에 못 들었는데
여차저차 저랑 기다리고 있던 제 친구가 동행인 걸 알게 되셨나 봅니다.
세수하고 로션 바르면서 거울을 보는 중에 기다리는 아저씨랑 마주보는 상태가 됐는데
저를 보시더니 하시는 말씀이..
'아버님이랑 같이 오신 거에요?' XD
제 친구 머리 깎고 있는데 힐끗 보니 눈을 감고 있길래
'아....예' 그랬더니 '보기 좋네' 하시네요. (이발사 아저씨는 이미 알고 있었으나 상황을 즐기시는지 아무 말 않고 계시더군요)
약 10초 간 기쁨을 누리고 웃으면서 '아..아니에요. 친구랑 같이 온 거에요'
그랬더니 '아..아버님인 줄 알았네. 허허...'
뜬금없이 아빠 생김. (진짜 아빠는 돌아가신지 오래 됐습니다)
친구가 성당을 다녀서 대자가 한 명 있는데 그 사람과도 가끔 전화도 하고 술도 먹는 친구로 지내는 사이
나오면서 '아들 둘 생겨서 좋겠네?' 했더니 발이 날아오네요. XD (자는 줄 알았는데 그냥 눈 감고 있던 거라고 ..)
오래오래 써먹을 수 있을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