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섬궤에 대하여, 칭찬을 많이 하시는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다만 많은 분들이 아주 높은 확률로 공감하지 못할, 하지만 어떤 분들은 공감할 수도 있을
섬궤의 일부 단점을 저만의 지나치게 편협한 시점을 통하여 지껄이는 것이니,
섬궤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기분 나빠하시거나
저의 지껄임에 굳이 힘내어 반박하실 가치도 없으실 것임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종장 진행 중에 있는데,섬궤를 하면서 가장 큰 단점은 스토리라고 느낍니다.
이래저래 소소하게 지적 당하는 다른 문제점들도 있었죠.
그래픽이라든지, 로딩이라든지. 근데 그래픽이야 본래 그래픽으로 미는 회사들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들이 있으니 걍 그러려니 하고, 로딩이야 더 극악의 게임들이 많다보니
걍 그런가보다 하지만.
스토리는 정말 최근 해본 RPG 게임들 중에 페어리팬서 다음으로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2위라지만 나름 상당히 나쁜 편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케릭터 간의 갈등은 너무 갑작스럽게 격화되기 일쑤이고,
그 해결은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90년대 소년 만화스럽게 해결되고는 하는게 별로였습니다.
게다가, 해결의 실마리는 결국 '나만 그런 걸로 힘든 게 아니었구나. 나도 그런 걸로 힘들어왔는데'
식으로 그 가정사나 속내를 들여다 보도록 이야기가 흐르는데,
그 밑밥 이야기들을 보면 결국 케릭터들의 말도 안될 스펙 설정 자랑입니다.
예를 들자면, 주인공은 7살 때 동생을 구하기 위해 불곰을 식칼로 때려잡고,
벌교에서 이름 좀 날리셨던 현 보성군청장이신 아버지를 두었으며,
마음만 먹으면 불곰 잡던 빡침을 재현하여, 현 국가대표 칼잡이랑도 붙어볼만한 실력으로
돌변 가능(물론 주인공이라 다들 유려함이 으뜸이라고 세뇌적으로 반복하여 칭찬하는
일본도 사용 유파에 속해있습니다)
주인공만 쎈 게 아닙니다.또 어떤 다른 애는 삼성중공업 외동딸. 어떤 애는 새누리당 짱의 아들.
어떤 애는 새정치연합 짱의 아들. 어떤 애는 중2 때 들개들에게 돌림빵 당할 뻔 하던
추성훈을 무술로 구해준 싸움 천재. 어떤 애는 초딩인데 대통력 직속 국정원 요원.
이렇듯 개개인의 가정사 및 개인사가 하나 같이 아기자기한 투명 드래곤 급이어서,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성장이 필요 없어 보일 정도인데다가.
그것이 이유라 주인공들은 비열함이 극에 달할 국가 내 암투세력과의 수라장에 뛰어드는데도,
참으로 죽을 걱정,치밀함,망설임이 없이 달겨드는 단순함을 보이며,
뒷수습 및 마무리에는 언제나처럼 결국 주인공들이 거부해야하는게 아닌가 싶은 방식으로
당연한듯이 부드럽게 흘러가버리고는 합니다.
우리 아빠 서울시장인데-앗 죄송 몰라뵈었습니다 혹은
서울시장이 직접 와서, 우리 애들한테 왜 그러나 식으로 끝이 나고는 합니다.
애들은 정말 싸움만 하고 빠지고, 뒷수습은 결국 주인공들이 꾸짖었던
그 부조리한 어른들이 헛기침하며 끝내주고는 하는데,
챕터마다 그렇게 끝나니 케릭터들의 성장은 허세뿐 인 것 같이 느껴져,
몰입도나 긴장감은 크게 떨어졌었습니다.
가면 갈수록 결국에는 케릭터 설정들 덕에,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심각한 불행에는
빠지지 않을 거란 확신도 들고, 여러모로 스토리상에서는 재미를 전혀 느끼지 못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