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렝끼 부렝끼~ 그것은 아무 뜻도 아니야~

Hikimaki bo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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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소설(발키리 전대)] 1. 죽음에 가까운 곳에는 시작이 있었다. (0) 2010/06/22 AM 03:27
1.죽음의 가까운 곳에는 시작이 있었다.





“친타 언니 빨리 일어나~ 아침이야!”


감고 있는 눈을 뜨지 않고도 이 난감하다는 듯이 나를 깨우려는 이 목소리는 분명 친토의 목소리라 알수 있었다.


“으응······. 좀만 더 잘깨...”


나는 들은 척 만 척 몸을 돌리면서 이불로 머리를 감싼다.


“정말이지 언니도!”


친토가 본격적으로 날 깨우려 나를 흔들어본다.


‘이대로 질 것 같으냐!’


나는 꿈쩍도 않고 꿋꿋이 버틴다.


“언니 쉴리프 아저씨가 또 출장 가신다는데 어서 일어나서 배웅해야지!”


아~ 정말이지 쉴리프 아저씨가 출장 가는 것도 하루, 이틀도 아닌데.


슬슬 나도 몸을 움직여야겠다.


“으아아아아아아!”


크게 기지개를 펴본다.


“휴 정말이지. 언니 빨리 세수하고와.”


눈에 붙은 눈곱을 때면서 화장실로 향하는데 나의 코에 먼가의 냄새가 들어왔다.


“친토야. 어디서 탄 냄새가 나지 않아?”


“아! 냄비! 냄비!”


후다닥 부엌으로 달려가는 친토의 모습을 뒤로 하고 침침한 나의 눈을 씻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간다.


‘어푸!’


힘차게 세수를 마치고 볼을 ‘찰싹’때려 2번째로 잠을 쫒아낸다.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밖으로 나오자 친토가 차려놓은 밥상이 나를 반겼다.



마력이 들어 있는지 홀린 듯 이끌려서 밥상 앞에 앉았다.


“아. 그리고 보니 쉴리프 아저씨는?마중 나가야지.”


“쉴리프 아저씨라면 언니가 못 일어날 것 같다면서 그냥 가셨어.”


친토는 밥이 가득 찬 밥그릇을 나에게 넘기면서 말했다.


“쳇.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될 것을. 그 영감은 너무 성급해.”


투덜거리는 내 모습을 보며 친토도 밥상 앞에 앉았다.습관처럼 어느새 나는 TV를 키고 있었다.


‘지잉-’


TV에서는 많은 정보를 알려준다.



세계가 돌아가는 것들, 요즘의 유행, 삶의 지혜 등. 배울 것들이 참 많다.



우리처럼 산속 오두막에서 사는 사람들은 세상이 돌아가는 걸 잘 모른다.



가끔 친토가 장을 보러 나가기는 하지만 그렇게 멀리 나가는 것도 아니고, 나는 숲에서만 수련을 하기 때문에 마을에서 떨어져있기도 하다.


오늘도 TV에서는 도시의 생활에서의 사건들이 보여준다.



요즘 들어 이 근처 마을에서 살인 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범인은 아직도 도주 중이고, 흉기는 발견돼지 않은 모양이다.


“친토. 나중에 장보러갈 때 나랑 같이 가자. 혼자서는 무서운 세상이니까.”


다 먹은 그릇을 정리하며 일어나며 말했다.


“응. 알았어. 그러면 오늘은 수련하러 안갈 꺼야?”


TV를 보며 느긋이 밥을 먹으며 우물거리는 입으로 친토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수련을 쉰 적이 없었구나.



우리가 이집에서 살게 된 뒤부터는 쭉 수련을 해왔다.



쉴리프 아저씨가 잠깐이지만 집에 있을 때 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또한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련을 해야 한다며 나에게 여러 가지를 알려주었다.


“머 괜찮겠지? 하루정도 쉬는 거라면.”


그릇을 싱크대에 가져다 놓고 냉장고 문을 열어 시원한 물을 꺼냈다.



컵에 물을 따르려고 눈을 돌렸을 때.



TV에서는 믿고 싶지 않은 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한 고아원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사건의 희생자는 고아원 원장과 고아원에서 지내고 있던 많은 아이들로 오늘 아침 사체로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은 지금 범인을...”


나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몇 달 전만 해도 같이 지내던 아이들, 우리에게 잘해주던 원장선생님.



그 사람들이 저렇게 됐을 리가.



그럴 리가 없다.



아니 그래서는 안 된다.



하지만 저 얼굴, 저 장소, 저 옷들.



모두다 기억난다.



‘욱!’


토가 밀려와 정신없이 싱크대로 향했다.


“우엑. 욱 우엑.”


아까만 해도 맛있게 먹었던 아침밥들이 사정없이 밀려나왔다.



토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아는 자들의 죽음 때문인지 어느새 내 뺨으로는 눈물이 흘러내려오고 있었다.


‘쏴아아아아’


울고 있는 나를 대신해 나의 토를 친토가 대신 흘려 보내주었다.



어느새 옆에 와서 나의 옆에서 웃으며 나의 등을 쓰다듬어 주고 있는 친토.



이럴 때 보면 친토가 더 언니 같아서 미안하다. 입을 행구고 다시 식탁 앞에 앉았다.



어느 정도 진정 됐을까. 친토를 살펴보았다.


겉으로는 나를 보며 웃고 있지만 지금은 나에게 안겨 펑펑 울고 싶은 얼굴.



하지만 내가 울고 있어서 자신마저 울어버리면 안된다고 생각했겠지.



지금 억지로라도 웃지 않으면 금방 울어버릴 것 같았다.



나도 참 언니라는 사람이 먼저 울어서 동생이 울지도 못하게 하다니 난 정말이지 언니실격이다.


“친토. 미안 내가 언니인데 본보기가 되지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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