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렝끼 부렝끼~ 그것은 아무 뜻도 아니야~

Hikimaki bo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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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소설(발키리 전대)] 1-3 (0) 2010/06/22 AM 03:28
이 녀석. 어린이냐?! 일이 생겼으면 미리미리 연락해야 되잖아!


‘드르륵’


“우선 집에나 가자!”


오르긴스가 비닐봉지를 들고 편의점 밖으로 나가자, 나와 친토가 따라 나갔다.


“다음에도 이용해 주십시오.”


편의점 점원의 인사를 뒤로 하고 우리는 다시 집이 있는 산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한 동안 조용히 걸어가고 있던 중 친토가 입을 열었다.


“이렇게 셋이서 장을 보러오는 것도 오랜만이네요.”


생각해보면 그렇다.



밥 먹듯이 출장을 가는 오르긴스와 매일 수련을 한다며 산으로 들어가 버리는 나 때문에 장을 보는 건 친토의 몫 이였으니까.


“에~ 혼자 가는 게 싫었으면 나를 불러서 같이 가면 되잖아.”


이대로 가다간 오르긴스에게 혼날 것 같아 친토에게 구원을 요청한다.


“친타에게는 같이 갈 건지 물어보지 않았었니?”


오르긴스는 눈썹을 올리며 친토에게 질문을 던진다.


“언니는 매일 수련한다고 숲으로 들어가서는 밤 껌껌해질 때까지 안 온단 말이에요.”


투정하는 말투로 친토가 오르긴스에게 진실을 폭로한다.


“친타! 너 그러면서 무슨 말을 안했으니 어쩌니야!”


살려고 팠던 구멍은 나의 무덤이 되어 돌아온다.


“에... 에! 나.. 나 먼저 가서 문 열어둘게!”


황급히 이 자리를 달아나기 위해 달린다.


“너! 이 녀석 어디를 도망가는 거야!”


오르긴스가 나를 잡기 위해 비닐봉지를 열심히 흔들며 쫒아온다.


“친타 언니! 쉴리프 아저씨까지! 기다려요!”


뒤 늦게 친타도 우리를 쫒아 힘들게 뛰어온다.


“운동 좀 하시지! 이 늙어빠진 연근 녀석!”


도망가는 중 뒤를 돌아 쫒아오는 오르긴스를 놀려본다.


“이 녀석이! 어른에게 태도가 그게 머야!”


나의 도발에 더욱 가속도를 붙이는 오르긴스였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호쾌하게 웃음을 날려주며 승리를 만끽하고 있다.


“언니! 아저씨! 조금만 느리게 가요!”


달리다 지친 친토가 제자리에서 몸을 앞으로 구부린 상태로 가파르게 숨을 쉰다.


“아! 친토! 괜찮아!”


“친토!”


오르긴스와 나는 한숨에 친토에게 달려간다.


“하...하... 지.. 요...”


거친 숨을 내쉬며 친토가 무엇인가. 이야기를 한다.


“하압! 지금이에요! 쉴리프 아저씨!”


숨을 한 번에 잔뜩 마시더니 크게 말을 토해내는 친토.


그 순간 섬광처럼 오르긴스의 눈은 빛났고, 오르긴의 팔은 맹수의 발톱처럼 나를 붙잡아 두었다.


“이! 이! 오르긴스의 앞잡이 녀석!”


오르긴스의 손에서 달아나려고 발버둥 친다.


“헤..헤...헤.. 힘든 건 사실이야! 애초에 원흉은 언니잖아! 언니만 잡으면 이것으로 모든 것은 끝이지.”


얼굴을 밑으로 숙이고 검지손가락을 치켜들고는 좌우로 흔들며 이야기하는 친토 녀석.



그런 대사 앞으로 꼬꾸라져서 한다고 해도 전혀 멋있지 않아 이 녀석아.


“친타. 아까는 머라고 나를 불렀더라?!”


위를 올려다보니 잔뜩 부풀어 오른 빨간 풍선같은 오르긴스의 얼굴이 보였다.


“아... 아까는 멋있는 아저씨라고 했던가 아마? 하.하.하”


이 말로 어느 정도의 징벌이 약해진다면 성공이라 볼 수 있겠지.


“벌을 받아라!”


힘차게 소리치며 나를 번쩍 머리위로 들어 올린다.



이 녀석 나를 땅으로 내쳐버릴 것인지 몸을 뒤로 젖혔다.



나를 잡고 앞으로 던지는 시늉을 한다.


“으아아아아아!”


점점 가까워지는 땅을 보기가 무서워 눈을 감아 버린다.


‘휘융!’


‘?!’


거센 바람소리가 지나간다.


‘쿵’


“아야야야야... 오르긴스 이번 건 좀 심하지 않았어?!”


눈을 뜨고 오르긴스의 바라본다.


그리고 내 눈에 보이는 장면은 다리 한쪽에서 피를 흘리며 무릎을 꿇고 다친 다리를 부여잡고 있는 오르긴스의 모습과 놀라 멍하게 오르긴스를 바라보고 있는 친토의 모습 이였다.


“오...! 오르긴스! 어떻게 된 거야! 말 좀 해봐! 오르긴스!”


당황한 나는 오르긴스를 부축하려고 오르긴스의 팔을 잡는다.


“흑.흑.흑.흑.흑 언니 이게 뭐야. 어떻게 된 거야?!”


그제서야 놀란 것이 어느 정도 사라졌는지 친토가 울기 시작해버렸다.



갑자기 일어난 일이여서 상당히 당황했나보다.


“오르긴스 녀석이 다리를 삐었나봐. 별거 아니니까 너도 좀 도와줘”


우선은 친토를 안심시키기 위해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지어본다.


훌쩍 훌쩍 울면서 오르긴스의 옆으로 가는 친토.


‘저벅...저벅...’


뒤쪽에서 사람이 오는 소리가 들렸다.


“아 저기 좀 도와주실 수 있나요?! 지금 급한 상황인데.”


급한 나머지 도움의 손길을 빌려보려고 뒤를 돌아본다.


“목표물을 찾았다. 방해물은 곧 처리할 테니 운반할 동료들을 보내라.”


평범한 남성의 체형에 검은 망토를 뒤집어쓰고 웃고 있는 기분 나쁜 해골 모양의 가면을 쓴 남자가 있었다.


“당신은 뭐야! 당신이 한 짓이야?! 당신이 한 짓이라면 살아서 돌아갈 생각 하지마!”


흥분한 나머지 눈물을 흘리며 얼굴을 붉힌다.


“뭐가 필요하신지 모르겠지만, 달라는 대로 다 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목숨만은 살려주세요.”


친토가 벌벌 떨면서 오르긴스 옆에 웅크리고 오르긴스의 옷을 꼭 쥐어 잡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물건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닥쳐! 친타! 친토! 머 하는 거냐! 빨리 여기서 도망가란 말이야!”


무엇인가를 말하려던 남자의 말을 오르긴스가 막아버린다.


“오르긴스 넌 어떻게 하고 우리만 도망가라는 거야! 그런 거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바보 같은 말을 하는 오르긴스에게 울먹이며 이야기한다.


“친토! 너만이라도 도망가!”


여기에서 내가 이 녀석을 막고 있는 틈에 재빨리 도망갈 수 있는 것은 친토라 생각하며 소리친다.


“나 혼자 도망갈 수 없어. 그러니까 주라는 것을 줘버리고 병원부터가자!”


구슬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친토가 소리친다.


“이 바보 같은 것들아! 어서 도망가라고! 여기는 내가 어떻게든 시간을 볼 테니까!”


오르긴스가 얼굴에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필사적으로 일어선다.


“아주 영화를 찍는 구만 이 녀석들 그냥 조용히 죽으면 될 것 아니야!”


검은 망토를 뒤집어쓰고 있는 남성은 세차게 오르긴스의 복부를 발로 찬다.


‘쿵’


큰 소리와 함께 쓰러지는 오르긴스는 더욱 고통스러운 얼굴로 표정이 일그러져갔다.


“너 이 자식! 오르긴스에게 머 하는 거야!”


분노가 극에 달한 나는 검은 망토를 둘러쓴 남자에게 달려가 남자를 붙잡아 둔다.


“이거 놔! 이 망할 꼬마 같으니라고!”


필사적으로 잡고 있는 나를 뿌리치려고 남자는 발버둥 친다.


“친토! 지금이야! 내가 붙잡고 있는 동안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


말은 도움을 요청하라고 했지만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면 도망가지 않을 친토라는 것을 알고 거짓말을 꾸며본다.


“언...언니... 조그만 기다려! 내가 곧 사람들을 불러올게!”


그제서야 이 현장을 벗어나가기 위해 달려가는 친토였다.


“이 녀석이 보자보자 하니까!”


검은 망토의 남자는 친토가 도망가는 것을 보고는 나를 힘차게 뿌리쳤다.


‘퍽!’


나를 뿌리친 남자는 강하게 무릎을 들어 올려 나의 명치를 쳐버린다.


‘털썩.’


그 충격으로 그대로 제 자리에 무릎 꿇게 된다.


‘쿨럭. 쿨럭.’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 고통에 얼굴이 찡그려진다.


“언니!”


그걸 듣고 친토가 도망가다 말고 뒤를 돌아 나를 본다.


“이 녀석 죽이면 안 된다고 해서 곱게 데려가주려고 하니까 이 녀석이 자꾸 기어오르네!”


‘퍽!’


‘퍽!’


‘퍽!’


강하게 발로 계속 쓰러진 나의 복부를 발로 찬다.


“바보야! 어서가! 어서 가서 사람들을 불러오란 말이야!”


친토 녀석의 발을 이대로 붙잡아 두면 안되기에 다시 한 번 거짓 된 사명을 준다.


“쳇. 본부에 돌아가선 또 한바탕 잔소리 좀 듣겠구만.”


남자는 혀를 차며 친토를 쫒아간다.


‘텁’


오르긴스는 필사적으로 다친 다리의 아픔을 참고 친토를 쫒아가는 남자의 다리를 잡는다.


“그렇게 빨리 죽고 싶은 거냐!”


남자는 검은 망토에서 손을 꺼내 검지손가락으로 오르긴스의 머리를 향해 뻣는다.


“ 슌."


남자의 한 단어가 외치자 공기가 일그러지며 웅집하고는 손가락 끝에 모였다.


“그럼 잘 가라. 방해꾼.”


남자의 손에 웅집해 있던 일그러진 공기 덩어리가 오르긴스를 향해 날아간다.


‘휘융.’


일그러진 공기 덩어리는 직선으로 날아가 그대로 목표를 뚫고 목표의 빨간 액체를 뒤집어쓰고 땅에 닿자 사라진다.


‘?!’


남자는 놀라면 혀를 찬다.


“친타!”


놀란 오르긴스도 나를 애타게 부른다. 그 애절함은 나에게는 더욱 더 현실에 대한 진실을 알려주는 소리가 되었다.


오르긴스를 향하는 그 공기 덩어리를 있는 힘껏 달려와 가로막아 대신 내가 맞았던 건이다.


‘쿨럭.’


그 일그러진 공기 덩어리는 정확히 나의 오른쪽 가슴을 관통해 버린다.



입에서는 피가 토해져 나왔다.



그 충격에 힘이 빠져 몸을 지탱할 수 없이 그대로 무릎을 꿇는다.



점점 차디찬 땅바닥이 내 눈 앞으로 다가왔다.


“이런 젠장. 이건 내가 한 일 아니야! 왜 나서서 죽고 지랄이야!”


남자는 어쩔 수 없었다는 듯이 화를 내며 욕을 한다.


점점 아픔이 더욱 강하게 스며들어온다.


숨 쉬기가 힘들다.


점점 몸이 추워진다.


추위 때문에 몸이 떨려온다.


떨림이 멈추지 않는다.


울부짖으며 소리치는 오르긴스의 목소리도 이제는 들리지 않는다.


그저 텔레비전의 방송이 끝난 채널을 틀어놓은 것처럼 시끄럽게 비가 내리고 있다.


두렵다... 두렵다... 너무 춥다. 마치 내 자신이 얼음 조각이 된 느낌이다.


너무 추워서, 너무 추워서 온 몸이 갈기갈기 찢어져 부셔져버릴 것 같다.


이젠 서서히 오르긴스의 한심하게 울고 있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서서히 아주 서서히 시야가 캄캄해진다.


아니 이건 캄캄해지는 것이 아니라 텔레비전의 전원이 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나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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