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이면 아침햇살이 빛나고 있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밖은 한밤중 마냥 어두컴컴 합니다.
오늘은 베르사유 궁전으로 가는날입니다.
베르사유 궁전으로 가기전에 먼저 오르세 미술관을 보러갑니다.
날씨는 추적추적. 아침나절부터 비가내리고 있습니다.
약속장소에 모인 다른사람들과 지하철을 타고
오르세 박물관 역에서 내리니 인상파의 대표화가, 고흐가 떡 하고 반겨줍니다.
인상파 화가의 작품들이 주인 오르세 미술관에서도 고흐의 위치는 특별한가 봅니다.
어쨌든 밖으로 나와 들어가기 위해 입구 쪽으로 이동해보니...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아침일찍왔는데도 불구하고 이정도 사람이라니...
게다가 지금은 비도오는데...
하기사 지금 제꼴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여행지에서 만큼은 누구나 다 부지런해지는 모양입니다.
앞쪽으론 역시 미술관답게 여러 석상들이 놓여있습니다.
꽤나 오래걸릴거라는 같은 예상과는 다르게,
줄은 금방금방 사라져 어느세 입장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안쪽에서 간단한 짐 검사를 하고 표를 끊습니다.
심플하게 생긴 오르세 미술관의 입장권입니다. 가격은 5.5유로.
이제 입장권도 끊었으니 안으로 들어가 작품 감상을 할 차례 입니다.
오르세 미술관의 안내도 역시 루브르와 마찬가지로 삼성에서 후원해주고 있습니다.
지도도 얻었으니 본격적으로 미술관을 훑어볼 차례 입니다.
가장먼저 보이는 것은 '국회의원들' 이라는 조형작품입니다.
18~19세기에 실존했던 고위관료와 정치인의 모습을 흙으로 빚어논 모형 입니다.
그중 하나인 장 오귀스트 슈방디에르 드 발드롬,
국회의원 및 프랑스 귀족원 의원(1781-1878)이라는 작품이자 사람인데...
으음... 누군가와 많이 닮았습니다...
누굴까요...- _-)
100살 가까이 산걸 보니 살았을땐 어지간히 욕도 먹은 모양 입니다. ㅋㅋ
국회의원을보고 옆 회랑으로 나오면 벽면을 따라 밀레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만종' 입니다.
19세기 최고의 예술작품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밀레 스스로도 가장 마음에 들어했다는 작품입니다.
만종 옆에는 '이삭줍는 여인들'도 걸려 있는데
이처럼 밀레는 민중을 주제로 한 그림을 통해 당시 사회를 비판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밀레의 그림들을 지나 다른 방으로 들어가면 마네의 방이 나옵니다.
마네는 인상주의의 아버지이자 선구자로 불리는데,
이는 당시엔 금기시 되던 주제의 작품을 여러차례 미술전에 내보내 스캔들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마네의 여러작품중 하나인 '올랭피아' 입니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에 있던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를 모작한 것입니다.
그냥 단순히 모작을 한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뜻으로 재해석을 해 논란을 증폭 시켰는데,
부부간의 사랑을 아름답게 표현한 우르비노의 비너스와는 달리
마네의 올랭피아는 매춘부룰 그려놨기 때문입니다.
여자의 누드를 전통적인 아름다움으로만 나타내길 원했던
당시 예술계와 비평가들의 속을 뒤집어 놓았다고 합니다.
다른 한쪽에는 '풀밭 위의 점심식사'가 걸려 있는데, 이 역시 논란의 대상이였다고 합니다.
남자들에게 둘러쌓여 벌거벗고 있는 여자를 매춘부라 여겨 '저속한 그림'이라 비난했다고 합니다.
마네의 작품을 보고 다른 방으로 옮기면, 외설인지 예술인지 지금도 논란이 되는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귀스타브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 이라는 작품입니다.
사실 예술작품으로 벽에 걸리긴 했지만, 쳐다보기가 민망스러울 따름 입니다.*-_-*
한가지 확실한건, 아무리 유명한 작품이라도 우리나라에선 이렇게 공개적으로전시되긴 힘들것 같다... 는 점입니다.
여기까지 보고 2층, 3층 4층도 넘어 바로 5층으로 직행합니다.
5층에는 고갱과 고흐 같은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오르세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고흐의 방으로 들어가니 여러작품들이 걸려있습니다.
고흐의 여러 자화상중 가장유명한 것은 귀를 자르고 붕대를 감은 모습을 그린게 아닐까 하는데,
실제 고흐는 귀 전체를 자른게 아니라고 합니다. 귓불 부분을 잘라 냈지요.
고흐는 화가가 되기전 신학자를 목표로 했을만큼 성실하고 착했다고 합니다.
너무 성실한 나머지 광적인면도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
고갱과 말다툼을 하고 나서 스스로 화를 억제하지 못해 귓불을 자른것도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고흐의 작품들은 대부분 정물이나 풍경, 혹은 스스로를 모델로 삼아 그린것들 입니다.
고흐가 그린 작품들이 이처럼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이나
해바라기 같은 정물화 위주인것은 모델을 쓸 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돈이 없어 모델을 구하지 못하면서도, 그림을 그릴때는 아낌없이 물감을 찍어 발랐다고 합니다.
옆에서 바라보면 붓터치가 튀어나올 정도로 사정없이 찍어 발랐는데,
물감이 거의 떨어져 갈때는 이러한 입체감도 안보인다고 합니다.ㅎ
고흐의 그림까지 보고 나서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미술관의 전경이 들어옵니다.
오르세 미술관은 원래 1900년에 열린 '파리만국박람회'를 계기로 기차역으로 재건 되었지만
1939년 문을닫은 후 1986년에 이르러서야 지금과같은 미술관으로 개장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제 한 바퀴 쭉 훑어봤으니 다시 아래로 내려가야 합니다.
0층 - 로비 - 에 나폴레옹 기마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앉아서 쉴겸 한쪽구석으로 들어가니 미술관으로 개관하기 전의 모습이 모형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내부까지 세밀하게 묘사되어 꼭 당시 모습을 그대로 보는듯 합니다.
이제 미술관도 봤으니 베르사유 궁전을 보러 갈 차례 입니다.
베르사유 궁전은 말 그대로 파리가 아니라 파리근교의 베르사유에 있는데,
시외로 나가는 티켓을 끊고 국철을 타야 합니다.
30분~1시간쯤 열차를 타고 가면 베르사유가 나오는데, 이상하게도 밖은 한산~ 합니다.
관광객들도 드문드문 보일뿐, 흔하게 볼 수 있는 단체 관광객은 보이지 않습니다.
흐음... 어찌됐든 상관없으니 궁전을 향해 이동합니다.
잠깐 걷다보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궁전의 입구가 나옵니다.
우와... 스케일은 중국이 최고인줄 알았는데, 유럽짱개도 만만하진 않은 모양입니다.
광장 처럼 너~얼~븐 길을 따라 입구쪽으로 이동하니, 금빛으로 번쩍번쩍 빛나는 문과 담이 보입니다.
우와... 마치 새것인듯, 빛을 받아 번쩍이는 금빛에 끌려 가까이 가서 보니
우왕... 끝내줍니다. 물론 통짜 금일린 없고 금박이겠지만...
아마도 관리차원에서 일정기간 마다 금박을 새로 씌우는 모양입니다.
들어가기전에 입구에서 표를 끊습니다. 가격은 10유로.
음... 쉔브른 궁전이나 노이슈반스타인 성의 입장권은 기념품 같았는데...
루브르도 그렇고 오르세도 그런것이 프랑스는 이런것엔 별로 신경쓰지 않는 모양입니다.
표를 끊고 안쪽으로 들어가니 지붕들이 금빛으로 번쩍번쩍 빛나고 있습니다.
입구 금박도 새것인걸 보면, 아무래도 궁 전체 금박을 새로 입히는 작업중인가 봅니다.
안쪽으로 들어와서 궁으로 들어가기전에 바깥의 정원부터 구경하기로 합니다.
이곳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은 님펜부르크나 쉔브룬과는 쨉도 안되는, 유럽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궁 바로 앞에서 내려다 본 풍경입니다.
시야에 들어오는 전부가 정원이라고 하니, 그 규모가 짐작도 안됩니다.
잘 알려진것 처럼 건축당시 베르사유 궁에는 화장실이 없었습니다.
그렇다보니 궁에 거주하는 수많은 신하들은 으슥한곳에 가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루이 14세는 산책하는것을 좋아해 종종 정원을 거닐곤 했는데
그때마다 신하들이 싸지른 똥을 볼순 없으니
정원 중간중간마다 똥싸지르지 말라는 팻말(에티켓)을 밖았다고 합니다.
즉 후세의 예의란 뜻의 에티켓이 원래는 아무데나 똥싸지르지 말라는 소리라니. 그럴듯 합니다.
루이 14세와 함께 프랑스에서 유명한 왕은 아마 나중에 혁명으로 처형을 당하는 루이 16세일 것입니다.
루이 16세는 원래부터 왕의 재목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그의 유일한 취미는 다락방 같은 좁은 공간에서 조그마한 기계를 조립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내성적인 성격탓인지 활발하지도 않았고 마리앙투아네트와의 결혼생활도 처음부터 삐걱거렸답니다.
결혼을 했으면 당연히 합-_-방을 해야 하는데, 루이 16세가 한사코 거부했다고 합니다.
그 소리를 마리 앙투아네트의 어머니, 마리 테레지아가 전해 듣고는
"아니 세상에 어느 남자가 내 딸을 보고도 불능 일수가 있단 말인가!" 라고 한탄을 했다는데,
실제 루이 16세는 발기가 되면 곧-_-휴가 참을 수 없이 아파지는, 일종의 병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문제는 결국 어찌어찌 해결되었지만,
내성적인 성격은 변하지 않아 정치에도 관심을 안두고 왕비도 잘 돌보지 않게 됩니다.
남편의 관심을 못받은 아내가 겉도는건 당연지사...
그녀는 남편에게서 받지못한 애정을 사치와 향락으로 풀게 됩니다.
마리 앙투아네트 하면 흔히들 생각하는것이
바로 요것인데... 실지 앙투아네트는 이런말을 한적이 없다고 합니다.
바보 똥멍충이도 아니고... 이런말을 했을 턱이 없죠.
이러한 루머는 전부 나중에 조작된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프랑스 국민들이 적국인 오스트리아를 싫어해서 였다고 합니다.
본 궁 쪽에서 정원으로 내려와 궁전을 올려다 보니 베르사유 본궁이 점처럼 작게 보입니다.
그나저나 날씨가 참 뭣같습니다. 아침엔 비오더니 낮에는 쨍쨍. 지금은 강풍...
파리 사람들 성격이 변덕스러운게 날씨를 닮아서 그렇다는 말이 거짓말은 아닌 모양입니다.
꾸물꾸물한 하늘을 따라 정원이 대운하를 중심으로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마리 앙투아네트를 위해 만들었다는 가짜 마을도 이 정원 어딘가에 있겠지요.
이제 정원도 봤으니 궁전 내부를 볼 차례 입니다.
궁안으로 입장하면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해주는데, 한국어 가이드도 있습니다.
저걸 끼면 방마다 설명이나와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쉔브룬 궁전의 경험으로 미루어 볼때 거추장스러울게 틀림없기에 그냥 듣지 않고 보기만 하기로 합니다.
사실 베르사유 궁전의 본궁 내부는 그 명성과는 다르게 별로 볼것이 없습니다.
복원 작업을 위해 대부분이 폐쇄 되어 있고 아주 일부분만 공개되어 있는데,
그 화려함도 오스트리아의 쉔브룬궁전보다 훨씬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이는 프랑스 시민혁명때 시민들이 왕궁에 난입하여
각종 값 비싼 물건을 거의 훼손시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왕실 내부 한쪽에는 루브르 박물관에도 걸려있던
자크 루이 다비드의 나폴레옹 대관식 장면이 걸려있습니다.
이곳에 걸린 대관식 장면은 박물관의 것과 조금 다른데,
일부 등장 인물이 실제로 대관식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로 바뀌었고
등장 인물의 얼굴이 더 나이 든 모습으로 묘사되었으며,
의상과 머리 모양에도 새로 그림을 완성할 당시의 유행이 반영되었다고 합니다.
궁전 내부 곳곳에서 태양왕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이 거대한 궁전을 만든 사람이고, 프랑스의 절대왕권을 누렸던 사람이라 그런가 봅니다.
베르사유 궁전에서 가장유명한방. 거울의 방입니다.
바깥에서 들어오는 빛을 거울에서 반사시켜 내부에 걸린 샹들리에와
금박 물건들이 더욱 번쩍번쩍 빛나는게 정말 화려 합니다...만
너무 시끄럽습니다.ㅜ
사진에 보이는 동양인들은 전~부 중국인들로,
홀 입구에서 홀 끝에있는 사람에게 소리를 지르고 난리도 아닙니다. -_-
다른 외국인들의 시선에도 거리낌 없이 소리를 지르지 않나...
사진찍는다고 비키라고 하질 않나... 완전 지들 안방인듯 합니다.
어짜피 거울의 방이 마지막이니, 이제 밖으로 나가야 겠습니다.
내부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해도 뉘엿뉘엿 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파리로 돌아가면 완전히 어두워 질것 같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은 후, 야경을 구경하러 밖으로 다시 나옵니다.
에펠탑의 야경을 찍기 위해 가장 잘찍히는 장소인 샤요 궁전으로 갔는데, 왠 사람들이 몰려 있습니다.
뭔가 하고 보니, 터키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몰려 있습니다.
이 사람들을 취재하기 위해 방송국 카메라도 보입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터키인의 날인지 터키의 날인지 아무튼 오늘이 터키와 관련된 날인가 봅니다.
사람들을 지나 저 지척에 있는 에펠탑을 바라보니
에펠탑도 터키의 날을 축하하듯, 터키 국기 색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이렇게 파리의 세번째 밤도 저물어 갑니다.
내일은 파리와 유럽의 마지막 날.
여행의 종점지라 그런지 파리에서의 일정이나 기분은 축 늘어지는 느낌입니다.
To be contin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