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실상 유럽여행의 마지막 날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아침에 일어나기도 싫고 몸이 축축 처지는 느낌입니다.
마땅히 할것도 없고... 원래 하루는 몽셍미셀을 보러가려고 했지만, 마지막이 되니 그것도 귀찮아집니다.
아침도 안먹고 할일없이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있는데
같은 방에서 묶고 있던 동생이 공짜 투어버스 표가 생겼는데 같이 갈거냐고 묻습니다.
할일없어 빈둥거리던 차에 잘 됐다 싶어 생각할 것도 없이 O.K 합니다.
투어버스를 타려면 일단 투어버스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하니 가장 가까운 정류장이 있는 루브르 박물관으로 향합니다.
날씨가 흐려서인지 사람들도 그다지 많아 보이진 않습니다.
박물관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자니, 얼마 있지 않아 투어버스가 도착합니다.
로마에서 여행을 시작한 이래로, 이 투어버스가 지나가는 것을 부러움 섞인 눈으로 쳐다보기만 했는데,
마지막이 되서야 저도 한번 타 볼수 있게 됐습니다. ㅋㅋ
투어버스는 사람들을 태우고 파리시내의 유명한 관광지들을 돌아다닙니다.
편하게 앉아 구경하고 있노라니, 가장 먼저 개선문을 향해 이동합니다.
개선문으로 이동하는 길 옆으로 샹제리제의 건물들이 죽 늘어서 있습니다.
걸어서 이곳을 지날때는 꽤나 시간이 걸렸었는데, 역시 버스를 타니 빨리 휙휙 지나갑니다.
뚜껑이 없는 버스 2층에서 정신없이 구경하면서 사진을 찍다보니, 어느새 에펠탑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사람들도 태울겸 타고있는 사람들이 사진도 찍으라고 바로 출발하지도 않고 잠시 정차 해줍니다.ㅎㅎ
줌을 땡겨 에펠탑 가운데를 살펴보니 사람들이 개미처럼 보입니다.
꼭대기도 아니고 가운데 전망대도 이렇게 높이 보이는데, 맨위에서 시내를 내려다 보면 어떻게 보일까요.
지나가다 보니 황금색 돔이 얹혀진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반 건물은 아닌거 같은데...흠.
가지고 있는 가이드 북을 살펴보니 앵발리드 군사박물관 이라는 곳으로, 나폴레옹의 유해가 있다고 합니다.
투어버스는 군사 박물관을 지나서 계속 파리 시내를 돌아다닙니다.
시간은 어느덧 오후 2시. 아침도 안먹은데다 느지막히 나왔더니 벌써 점심시간도 끝나갈때가 되었습니다.
아침도 안먹었으니 밥을 굶을 순 없고...
뭐 아는 음식점이 있을리 없으니 그냥 길가에 붙은 광고판을 보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내부는 뷔페식인듯 한데... 접시에 담긴 음식당 돈을 내야하니 싼 가격도 아닙니다.
공짜로 제공되는 것은 포테이토랑 스테이크 소스뿐.
대충 먹을거리를 정해 자리를 잡고 앉아서 먹는데...
헉...
급체 입니다... 땀이 삐질삐질 나기 시작하고 목구멍에서 턱 막힌듯 음식이 내려가질 않습니다.
그렇다고 비싼돈 주고 다 토 할 수도 없으니... 물을 먹어 진정시키고 밖으로 나옵니다.
으.. 억지로 넘긴것들 소화도 시킬겸 걸어서 근처에 있는 퐁피두 센터로 걸어갑니다.
마치 공사중인것처럼 수도관 가스관 등등 내부시설이 전부 보이는 이 건물 안에는 갖가지 시설들이들어서 있다고 합니다.
센터앞 광장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니 옆에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인듯, 한데모여서 선생님 말을듣고 있습니다.
따뜻한 햇살아래 앉아있으니 졸음이 절로 쏟아집니다.
햇볕을 그대로 받으며 뒤로 벌러덩 자빠집니다.
누워서 잠깐 쉰다음, 지하철을 타고 몽마르트르 언덕으로 갑니다.
파리시내에서 가장 높다는 몽마르트르 이지만, 높이는 겨우 130m정도 입니다.
그래서 산이 아니라 언덕이라고 불리는 것 같습니다.
계단으로 조금 씩 올라가다 보니 언덕 정상에 있는 사크레쾨그 사원이 손에 잡힐듯 보입니다.
힘겹게; 계단을 올라가니 많은 사람들이 성당앞 계단에 앉아서 파리의 시내를 구경하고 있습니다.
휴식도 취할겸 사람들 사이에 껴 앉아 있노라니, 앞쪽에서 가수지망생? 이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아마도 자신의 앨범을 홍보 하듯, 기타가방엔 시디들이 늘어서 있고, 그 안쪽에 사람들이 돈을 던져넣습니다.
비틀즈의 노래를 위주로 사람들이 알만한 노래를 들려줍니다.
노래를 들으며 발아래로 넓게 보이는 파리시내를 감상합니다.
몽마르트르 언덕은 파리시내에서 가장 높아 이곳에 올라 오니 시내 저~ 멀리까지 한눈에 보입니다.
이곳에 오기전에 들렸던 퐁피두 센터도 보입니다.
슬슬 해도 떨어지고, 곧 있으면 저녁 먹어야할 시간이니 슬슬 자리를 털고 아래로 내려갑니다.
사크레쾨르 사원에서 아래로 내려오면 유명한 예술가들의 거리-테르트르 광장이 나옵니다.
자신의 그림을 내걸고 파는 사람과 자화상을 그리는 관광객들로 좁은 광장은 꽉 들어 차 있습니다.
이것저것 그림 구경도 하면서 돌아다니고 있으니
그림을 그리던 화가 아저씨 한명이 우리끼리 하는 말을들은듯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라며 손을 흔들어 주십니다.ㅋ
어느새 골목길엔 어둠이 깔리기 시작합니다.
몽마르트르 주변은 낮에는 관광지이지만, 밤에는 홍등가*-_-*로 변한다니 왠지 계속 있고 싶어집니다.
언덕아래로 내려오니 왠 사람들이...
무슨 행사라도 하는지 엄청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보니 무슨일인지 갑자기 궁금해져 어디로 이어지는지 가보기로 합니다.
줄의 끝은 이곳... 딱 생긴게 클럽 입구 같은데...
클럽개장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인가 봅니다.
이렇게 파리와 유럽에서의 마지막 날이 지나갑니다.
내일은 떠나는날.
오늘밤은 왠지 잠이 안올것 같습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