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시간에는 한국 개신교의 특수성- 개인의 기업화된 하나의 사업체로서
거대화 해지는 교회와, 이 경제적 이익을 잃지 않기 위해 자본주의 적인 논리와 개인의 친분
관계 라는 수단이 사용된다. - 라는 이야길 했었다.
그래서 저번 시간에 달란트가 어쨌네, 여름 성경학교가 어쨌네라는 이야길 했었고.
오늘은 한국 개신교가 왜 이 모양이 됐나? 한국 개신교의 특수성에 대해서 알아보자.
(따지고 보면 제일 중요한 부분이 이제서야 나온다.)
잠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18~19세기 초반 무렵으로 올라가자. 아시다시피 중국을 통해
유입된 천주학-서학이라고도 불렀던- 이 중인과 평민은 물론이고, 일부 양반 계층에서도 급속도로 퍼져나가게 되자 성리학 중심의 사회였던 조선 정부는 이 골치 아픈문제를 어떻게 해결 해야할지 갈팡 질팡 하다가
(심지어는 청나라에서 돌아온 인조의 아들의 며느리가 천주실의를 가져와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노론이 득세 하면서 남인들은 천주교 신자- 라는 누명을 쓰고 대대적인 숙청을 당하게 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통치권자 였던 영조와 정조는 특히 정조대왕은 천주교에 별다른
악감정이 없어서 (천주실의를 구하다 읽기도 했다고..)
비공식적으로 천주학의 전파를 묵인하기도 했다. 노론이 아무리 천주학쟁이- 라면서 사람들을 고해다 바쳐도 정조는 그래서 뭐 어쩌라고... 라는 식으로 묵살하기도 했다나 어쨌다나.
그러나, 아시다시피 정조대왕이 의문사 하고 난 뒤 조선반도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대대적인 천주교의 탄압으로 어마어마한 숫자의 학살이 일어나게 된다.
여기서 포인트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외래종교의 유입 루트와 그 방향성이 전혀 다르다는 점인데, 불교만 봐도 중국을 통해 승려들이 삼국에 직접적으로 전례했는데-(다시 말해서 선교사와 같은 입장) 천주교의 경우 선교사 없이, 자생적으로 '학문'의 차원에서 퍼져 나갔고 조선이라는 특수한 정치적 상황에서 자생적인 성직자를 낳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김대건 신부)
이런 특수성은 한국이란 나라에서 천주교 라는 종교가 탄압위에서 그 유대가 단단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도 할수 있다. 그런 이유로 한국의 천주교가 유독 반 정부적인 색채가 짙기도 했고.(진보적인 좋은 의미에서 이야기다)
그런데, 개신교의 경우는 좀 달랐다. 천주교가 정부의 합법적인 허가를 받아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1830년대에 호주와 독일, 미국 등지에서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유입된 것이다.
그러면서 묘하게도 개신교=선진문물 이라는 의식이 당시의 엘리트 사회에 팽배해져 있어서
개신교 신자가 된다는 것은 서양풍의 양복과 짧게 친 신식 머리 만큼이나 자신이 개화되어 있음을 상징 하는 것이었다.
그런 개신교는 한국의 대형 교회들이 개발도상국에 하는 일과 동일하게 유입 되었고- 신식 교육을 가르치는 명목으로 교회를 세우고 종교를 함께 전파, 병원을 세워서 종교를 함께 전파.
신식 외래 종교에 배타적이었던 다수의 한국인들은 (당시는 조선인) 병도 치료해주고 교육도 해주는 외국 선교사에게 호의를 갖게 되었고, 그들이 권유하는 종교 역시 별 무리 없이 다가갔다. 그런데, 한국이란 사회가 원체 토속종교가 강한 나라여서 개신교에서 말하는 청교도 주의와 유일신 사상이 제대로 먹힐리가 없었다. (천주교의 경우는 종교적 색체와 함께 정치적으로 '평등'을 강조하여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런데, 천주교가 써먹은 사회 평등 같은건 이미 씨알도 안먹힐거 같고.. 그래서 써먹은게 예수 믿으면 복받고 부자된다- 는 일종의 변종 칼뱅 논리 였다.
원래 한국의 토속신앙이 기복신앙 이상의 수준으로 발전하지 못한 것이어서, 서양것이라면 다 좋을것이다- 라고 생각했던 다수의 대중들은 기존의 익숙했던 토속신앙과 유사한 탓에 별 거부감 없이 개종을 선택 할수 있었던 것이다. 요 기복신앙 이라는 것은 흥미있게도, 현재까지도 다수의 개신 교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한국에서 가장 큰 교회로 손꼽히는 순*음 교회 의 대표 목사..(스타라고 해야하나;) 조*기씨가 유명해진 계기가 다리에 장애를 겪던 사람을 치유해 주면서 라고 한다. (..뭐 사기였다- 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신빙성있게 들리지만 그건 사족이고)
..심플하다. 저 사람이 사람들 치료해준다더라. 저 사람이 용하다더라.- 는 말이 저 점장이가 그렇게 잘 맞춘다더라, 저 무당이 굿 해주면 다 낫는다더라- 라는 상황과 심각하게 유사하지 않은가? 본인의 집 앞에 있는 모 교회에도 자랑스럽게 전광판으로 써놓았더라.
"1년 후에는 10배로 돌려주신다." 뭘 돌려준다는 얘긴지는 안쓰여 있어서 뭐라 비난하긴 그렇지만... 뭐 경제적인 얘기겠지.
주변에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에게 물어봐라. 왜 교회다녀? "예수님 믿어야 천국가니까."
...그럼 예수님 안믿어도 천국가면 안 믿겠네? 아냐. 왜?
예수님 안믿으면 천국 못가. 아아.. 이 심플하고도 확고한 믿음이여.
중년층의 여사님, 사장님 들은 좀 더 노골적이다. "예수 믿어야 복받고 우리집이 잘돼."
아아... 아름답다..명쾌하다.
다분히 편파적일수 있어서 언급하긴 그렇지만 본인의 성당 화장실에는 이런 말이 쓰여있다.
"제 뜻이 아니라, 당신 뜻대로 하시옵소서."
예수의 제자들이 복받고 잘살길 원해서 정치적 안티였던 예수를 따라다녔나? 그래서 베드로는 십자가에 매달려 죽고 집에도 못가고 평생 세계를 떠돌아다니면서 예수의 말을 전파하고 다녔나?
천국은 예수의 삶을 닮길 원하는 그 행동과 노력에 주어지는 보상 같은 것이지, 천국에 가기 위해 그와 다른 삶을 살면서 그를 들먹거리는 것은 예수가 생전에 그렇게 비난했던 랍비 "원리주의자"들과 다를것이 없지 않을까?
..다음 번에는 '이단' 논의에 대해서 알아보자.
ps. 언제나 그렇듯 댓글들은 자유롭게 달아주시라~ 본 글에 이의가 있으신 개신교 신자도 환영!
ps2. '마법기사' 님의 댓글에 의해 영조-> 인조 로 수정했습니다. 올바른 지적 감사합니다.
개신교의 독선과 아집은 정말 싫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