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이 사건으로 온 인터넷이 시끄럽다.
솔직히 이번만큼은 조용히 넘어가고 싶었지만, 워낙 나오는 수준의 이야기들이
쌍팔년도 부터 오늘까지 달라지는게 없는 터라, 굳이 짚고 넘어간다.
1. 나영이 사건이란 무엇인가
간단히 서술하자면 57세 정도의 성인이 9세 정도의 나영이 라는 초등생을 등교길에 납치
성폭행을 시도하여 그 초등학생이 치명적인 심적, 육체적 피해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는 취중이었다는 이유로 형량을 감형 받고 12년을 선고 받았다- 는 사건.
2. 무엇이 문제인가?
한 어린이의 인생을 망쳐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12년 형이라는 적은 형량과
또 그것을 항소하기 까지한 뻔뻔스러운 범인, 거기다가 취중이라는 이유로 정상참작이 되는
상식 밖의 행위
3.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건가?
네티즌들의 힘을 보여주자. 범인의 형량을 다시 높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화학적 거세와 사형제도를 부활시키자! 으 쌰 으 쌰!
...대략 요런 사건인데.
솔직히 네티즌 그대들의 선의를 의심하는 바는 아니다.
그런데, 참 갑갑하다.
사건의 본질은, 요번 가해자를 형량을 높여서 혹은 일부의 주장대로 막나가서 성범죄 팔찌- 까지 채웠다고 하자.
그럼, 제2, 제3의 나영이 문제는 없어지나?
20년 전부터 반복되어온 문제라니까. 어머 어머, 저 어린애들이 아우 불쌍해.. 저런 범인들을 살려 놓다니 말도 안돼!
...그대들의 선의가 더없이 투명하고 아름다운건 사실이지만, 대한민국이 절대 왕정이 아니라 법치 국가인 이상, 고런식의 접근은 더없이 곤란하지.
봐. 때는 지금이다 싶어서 청와대에서 하는 소리.
어떻게 정부에서 '법원이 판결한 사건' 에 왈가왈부 할수 있냐?
삼권 분립 안배웠냐? 명박이나 그대들이나, 절대 왕정 시대에 사는게 아닌가 싶어.
그래서 뭘 어쩌자고? 나는 피도 눈물도 ㅇ벗는 냉혈한 이라고?
나도 가슴 아프지. 그 어린애들에게 그따위 짓을 하면서도 반성할줄 모르는 범인을 보면
나도 비가 솟구치지.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일희 일비 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이 안돼.
정말 근본적으로 아동 성범죄에 대한 무거운, 현실적인 처벌이 정착되도록 우리가 관심을 놓지 않고 여론을 형성하는게 차라리 더 바람직한 일이야.
...그건 너무 허황되고 멀게 느껴진다고? 그럼 청와대 게시판에 나영이 사건 올려대는건
리얼리티 하냐?
세상이 만화도 아니고, 너무 단편적으로들 생각하는게 아닌가 몰라.
뭐 높으신 자리에 있는 설치류 그분이, 정말 선의가 없어서 가중처벌을 명령? 당부? 하시진 않았겠지. 그런데, 본인의 마음이 하도 때가 타고 더러워서, 현재의 어려운 정치적 난국을 국민 여론에 부합하는 '정의의 사도' 이미지로 타개 하려는건 아닌지 몰라?
ps.왜 설치류 저분보다 백배는 뜨거웠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효순이, 미선이 사건때 굳이 개인적인 논평을 꺼렸을까? 뜨거운 가슴이 없어서? 재밌는 세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