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경 왜 그랬는지
불안한 마음에 잠이 안와서 일어나게 됐습니다.
습관처럼 켠 인터넷 뉴스가 눈에 띄었습니다.
'노 전 대통령 위독'
..숨이 턱하고 막히다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래, 노 전 대통령이면 노태우겠네.
알츠하이머로 골골댄단 얘긴 들었으니 뭐 그래도 천수 누리고 간 거겠지.
댓글들 보면 낚였단 글들 많겠네.
...그런데 참.. 가슴 아프게도 아니더군요.
이제부턴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할까 합니다.
당신은 처음 당신의 존재를 제게 각인 시키던 순간부터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눈물'의 가치를 가르쳐준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을 지지하겠다고 세상에 바쁘게 치이며 살던 그들이 다시 당신을 돕기 위해
더러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만든.
참, 지난 5년간 당신은 바보처럼 우직했습니다.
누구처럼 적당히 정치인 스럽게 애둘러 말하지도 못하고.
소주 한잔 걸치면서 솔직하게 말하는 동네 아저씨 같았죠.
'힘들어서 못 해먹겠다.'
'권력이 필요하면 권력도 나누어 주겠다.'
누구 맘대로요. 누구맘대로 그만두고 누구맘대로 나눠줘요..
당신의 마지막날 다큐멘터리가 떠오릅니다.
청와대 주변을 산책하며 시원하게 웃던 당신.
대통령으로서 모든 직무를 마치고
기분 좋다고 하시던 당신.
왜 당신입니까.
왜 당신이 왜 당신이..
좀더 뻔뻔스럽게, 좀더 능청스럽게 영리하게
그렇게 살다 가시지 그러셨어요..?
앞으로도 당신이 그렇게 그리울때면 이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마음보다 한참은 느린 눈물이 그렇게 터져나옵니다.
참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당신.
할일이 그렇게 많이 남아 있는데,
아직도 당신이 봐야할 좋은날이 그렇게 많은데.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당신이 그리울것 같습니다.
그래도 당신이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
언제 들어도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이름이었습니다.
그렇게 기억하고 그렇게 가르치겠습니다.
이제 제 몫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