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말을 맞아서 부모님 본가에서 동생네 부부랑 같이 모였습니다.
동생네는 이제 6살인 첫째 조카 (여자 아이) 말고도 생후 80여일이 지난 둘째도 있구요.
둘째가 태어나기전에는 부모님들의 관심이 첫째에게 몰려 있었는데, 둘째가 태어나니
아무래도 가족들의 관심이 첫째 조카에서 둘째에게로 많이 몰려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아니면 원래 여섯살되면 이러는지 잘 모르겠지만...
첫째가 진짜...말을 너무 안듣습니다. 거실 소파에 앉아서 이야길 하거나 같이 TV를 보고 있는데
자꾸 바닥->소파->소파 등받이->소파->바닥 을 뛰어올랐다가, 탁자에 놓여있는 유리액자를 들고
뛰거나, 아니면 작은 화분에 꽂힌 팻말을 뽑아서 흙을 온 바닥에 흩뜨려놓거나, TV 화면을 손으로
자꾸 폭폭 찌릅니다.
당연히 동생도, 제수씨도 하지 말라고 하지만, 첫째 조카는 너무나 당연히(?) 그 말을 안듣고
하지 말라는대도 계속 합니다. 아마도 동생에게 쏠리는 관심을 본인이 받고 싶어서겠죠...?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그래도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 하는데 자꾸 저러니깐...부모가 아닌
제 입장에선 자꾸 화가 납니다. 한두번은 그냥 그러면 위험하니까 하지마~~ 하고 말했는데,
엄마아빠 말도 안듣는데, 당연히 제 말을 들을리 없죠... 더 보고 있다간 속이 터질것 같아서 그냥
자리를 피하고 말았는데...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사람들은 조카가 저렇게 해도 다 이해해주던데
난 왜 그러지 못할까.. 내가 사랑이 부족한가보다."
제 3자인 제가 자꾸 뭐라 하기도 그래서 그냥 입다물고 참고 있었지만, 첫째 조카는 그 뒤로도
집에 갈때까지 계속 거실 바닥에서 소파 등받이 위를 뛰어다녔고, 티비 화면을 찔렀으며, 화분과
액자도 들었다놨다 하다가, 집에 갔습니다.
아직 어리니까...라고 생각하다가도, 이런 상황에 자꾸 욱하는 제가 사랑이 부족한 사람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