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습니까. 아버지는 행방 불명……」
이 닷새간에 판명된 여러가지 사실을, 란돌에게 다임은 설명하고 있었다.
「적어도, 라바나군에 붙잡힌 것은 아닌 것 같다.
이전에도 말했지만, 탄자-의 서바이벌 능력은 나 이상이다.
걱정할 필요없어. 반드시 어딘가 살아 있다」
「전쟁은……어떻게 되었습니까?」
「랑그란 임시정부는 레이제비아로 옮겨졌다.
하지만, 라바나에의 침공은 상상 이상으로 신속해서.
여기저기 흩어진 상태이지만, 랑그란 영토의 절반은 라바나의 통치하에 있다」
「절반…… 그렇게나?」
「이 마을은 전략 거점으로 하기에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다시 놈들이 공격해 오지는 않겠지만……」
다임의 말에는, 란돌의 예상되는 행동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
「……역시, 결심은 바뀌지 않겠지?」
「예……페리느를 구해냅니다」
「베르슨은…… 멀어. 게다가, 조금전 말한 것처럼, 이미 랑그란의 큰 도시는 라바나에 점령되어 있다.
이 마을에서부터 베르슨까지의 지역은, 거의 전부 라바나에게 지배되고 있다고 봐도 틀림없어」
「위험하다고는 잘알고 있습니다.」
「……알았다. 하지만, 잠시는 더 요양해라. 지금의 너는 프라나의 소모가 너무 심해.
적어도 일주일간은 안정을 취하지 않으면 안돼」
「하지만! 페리느가……」
「서두르지마. 페리느가 있는 곳은 확실하다.
아마 이 정보도, 리그가 의도적으로 흘린 것일 것이다.
녀석은, 너를 기다리고 있을 터이다.
그렇다면 이쪽에서도 이쪽 나름대로 준비를 해둘 필요가 있어」
다임의 말은 핵심을 찌르고 있었다.
「……알았습니다」
감정을 억누르며 란돌은 대답했다.
「오늘은 이제 쉬어라. 이 이상은 내일 하자」
그렇게 말하고 다임은 진료실에서 나갔다.
희미하게 비치는 야등 밑에서, 란돌은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앞으로의 일, 그리고 자신 힘에 대에서.
다음날, 란돌의 병실은 문병온 사람들로 가득찼다.
수발들러온 누나 메리나를 시작으로, 다임, 게인, 토스나, 거기에 바이스와 에레이아까지
문병하러온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너무나 떠들썩해서 , 진료소 원장이 주의를 줬을 정도였다.
병실의 소란이 사그러들었을 무렵에는, 저녁때가 훌쩍 지나 있었다.
온화한 석양이 비치는 중, 란돌의 옆에서 메리나는 조용히 사과를 깍고있었다.
느긋한 정적 속에서, 란돌은 마음을 정하고 누나에게 말을 건냈다.
「……누나」
「왜?」
얼굴은 들지않고, 메리나가 대답했다.
「그러니까……」
그렇게만 말한채, 란돌은 입을 다물었다.
사각사각 하는 사과를 깍는 소리만이, 병실 안에 울리고 있다.
삭뚝
사과를 자르는 소리가, 묘하게 크게 울렸다.
「 아직도 신경쓰고 있어? 」
자른 사과를 란돌에게 내밀고, 메리나가 미소를 지었다.
그 메리나의 왼손에 남는 큰 흉터.
그것은, 3년 전의 란돌의 마음의 상처이기도 했다.
왼손, 그리고 등과 가슴.
그 세군데에, 메리나는 사라지지 않는 흉터가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 중 둘은, 란돌의 탓으로 입은 상처의 자국이었다.
「……미안」
겨우, 란돌은 그말만 할 수 있었다.
「잊어버려……라고 해도 무리겠지. 그런 일이 있었는걸……」
3년전의 누나의 모습과 지난 번의 페리느의 모습…….
그 두 영상이, 란돌의 뇌리에 새겨저 지워지지 않았다.
「란돌, 너는 노력했어요. 그때 부터 다임 선생님의 아래서, 필사적으로 수행해왔잖아」
「하지만…… 도움이 되지못했어…… 나는……결국 같은 잘못을 반복……」
톡, 하고 란돌의 머리 위로 메리나가 손을 올렸다.
「란돌……」
자애로 가득 찬 메리나의 목소리.
란돌은 내리고 있던 얼굴을 들었다.
짜아아악!
란돌의 뺨이 화려하게 소리를 냈다.
「읏!」
메리나의 따귀가 멋지게 울렸다.
내려다 보는 메리나의 모습은, 평소의 정숙한 누나와는 딴사람의 같았다.
「어지간히 해!」
「누, 누나……」
「누나라고 하지마! 나에게 같은 말을 반복하라고 하는 거니? 정말 이제는 질렸어요」
「그, 그렇다고 때릴거 까지는……」
「아니잖아! 나랑 싸우던 방법까지 까먹었어? 이 얼간아!
한대로 부족하면, 다시 한방 더 먹일까!?」
「이……이 바보 누나! 때리는게 다가 아니라고! 언제까지 꼬마 취급하지마!」
「……그래, 그래야지」
「아……」
메리나는 이미 평소의 얆전하고 침착한 누나로 돌아가 있었다.
「정말, 손이 많이 가는 동생이라니까……풀족지말고 앞을 봐.
과거를 뒤돌아 보지말고, 무언가에 분노를 부딪쳐……이 말, 잊지 않았겠지?」
「3년전……누나에게 들었어」
「그래. 젊을 때부터 후회만 하고 있으면, 변변한 어른이 되지 못하니까.
이런 것은 되돌아 볼 과거가 잔뜩 있는, 한가한 어른이나 하는 것이야.
전도 유망한 젊은이는, 시행착오는 해도 좋은거야」
「누나……」
메리나에 맞은 뺨이 얼얼했다.
하지만, 그것은 불쾌한 아픔은 아니었다.
「아……」
「? 왜, 란돌」
「……이가 부러졌어」
「어머나, 그럼 치과 의사도 불러야 겠네」
만면의 미소를 띄우고 메리나가 받아 넘긴다.
란돌은 16년이 지난 지금도 누나의 성격을 알기에 힘들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