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정확하게 기억 안나지만 대략 10년전.
지방에 살았는데 서울에 지인들과 몇 달에 한번씩 술자리를 가지곤 했었죠.
그 분들은 모두 부모님들과 함께 살았는데 폐끼치기 싫어서 매번 서울 갈때마다 혼자 모텔방을 얻고 샤워하자마자 에어컨
빵빵하게 켜고 누워서 캔맥주 마시며 온게임넷 스타리그 보는 걸 즐겨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 날도 술자리가 끝나고 모텔로 향했습니다. 그때가 크리스마스였나.. 아무튼 드럽게 추운 특별한 날(?)
이었는데 모텔 방이 없어서 엄청 돌아다녔었죠.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녔을때 어디선가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깜짝 놀라서 뛰어갔는데, 어떤 모텔 앞에서 한 덩치하는 남성 분이 여자분을 진짜 개패듯 패고 있더군요. 여자 신발 막
나뒹굴고 옷찢어져 있고 바닥에 피 쓸린 자국도 있고;; 거기서 지켜보는 사람이 2~3명 있었던 것 같은데 아무도 말리지 않았습니다.
그때 20살 초반이었고 막 군대 제대한 터라 무슨 깡이었는지 가서 그러지 마시라고 뛰어가서 말렸죠.
그런데 덩치새끼가 닌 뭐야? 어린노무섀끼가 이러면서 뺨을 때리더군요. 2대 맞았습니다. 발로 배를 차서 넘어졌구요.
저도 모르게 욕이 나오고; 제가 쳐맞을 것이 분명한 상황이었음에도 어린 마음에 무턱대고 덤볐습니다; 때마침 사람들이 말리고
경찰이 와서 다행히 더이상 사건은 진행되지 않았네요;
파출소가서 경찰분께 상황 설명하는데, 갑자기 개쳐맞듯 쳐맞은 여자가..........................................
"아니예요. 우리 오빠가 안때렸어요. 어떤 지나가던 사람이 저 때린거예요. 우리 오빠는 그럴 사람이 아니예요. 저 사람(나)이
거짓말 하는거예요" 경찰 왈 " 그럼 때린 사람 얼굴 봤어요?" 라고 물으니까 "아뇨 못봤어요. 우리 그냥 갈래요" 계속 이 말만 반복...
........................................ 진짜 개 어처구니가 없어서 벙쪄있었죠. 기껏 말려줬더니.. ;;
경찰 아저씨가 이 여자 말이 맞냐고 계속 물어봤는데 어이가 없어서 그냥 헛웃음만 치고.. 계속 같은 말만 되풀이하다 그 커플은
결국 그냥 가고 저도 한 5분있다가 그냥 나왔습니다.
파출소 앞에서 개억울해서 울면서 담배한대 피고 있는데 그 여자가 갑툭튀 하더니 "죄송해요.." 라고 말하더군요.
전 "아..X발 장난해요? 하;; 내가 그냥 ㅄ이엇네 그냥 개쳐맞게 놔뒀어야 했는데.." 라고 했더니 여자는 두어번 더 죄송해요.
라고 말하고 그냥 돌아갔습니다.-_- 남자 새끼는 술에 꼴아서 정신을 못차리니까;; 여자가 끌고가다시피 해서 가더군요.
완전 어릴때라 상황대처 완전 개판으로 한거죠;; 지금이었으면 땡값 바로 받았을텐데..;;
암튼 계속 울면서 담배한대 피는데 경찰 아저씨가 어깨 툭 치더니 "에휴;; 다 알아요..;; 가끔가다 술에 취해서 저러는 사람들
있어... 쯧쯧... 밥 먹었어요? 밥 시켜 줄테니까 한그릇 먹고 가" 이러더군요.
전 됐다 그러고 울면서 돌아왔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 남녀 싸움엔 절대 끼어들지 않게 됬어요. 실제로 몇년 뒤에 이런 상황을 목격하긴 했으나 그냥 조용히 경찰에
신고만 하고 빠졌습니다.-_-;; (경찰이 올때까지 계속 맞았음;)
그냥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데이트 폭력 CCTV를 보니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서 주저리 써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