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보면 비웃을진 몰라도....
때는 이제 막 군대를 전역한 2008년..
전역과 비슷하게 들려왔던 소식.. 아버지의 정년퇴임.
예상은 하고 있었으나.. 예정보다 2~3년 앞당겨져 왔기에.. 가정의 생계수단이 끊어진 상황.
당연히 대학교 등록금은 부모님에게 손벌릴수 없었다..
어쩔수없이 선택한 공장 노동.
한때는 학자금대출을 신청하자고 부모님께 상의 드렸지만
학자금대출도 대출이라고.. 그것도 빚이라고.. 어린 너에게 빚이란 무거운것을 떠넘기기 싫다며
딴건 몰라도 그것만큼은 끝까지 반대하셨던 부모님...
고등학교때 같이 놀며 같이 공부한 친구들은 다 같이 떳떳한 좋은 4년제 대학 다니며 학교생활 하고 있지만
나 혼자만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어야 하는 현실..
분명 더 큰 뜻이 있었는데.. 더 잘 할수 있었는데.. 더 큰 꿈이 있었는데..
욕심이었고, 어린 마음에 품은 반항심이었을진 몰라도 그냥 현실 그 자체가 싫었다..
갑자기 일이 일찍 끝마치게 되어서 퇴근을 해야 하는 상황.
갑작스런 일이라 통근버스도 없다해서 지하철역가지 걸어갔던 그때는 오후 4시.
남들은 열심히 활동하고 있을 시간에 혼자 털래털래 걸으면서 들었던 음악.
그리고 내 귀에 들려오는 노래.. 'Where am I'
들으면서 속으로 되뇌었다.. 난 지금 어디있는걸까.. 지금 내가 있는곳이 내가 바라던곳일까..
듣다보니 내 두 눈을 타고 흐르는 눈물.. 오후 4시에 차들 다니는 도로가에서 울게 될줄이야.
그 뒤로 대학을 포기, 일에만 전념했다.
그리고 여자친구를 사귀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얻고..
하지만 지금도 가끔 그때가 그립다.. 풋풋한 대학교 새내기 시절..
과연 그때부터 쭈욱 공부를 해왔다면.. 지금 나는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지금보다 행복할까? 지금보다 더 잘 살고 있을까?
하지만 답은 모르지. 내가 지금도 어디에 있는질 모르니..
Where am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