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소방대원 글 보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봐요..
집사람이랑 이제 갓 만나서 한참 누나동생 하던 시절 이야기니깐.. 대략 2010년 8월쯤? 이었는듯 하네요.
그때 지금의 집사람이랑 저랑 그리고 친한 동생.. 이렇게 셋이서 모여서 놀기로 해서
저녁에 대구역에서 만나기로 했었습니다.
만나고.. 어디서 놀까 정한 후에 출발직전, 전 볼일이 급해 잠시 화장실을 들렸었구요.
화장실을 나갈려고 보니 밖이 뭔가 웅성웅성합니다.
나가서 봤더니 사람들이 둥글게 서서 뭔가를 보고 있더군요.
저도 얼른 일행에 합류해 사람들이 뭘 보고 있나 해서 봤더만....
거기에 어떤 노숙자 아저씨가 뒤로 누워서 쓰러져있는데.. 머리에서 엄청난양의 피가 흘러내리고 있더군요.
그리고 노숙자 옆에 서있는 대구역 직원 2명... 멀뚱멀뚱 서있습니다.....
전 황당해서 '병원엔 신고한건가? 저 사람들 왜 가만히 있지?' 라고 일행에게 슬쩍 물어봤더니
'쓰러지자마자 저 아저씨 달려왔는데.. 오자마자 짜증부터 내더라. 일단 신고는 한듯한데 이런일이 엄청나게 자주 있었나봐'
그리고 얼마 안되서 구급대원들이 와서 들것에 노숙자 실고 나갔고.. 사람들은 다들 흩어졌습니다.
그 대구역 직원 아저씨도 제 옆을 지나갔는데.. 그때 내뱉은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아 x발 짜증나죽겠네 저 아저씨는 왜 자꾸 저런데?'................
여튼 지금도 멍~~한 그때의 기억이지만.. 뭔가 사람의 여러가지 면을 보게 되었다고 해야 하나..?
그 노숙자 아저씨 이야기도 그 뒤로 들은적도 없고.. 잘 살아는 계신지 궁금하네요
새끼손톱 길이만큼 째져도 머리카락을 따라서 피가 뚝뚝 떨어질정도로 흘러 내릴때도 있음
아마 그 노숙자분도 응급실 가서 머리 엑스레이 찍고 스테이플 몇방 박고 6시간쯤 관찰하다가 환자 요구로 퇴원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