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부대에서 관심병사 이야기가 나오면
다들 "아놔 그 x끼 때문에 내가 어쩌구 저쩌구~~~" 이렇게 흘러가는게 정상이지만
우리부대는 달랐다.... "와~ 나 진짜 그 x끼 때문에 그나마 군생활 좀 즐겁게 한거 같다니깐~" 할 정도..
어떤 인간이었냐 하면....................
일단 이녀석 전입왔을땐 우리중대가 아닌 타 중대라서 나도 소문만 들었는데..
전입왔을때부터 뭔가 어리버리 했었다 함.
어느정도 적응하고 슬슬 일과도 시작하고 그럴시기였는데
얘가 오전 일과는 무사히 받았음.. 근데 사실 그 날이 엄청 더운 여름이었던지라.. 오후 일과는 하기 싫었나봄.
점심먹고 좀 쉬다가 선임들이 이제 가자~ 했는데 얘가 안 일어나고 계속 앉아있음.
선임들이 '너 안가냐?' 했더만 '....가기 싫습니다..' 하면서 뻐팅김..-_-;;
선임들이 입에 거품물려고 하자.. 갑자기 관물대에서 손톱깎이를 꺼내더만
그 뭉퉁그리한 칼? 그걸로 손목을 긁는 행위를 막 하기 시작!!!!;;
이쯤되면 그냥 흔하디 흔한 관심병사겠지만... 이 녀석은 그 뒤의 행동이 달랐음..
그때 소대장 뛰어오고 중대장 뛰어오고 난리가 났는데
이 녀석이 중대장을 보고 제일 먼저 소리친 말이.. '..............축구가 하고 싶습니다!!!'
전부다 벙~쪄가지고 가만히 있으니 이놈이 또 다시 손목 긁는 행위를 또 시작;;;
결국 중대장 "아놔... 전 병사 다 축구 시켜=_=" 그날은 전 중대원 축구파티;
그날 저녁 그 병사만 따로 불려나가길래 혼나나 싶었는데 의외로 조용함.
그 뒤로 가끔 뜬금없이 축구파티가 벌여지만 우리 중대원은 '아.. 또 그놈이구나..' 했었음..
나중에 내가 병장달때쯤 그때 그 문제 관심병사의 소대장이었던 사람이 우리 소대 소대장으로 왔음.
그래서 그 관심병사에 대해서 물어볼 기회가 생겼었는데..
일단 요약해보자면..
1. 평소엔 그냥 착실하고 일 잘하는 병사
2. 가끔 똘끼가 충만해지면 다 내팽개치고 자해 시작
3. 모든걸 다 들어준다 해도 소용없음. 원하는건 단 하나 '전 중대원의 축구 시합'
4. 그나마 다행인건 그 똘끼가 자주 오는게 아니고 가끔씩 온다는것.. 보통 보름에 한번정도..?
5. 그래서 그런지 대대장도 중대장도 크게 터치를 안한듯. 괜히 문제 일으키는건 서로가 원치 않으니..
6. 가끔 일과시간이 아닌 주말에도 그짓 할때가 있었는데 '나가서 목욕하고 싶다고...' =_=;;
7. 우리 부대옆에 군인 가족들이 사는 아파트와 상가건물, 그리고 목욕탕도 있었는데 주마다 몇몇소대원들 돌아가며 목욕 시작..
(우리 중대는 그때서야 그 행복한 목욕탕이 그 관심병사 덕분이란걸 알게됨..)
8. 이쯤되니 갑자기 이 관심병사는 부대 내에서 관심천사로 통하기 시작;;;;;;;;
사실 모든 부대원들은 다 좋아했었는데.. 소대장 중대장 입장에선 정말 똥줄 타들어가는 병사였다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