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 죄송합니다 간 안볼게요.. (굽신)
아래 글에서 이어집니다....
백일휴가 첫날.
전 집에서 못다한 와우를 하며 오닉시아 둥지에서 오닉 브레스를 동방제과처럼 피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정지시켜뒀던 제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더군요.
'친구놈들인가?' 하고 받았더니... 왠일? 여친입니다.
여친 : 지금 나올수 있음?
나 : 지금? 지금은 좀 힘든데....(막공 돌아야해!)
여친 : ..................................나 요즘 힘든거 알지?
나 : ..............역시나였냐?
여친 : 나랑 계속 연락 주고받고 싶으면 나와줘.. 우리집 앞에서 기다릴께.
나 : ...................그래 일단 알겠다.
....... 감이 옵니다.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아야 하는법. 흐지부지한 마무리는 저도 원치 않았기에 나갑니다.
버스에서 내리고... 여친이 사는 아파트 단지 입구로 가는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있는데.....
횡단보도 건너편에 여친이 있습니다. 그냥 무표정하게요.
저랑 눈이 마주칩니다. 이내 고개를 돌리네요.
그리고 옆에... 그 횡단보도에 가끔 있는 차량 진입금지 시키는 그 파이프? 거기에 어떤 남자가 앉아있는데
그 남자 무릎에 앉네요. 그리고 키스를 합니다. 마치 저 보란듯이....
키스 도중 살짝 저를 보는 그 여친의 눈빛은 아직도 잊을수가 없군요..
순간 정신이 멍~~ 해지는데... 정신을 차리고보니 그세 신호가 바뀌고 전 걸어가고 있었더군요 ㅋㅋ
아마 주변 사람들이 걸어가니 무심코 따라 건너버린걸지도...
정신 차린 후 저는 속으로 '에라이 내가 이걸 왜 건넜지;;' 하면서 엄청 자책했지만
횡단보도 한가운데서 갑자기 돌아서는것도 뭔가 이상해서.. 신호도 바뀌기 직전이고..
어쩔수 없이 일단 건넙니다..
나 : .............왜 오라 했냐?
여친 : 응? 그냥 ㅋㅋㅋㅋㅋㅋ
나 : ......................이럴려고 부른거냐?
여친 : 아니, 그냥 다 같이 술 한잔 하자고 ㅋㅋ
.........둘러보니 여친의 새로운 남친으로 보이는 남자 외 몇몇 다른 애들도 있더군요.
여친 말로는 다 같이 술 마시러 가는데 갑자기 제 생각이 나서 불렀답니다.
그때 갑자기 여친 휴대폰에 전화가 옵니다.
이래저래 통화를 하더만...............갑자기 집에 가야 한다네요. 친구들 단체로 우르르 해산;;;
전 속으로 '시x 내가 무슨 동물원 원숭이도 아니고.. x바 시x....' 이러면서 돌아설려는데
그 새로운 남친이 절 붙잡습니다.
새남친 : .......잠시만요
나 : ........왜요?
새남친 : 대충 알겠어요.. 저도 방금 이해가 됐네요.
나 : 그럼 볼일 없습니다. 전 가볼게요.
새남친 : 제가 죄송해서 그래요.. 남자맘은 남자가 잘 아니깐.. 이렇게 된거 둘이서 같이 술한잔 해요.
나 : ............네 갑시다..
그렇게 한 여자를 둘러싼 전 남친과 새 남친의 술자리가 탄생했는데.....
정말 별의 별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그렇게 나쁜 남자는 아니더군요. 먼저 꼬리친것도 아니구요.
그 대신 전 여친의 여러가지 모습을 볼수 있었답니다.
먼저, 그 남자 말로는 친구들 사이에서 제 존재는 '없었답니다'.
500일 가까이 사겼는데... 그 누구도 전 여친에게 남친이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하더군요.
오늘도 그냥 아는 오빠 부른거라며.. 딱 그정도로만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전여친과의 관계도 고등학교 동창이었고 계속 만나왔던 친구들 그룹이었다네요.
그럼 너네둘은 언제 사귄거냐 물어보니... 날짜를 말해주는데...
그 날은 제가 군대 면회날이었습니다..
네..........아침에 전화 받았다는 그 낯선 남자가 이 녀석이었더군요.
전날밤에 둘이서 여친 집에서 술마시다가... 관계 가지고 아침에 전화 받은거랍니다.
그리고 그 날 밤 친구들끼리 술 마시면서 둘이 사귀는걸 공개했다더군요.
즉, 이 여자는 친구들과 술 마시던 자리에서 제 전화를 받으며 저랑 계속 사귀는 연기를 하다가
전화를 끊자마자 이 남자랑 사귄다고 공개한겁니다...ㅋㅋㅋㅋㅋ 완전 막장 스토리였죠.
전 이미 모든걸 다 포기했기에.. 그냥 둘이서 잘 사귀라고 했습니다.
제가 알던거 몇개 알려주고.. 얘는 이런거 좋아하고 이런거 싫어하니 잘해보라고...
(차후에 제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니 'ㅋㅋㅋ 니가 무슨 여친소 차태현이냨ㅋㅋ' 라던데.. 전 여친소를 안 봤어요;;)
그 뒤로 연락 끊고 휴가 복귀를 합니다.
웃긴게 휴가 복귀하는 부모님 차 안에서.. 그 여친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받아보니 '야 x바 니가 걔한테 내 이야기 이것저것 다했냐' 라면서 성질을 부리는데.. 그냥 무시하고 끊었습니다.. ㅋㅋ
그뒤로 전역후 전 '망할 여자는 다 요물이야!!' 하다가.... 운좋게 지금의 집사람을 만났네요.
여기까지가 저의 전 여친 이야기였습니다..!!! ...이제 간 안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