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전여친 글 쓰다가.. 어떤분이 댓글로 작가의 소양이 보이신다길래-_-;;;;
예전에 한참 게임하면서 글 적었던게 기억나서.. 올만에 한번 구글신!에게 검색을 부탁해봤더니....뜨네요..?!?!
(어차피 이 사람 내 글 불펌했으니 아뒤 안 가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 쓸 당시엔.. 와우메카에 여러번 적었었는데 사이트 폭파되고 다 사라진줄 알았지만
고맙게도.. 이래저래 퍼트려주신 분들 덕분에 아직도 검색이 되다니.. ㅠㅠ
그냥 추억삼아 밑에 원본글도 올려봐요.
오리지날때부터 해오신 호드 유저분들은.. 공감하실지도..?
※ 이 글은 필자가 겪을 일을 바탕으로 적은 글입니다.
2006년 1월..
제가 군대에 입대하기 거의 한달전쯤인가..
그렇게 좋아했던 와우.. 이제 2년간 거의 못하게 된다는 생각에..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전.. 컨트롤이 되는것도 아니고.. 아이템이 좋은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4대인던 파템셋 4피스차고 있는..
오그리마 은행 위에서 돌던지면 맞는다는 그 흔하디 흔한 도적이었다죠.
순간, 제 머리속으로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답니다..
'그래 그거야..'
바로 와우를 접속, 법사 부케를 만들었답니다.
'아이디는 멀로 하지..? ...친구들이 나보고.. 미쳤다고 하겠지..?
그래.. 미치광이 마법사.. Lunatic Mage라고 짓자!'
그렇게 해서.. 저만의 프로젝트를 실행시켜줄 멋진 부케 법사가 탄생했습니다.
미친듯이 렙업했습니다. 정말.. 아이디처럼 미친듯이요.
대략 몇시간만에 거의 20대 중반까지 올릴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본케 도적으로 접했습니다. 그리고 경매장으로 달려가 엄청난 양의 옷감들을 샀죠.
그리곤 아까 만들었던 부케 법사에게로 다 옮겼답니다.
부케 전문기술을 재봉으로 배운 후, 숙련을 올린 다음 수없이 많은 비단가방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불모의 땅으로 날라가서 공챗을 날렸답니다.
'와우 첨 시작하신.. 초보분들, 제가 가방이라도 도와드릴께요.
10칸가방 필요하신분 저 톱니항에 숨어있으니 저 찾으시면 가방 드릴께요~'
비록 초라한 비단가방일 뿐이지만 그냥 가방을 뿌리면.. 사람들의 흥미가 떨어지고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데 받으러 오는 사람이 생길까봐
별 시원찮은 술래잡기도 준비한 나..
하지만 들려오는 공챗은 제 마음을 한순간에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답니다.
'ㅋㅋ 요즘 누가 10칸가방써요.. 저렙들도 죄다 14칸가방 들고 다니던데'
바로 와우를 끄고 몇일간 접속을 안했다죠.
그러다가 어쩌다 친구가 불러서 들어간 와우.
클릭 실수로 부케로 들어가고.. 불모의 땅에 떨어진 내 케릭. 그리고 들려온 공챗..
'와우 초보라 퀘스트가 너무 어렵네요 ㅠㅠ 누가 같이 파티 해주실분?'
하지만 답변은 그 누구도 없었다죠.
전 조용히 그분에게 귓말을 날렸습니다.
'저기.. 가방이라도 필요하시면 제가 드릴까요..? 뭐.. 10칸 가방밖에 없어서;;
그래도 필요하시면 저한테 오세요..'
그분은 저에게 왔답니다. 그리고는 그러더군요.
겜방에서 사람들이 와우하는게 너무 잼있어보여서 자기도 했는데.. 혼자 하기는 너무 어렵다고..
자기에게 도움을 준.. 심지어 말이라도 걸어준 사람이 제가 첨이라고.. 너무 기쁘다고..
그래도 자기 케릭이 법사라고.. 지능 버프를 걸고 또 걸어주더군요..
그때부터.. 괜한 뿌듯함에.. 하루에 비단가방 20개씩 꼬박꼬박 초보분들에게 뿌렸답니다.
그리곤 입대.. 그리고 백일휴가..
또다시 접속한 부케.. 늦은 새벽이었는데 역시나 크로스로드에는 사람들로 북적했습니다.
그리고 들려오는 채팅..
대략 내용을 추려보니.. 초보분들끼리 모여서 자기들만의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있더군요.
조용히 본케 도적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그분들께 물어봤었죠.
'님들 와우 시작하신지 얼마 안되신모양이네요..?'
그렇게 시작된 3명의 대화는.. 시간 가는줄 몰랐답니다.
대략 1시간의 대화를 끝으로.. 전 그 분들이 정말 초보란걸 알수 있었습니다.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 바로와이번 타고 오그리마로 날라갔다죠.
전사였던 한분.. 그리고 주술사였던 한분..
그분들을 위해.. 전사분에겐 초반 파템 양손무기를.. 주술사분에겐 초반 파템 방패를 사드리고,
14칸 가방 각각 2개씩.. 그리고 30골드 지원해드리고 왔답니다.
그분들.. 자기도 만렙되면 꼭 초보들 돕겠다고 말했었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다시 군대로 복귀한 후.. 군대에서 새롭게 전사에 눈을 뜬 저는
다음번 나온 휴가때 그랑로제라는 오크 전사를 키웠습니다.
비록 초반엔 힘들고 버거운 사냥이었지만 재미있게 키우다보니 어느세 불모의 땅으로까지 왔더라구요.
묵묵히 수많은 새로운 퀘스트들을 받고 사냥 코스를 짜고 있었는데
어느 처음보는 분께서 저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저기요, 님 혹시 와우 초보신가요..?'
초..초보? 흠.. 뭐 전사는 첨이니 초보라 해야 하나.. '네 초보 맞아요 ^^;'
'그럼.. 잠시만요' 그리고는 달려가는 그 사람..
약 5분 후, 그 분은 제 앞에 다시 오셨답니다. 그리고는 뜨는 거래창.
거래창엔.. 왠 낯익은 가방이 2개 올라가 있었답니다.. 초라한 비단가방 2개..
'저도 이거 초보때 어떤 유저분께 받은건데.. 너무 고마워서 차마 버리지도 못하겠더라구요 ^^;
그분이 헤어질때 저보고 나중에 저같은 초보 만나면 꼭 그 가방 주랬는데
지금이 딱 그때인듯 하네요^^'
그 가방에는 분명히 적혀있었습니다. <제작자 : Lunaticmage> ...
순간 울컥하는 마음을 달래느라.. 너무 힘들었다죠.
비록 저는 그때 그 꿈을 다 이루지 못하고.. 군대라는곳을 향해 떠났지만
왠지 원피스에 나오는 명대사가 떠올랐다죠..
이어받는 자가 있다면.. 내가 사라져도 내 꿈은 이루어진다..
군대를 전역하고, 다시금 와우를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있어 예전 제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있던 불모의 땅과 크로스로드를 제일 먼저 찾아봤지만
왠지 모르게 예전 그 느낌은 찾을수가 없었답니다. 뭔가 삭막한 기분이랄까.
하지만 마치.. 미개척지를 바라보고 있는 모험가의 기분처럼.. 뭔가 오묘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그래.. 아직도 늦지 않았어. 다시 예전의 그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그런 불모의 땅을 만들어 보자..'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비록 서로간의 불신과 비매너.. 재미없는 게임 속 세상이지만
아직 그 속에는 우리들의 따뜻한 온정이 남아있으니깐요.
우리들의 작고 사소한 관심 하나하나가 따뜻한 와우를 만들어 가는거랍니다.
오늘도 필자는 불모의 땅으로 찾아가
뭔가 힘들어보이는 유저가 주변에 있다면 조용히 다가가서 물어봅니다.
'혹시.. 와우 처음 시작하시는 초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