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전혀 전혀 몰랐습니다.
솔직히 가족끼리는 생일 그렇게 많이 안 챙기잖아요 ㅎㅎ;;
원래 제 생일은 6월달이지만 주민번호상은 7월달이고
막내누나 생일과는 이틀차이라 그냥 겸사겸사 같이..(라고 해봤자 챙기는건 없지만) 보냈었는데
부모님이 그날 여행을 잡으셨더군요..... 그리고 저도 같이 끌고가실 계획까지..=_=
덕분에 약속 있었던거 다 캔슬하고 여행 가이드 하다 왔습니다;;;
거제도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부모님 여행계획은 거제도가 아니었지만 어찌어찌 이야기 하다보니 거제도로 가게 되었네요.
사실..... 우리 가족 가난합니다 ㅎㅎㅎ
저도 결혼할때 부모님에게 당연히 손 못 벌리고.. 저도 돈 없고..
신혼여행은 그래도 해외로 가야 하는데... 하필이면 집사람이 동남아에서 살다가 왔고;;;
저 멀리 유럽이나 하와이 이런곳은 못가고.. 집사람보고 나중에 돈 벌면 좋은데 꼭 가자! 라며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며 갔던 신혼여행이 거제도였습니다.
솔직히 계획이 어디 있겠나요. 목적이 뭐가 있겠나요.
차 없는 뚜벅이는 길도 모르지만 여행도 안다니니 좋은 장소들도 몰랐고
돈 없어서 쪽팔리게 국내여행 가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장소 추천도 못받으니 좋은 장소도 몰랐고..
어쩌다가 블로그에 대구에서 거제로 버스타고 여행 다녀온 글이 있길래 진짜 그거대로 똑같이
중간중간 상황 봐가면서 할껀 더 하고 쉴껀 더 쉬고 그렇게 여행 다녀왔었는데
그때 저희 부모님은 나름대로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으셨던듯 합니다..
하나 있는 아들 신혼여행 좋은데도 못 보낸다고 말이죠.
물론 나중에 저도 돈 벌고 첨으로 해외여행갈땐 부모님이 용돈도 몇십만원 챙겨도 주셨지만
그때 상처는 아물지 않았었나봐요.
이번 여행갈때 부모님이 저보고 계획 한번 세워보라고 하시더군요.
전 지긋이 웃으며 그때 그렇게 좋았다고 자랑했던 그때 그 코스 완전 똑같이 가보고 싶다고..
집사람과 같이 갔던곳.. 같이 밥 먹었던곳.. 같이 숨쉬며 느꼈던 그런곳들...
이번에 부모님과 똑같이 다녀왔습니다.
집사람이 사진 찍었던곳은 어머니가 사진 찍었고,
저랑 같이 찍었던곳은 아버지 어머니보고 똑같이 포즈 잡고 찍어보자 했고,
그때 저 혼자 찍었던곳은 차마 혼자선 못 찍겠고 경치만 찍고 왔네요 ㅎㅎㅎㅎ
대구 도착하니 친구가 술 마시잡니다.
오랜만에 소주 마시고.. 그때 신혼여행갈때 제가 참고했던 그 블로그..
설마 아직 있겠어? 하면서 검색해보니.. 어라? 아직 있네요?
생각해보니.. 그때 저에게 최고의 추억을 안겨준 그런 글이었는데 고맙다는 댓글도 안 남겼었더라구요.
이참에 술도 마셨겠다 갑자기 용기가 샘솟아서 7년만에 감사 댓글 남기고 왔습니다 ㅎㅎ
오늘밤은 왠지 잠이 잘 올꺼 같아요 ㅎㅎㅎㅎ 꿈에서도 집사람이 와서 저보고 잘했다고 칭찬해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