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이 되고싶었다.
내가 손해보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인상속에 착한 이미지로 남고 싶었다.
가끔 내가 그때 왜 그냥 넘어갔을까 왜 화를 안 냈을까 후회할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남들의 기억속에 난 좋은 사람으로 남아있을꺼라 믿었기에 지금껏 살아왔다.
요즘 시대에는 이런 사람을 호구라고 부른다.
그렇다. 나는 호구가 되고 싶었나보다.
항상 내 마음은 갈등에 휩싸인다.
어떻게하면 호구처럼 안 보일까.. 그래도 내가 하는 행동들이 호구짓이나 다름없는데..
그래. 내가 나를 믿듯이 남도 믿자. 남들은 그렇게 생각 안하겠지.
그런 마인드로 지금껏 살아왔다. .... 아니, 살아왔었다.
물론 손해도 많이 봤다.
짧은 인연만 믿고 돈 빌려줬다가 때인적도 많았다.
그럴때마다 속으로는
'ㅋㅋㅋ 난 진짜 진득한 호구인데 고작 그 푼돈으로 날 버리는거야? 좀 더 쓰고 버리지 ㅋㅋ'
하면서 애써 쿨한척 하지만 마음쏙 한켠이 쓰라린건 역시 어쩔수가 없더라.
어느순간 난 더이상 호구가 아니게 된거 같다.
언제부터 시작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사람들이 나보고 냉정하다고 한다.
난 그저 호구소리 듣기 싫은것 뿐인데.. 그게 냉정한건가..
그게 냉정한거라면 차라리 듣기 좋았다. 더이상 혼자 애간장 태울 필요가 없어졌던거니.
어느세 나도 모르게.. 냉정이라는 단어는 내 마음속 깊은곳에 새겨져 버렸다.
새로운 감정으로 사는 기분은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조금만 집중력을 잃으면 자아를 잃어버리고 술취한 사람마냥 헛소리만 지껄이기 바빳고
이제 난 이도저도 아닌 그저 지나가다 쉽게 만날수 있는 그런 흔한 동네사람1이 되어있었다.
그래도 예전으론 돌아가기 싫더라. 호구보단 동네사람1이 훨신 평가가 좋을테니 말이다.
이제 나도 어느정도 내 감정을 컨트롤할수 있게 된거 같다.
따뜻할땐 따뜻하고.. 냉정할땐 냉정하며.. 호구일땐 마냥 호구처럼 굴고.. 철벽칠땐 확실하게 철벽치고..
역시 세월이 시간이 약인갑다. 신발 없이 맨발로 다니다가 발바닥이 딱딱하게 굳어지는것처럼
내 마음도 외부의 충격에 잘 버티게끔 굳어졌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