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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블레이드] 탑블레이드 외전 [유리 ・ 이바노프] (4) 2008/12/21 PM 01:56
원작 : 아오키 타카오 (青木 たかお)
저자 : 타치모리 메구미 (日明 恩)



- 1999년 겨울

격렬한 충돌음과 동시에, 하늘로 튕겨 오른 팽이는 산산이 부셔졌다. 트레이닝에 열중하던 백 명의 소년들은 일순간 숨을 멈추었는지, 수용소의 경기장들은 쥐죽은 듯 고요해 졌다.
부자연스런 정적.
그 정적을 깬 것은 배틀에서 지고 팽이까지 부셔져 버린 소년의 비명이었다.
허나 그것은 한순간 이었다. 절망적인 외침은 곧 다른 소년들의 소리에 묻혀 지워져 버렸다.
무릎을 꿇고 양손에 팽이의 파편들을 모으고 있는 소년을 뒤로하려는 그때, 웅크리고 있던 소년의 눈동자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 눈에 서린 것은 패배의 슬픔만이 아니었다. 투지의 강한 빛이 숨 쉬고 있었다.
그는 다시 일어선다.
일어서서 단련을 통해 강해지고, 계속 싸워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눈앞의 소년만이 아니다. 이곳에 있는 모두가 그런 것이다.
물론 나 역시 마찬가지다.
“뭘 보는 거야? 유리”
조심스레 말을 건 것은 보리스였다. 뒤에서 머뭇거리며 서있는 것은 알고 있었다.
“눈이다.”
나는 눈에 비춰 보이는 것을 조용히 응답해 주었다.
“그런가.”
보리스 역시 짧은 대답을 돌려주곤 다시 입을 다물었다.


경기장을 울리며 달리는 팽이의 소리. 트레이닝 머신으로 자신을 단련하는 거친 호흡. 보르고프의 권유로 내가 이 수용소에 온 이래 하루라도 거른 적이 없는 일상이다.
눈에 묻힌 세베로드빈스크(Severodvinsk)항구. 그 앞 펼쳐진 백해(白海)까지의 길은 더 하얗게 물들어 있었다.
눈은 거침없이 내리고 있다.
그 아래로 깊이 묻힌 대지를 다시 볼 수 있는 건, 먼 날의 일일 것이다.
아니, 대지 같은 건 이대로 영영 보지 않아도 좋다. 나는 흰 눈에 갇힌, 이 경치가 좋다.
“눈은 좋아.”
입에서 멋대로 흘러나온 말에, 옆에 있던 보리스가 작게 수긍했다. 보리스와 나뿐만이 아니다. 이 수용소에 있는 소년들 대부분이, 이 하얀 세계를 좋아함에 틀림없다.
눈은 모든 것을 덮어 준다.
더러워 질대로 더러워진 대지조차 하얗게 메워주는 것이다.
눈은 차갑고, 몸을 얼게 한다.
하지만 평등하다.
부자에게도 가난한 자에게도
행복한 사람에게도 불행한 사람에게도
차별 없이 내려온다.
그런 눈을, 빈곤이나 불행을 알고 밑바닥 생활로부터 빠져나가기 위해, 여기에 오는 것을 선택한 소년들이 싫어 할리가 없다.
눈은 불행한 기억조차 깊이 묻어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테니까.


나도 행복했던 기억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긍지 높은 군인 이셨던 부친과, 요리가 자랑으로 상냥하고 명랑하셨던 모친. 기억의 바닥에는 따뜻했던 집과, 그 안에서 웃고 있던 자신이 있다. 하지만 그것인 이미 색 바랜 기억에 지나지 않는다.
나라의 체제가 바뀌면서 군인이던 부친은 일자리를 잃었다. 잃은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긍지와 패기도 잃었다.
부친에게 남겨진 것은, 과거의 영광이란 허상에 매달려, 그리워하는 기분 뿐 이었다.
군인으로서, 남편이던 아버지로서-
모든 면에서 훌륭하던 남자는, 순식간에 술에 빠져 아내와 아들인 나에게 이유도 없이 손찌검을 하며, 자기연민에 잠기는 나약한 남자로 바뀌어 버렸다.
그것으로 웃음도 끊어졌다. 상냥하던 모친도 바뀌었다.
항상 슬픔으로 얼룩진 얼굴과, 두려움이란 그림자를 눈동자에 띄우게 되었다. 그런 모친은 반년 만에 모친이길 그만 두었다.
나와 부친을 버리고 혼자 떠나 버린 것이다.





모친의 실종 후. 부친의 폭력은 한층 더 심해졌다. 그럼에도 나는 부친의 곁에 있었다.
어머니는 언젠가 돌아와 줄 것이다. 아버지도 머지않아 원래의 긍지 높고 상냥한 남자로 돌아올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 실낱같은 희망을 가슴에 품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음식이나 술을 조달해도 폭력을 휘두르는 부친의 곁에 있을 수 있었다.
살기 위해서 도둑질은 어느새 일상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때, 나는 보리스와 만났다
보리스 역시 나와 비슷한 경우였다. 그런 탓에 노상에서 만난 순간, 한눈에 의기투합했다.
둘이서 사람을 속여 훔친다.
개선책 같은 건 전혀 없는 수렁의 날들 속이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서로를 의지하며, 서로의 존재에 구해지고 있었다.
한때에 지나지 않았지만, 웃는 얼굴도 되찾았다.
하지만 그 미소는 결국 거짓너머에 있는 환상에 지나지 않았다.

너무 자주 훔친 것인가. 역시나 들켜버렸다. 나와 보리스는 정육점의 주인이 설치한 함정에 걸려, 도망갈 장소를 잃어 버렸다.
빈곤한 거리에선 법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잡혀도 경찰에 넘겨지지 않는다. 단지 잔인한 대우를 받을 뿐.

(이젠 끝났다.)

모든 걸 단념한 순간, 우리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은 남자. 그것이 보르고프였다.
당시의 보르고프는 어떤 목적의 달성을 위해서, 운동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을 러시아 곳곳에서 모으고 있었다.
목적이 무엇인지 모를 보르고프의 권유에 나는 혼란스러웠다.
방탕하고 폭력적이지만, 부친인 남자와 언젠가 돌아올지도 모를 모친의 얼굴이 머릿속을 가득 매웠다.
희미하지만 행복했던 기억에, 나는 매달리려고 했다. 하지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쓰레기투성이의 돌계단과 구멍 난 구두 사이로 보인 더러운 긴 발톱. -
현실이었다.
그리고 지금, 나와 보리스는 여기에 있다. 강해지기 위해서, 베이블레이드로 세계를 바로잡기 위해서, 보르고프가 만든 수용소에 있다.





“뭐를 보고 있는 거야? 유리”
보리스가 같은 것을 되물었다. 시선을 살짝 돌려 보리스의 얼굴을 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약간이었지만, 불안이 엿보였다.
그 질문은 ‘내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같은 시각적인 일이 아니란 것을 알았다.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사실은 그렇게 묻고 싶었음에 틀림없다.
확실히 수용소에 있으면 이전과 같이 굶는 일도, 추위에 떨 것도 없다. 안심하고 잘 수도 있다. 이전의 생활과 비교해 본다면 천국이라 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강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최강의 블레이더를 양성하기 위해서 모아진 아이들의 수는, 천명을 간단히 넘는다.
보리스는 불안해하고 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훈련과 싸움의 날들. 단련을 하고 계속 이기지 않으면 안 되는 매일이.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불안 따윈 없다. 내가 지는 것은 있을 수 없단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나는 누구보다 강하니까.
나는 보리스에게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미래다.”
베이블레이드로 세계를 바로 잡는다. 그 미래만이, 내 앞에 펼쳐져 있는 미래다.
“....그렇지?”
보리스는 수긍했다. 그 얼굴에 더 이상 불안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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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가 후기

유리 이바노프는 주인공 강민의 최강의 적으로서 등장시켰습니다.
캐릭터 설정을 하고 있던 시점 (2000년 하경)로부터 마음에 든 등장 인물의 혼자서 자라난 내력이나 슬픈 과거의 에피소드 등, 많은 아이디어가 곧 바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머지 않아 원작 만화에 그리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결국 그것은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이 작품은 단행본 12권 결말에 싣는 것으로 생각해서 2003년 가을에 소설가 '타치모리 메구미'씨에게 아이디어를 전해 소설화 해준 것입니다.
덧붙여 일러스트도 그때 그린것입니다.


만화와는 조금 색다른 세계관을 즐기실수 있으셨다면 다행입니다.

아오키 타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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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이란거... 힘드네요. ㅇ_ㅇ

그나저나 만화에 실을 수 없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를 알겠습니다 -ㅅ-;

밝은 소년만화 속에서 너무 어두운전개;


(중간에 나오는 국가의 체제변경은 소련이 해체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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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國人★    친구신청

보리스가 누구였는지 기억이 안 남 'ㅅ'

갸렌야돈    친구신청

ㄴ시보그 쓰는넘 아닌가요 고래 성수 ^^;

드래이커    친구신청

유리... 내가 탑블레이드를 보게만든 원인!
필살기 얼음폭풍인가? 그거 보겠다고 쭉~ 봤던게 기억나네 ㅎㅎ

히로유시니지    친구신청

시보그는 세르게이에요 ㅜㅜㅜ 보리스는 하보그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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