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핀란드 대신 덴마크에서 배우자고 제안한다. 북유럽 국가들은 거기가 거기 같지만, 내 짧은 안목으로 판단하기에 핀란드와 덴마크는 여러 모로 굉장히 다르다. 덴마크는 복지 '국가'가 아니라 복지 '사회'인 것이다. 인간의 행복을 국가가 돈으로써 책임져 주는 것과 사회가 인간관계로써 떠받쳐 주는 것은 하늘과 땅처럼 다르지 않겠는가.
덴마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내가 흠모해마지 않는 충청남도 홍성의 풀무학교 전공부가 덴마크의 '시민대학'(folke heue skole)을 본보기로 하여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였다. 덴마크가 국민 행복도 세계 1위라는 사실은 내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않았지만, 1973년 석유 파동 이후에 너도 나도 핵 발전으로 몰려갈 때, 덴마크는 재생 가능 에너지 체제로 전환하였다는 사실은 굉장한 충격이었다.
그것도 정부의 핵 발전 추진에 맞서서 풀뿌리 민중들이 합의회의라는 거점을 통해 오랫동안 공부하고 토론해서 모아낸 힘을 바탕으로 이루어냈다는 사실 때문에 더더욱 그러했다. 이런 나라가 있을 수 있다니. 덴마크에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덴마크 자유 교육>(송순재·고병헌·카를 에기디우스 엮음, 민들레 펴냄)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덴마크와 '자유'
▲ <덴마크 자유 교육>(송순재·고병헌·카를 에기디우스 엮음, 민들레 펴냄). ⓒ민들레
btn
덴마크의 공교육 제도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굉장히 독특한 흐름이 있다. 대안 교육이 공교육의 커다란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교육과 관련해서 모든 것이 굉장히 자유롭다. 의무 교육 기간인 9년 동안 아이들이 다니는 공립기초학교(folke skole)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안 학교에 보내면 된다. 아무런 제재나 불이익이 없다. 큰 결단이 요구되지도 않고, 경제적 부담을 질 필요도 없다. 대안 학교에도 공교육 학교와 거의 똑같은 지원을 해 주기 때문이다.
이런 자유학교(frie skole)가 전체 학생의 13%를 포괄한다. 우리처럼 여덟 살부터 스무 살이 될 때까지 좋든 싫든 12년간 쉼 없이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된다. 14세부터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 동안 공교육 트랙에서 빠져 나와 음악, 스포츠, 미술, 목공을 거의 전문가적인 수준까지 가르쳐주는 학교에서 생활할 수 있다.
바로 자유중등학교(efter skole)이다. 이 학교는 기숙형이어서 생활을 스스로 꾸려가는 법을 배우고, 풍부한 대화와 상호 작용을 통해 예민한 청소년기의 자아 형성에 대단히 소중한 역할을 한다. 핀란드 청소년 세 명 중 한 명은 이 학교를 거쳐 간다. 어른이 되어서도 시민대학(folke heue skole)에서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공부를 할 수 있다. 이들 학교에 국가는 공공 재정으로 75%의 수준의 교육비를 보조해 주지만, 일절 간섭하지 않는다.
덴마크 교육은 자유롭기 때문에 다양하고 풍부하다. 공교육 학교도 대안 학교도 마음에 들지 않고, 아이의 지적 성장을 원하는 부모라면 실업학교(real skole)로 보낼 수 있다. 예술과 영성 교육을 원하는 부모라면 발도르프 학교에 보낼 수 있다. 그리고 이슬람계 이민자 학교를 포함한 온갖 종류의 소수자 학교가 있다.
종교 기관과 노동조합, NGO들은 자신의 이념에 따라 얼마든지 학교를 설립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받고 있다. 신나치주의자들의 학교 설립도, 진화론 대신 창조론을 가르치는 학교도 어쨌든 설립과 운영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를 통해 우리는 덴마크 사회의 수준을 생각하게 된다.
신나치주의자들의 존재를 '인정'함으로써, 사회가 그것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건강하고 튼튼한 사회의 자신감이다. 그들은 나치즘을 인정하는 것이, 나치즘을 두 번 다시 살아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효율적인 길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덴마크 교육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주제어가 있다면 그것은 '자유'이다. 자유란, 150년 전, 프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패배하여 비옥한 국토를 잃고 비참에 빠져있던 덴마크를 일떠세운 사상가 니콜라이 그룬트비(1783~1872년)의 핵심 주제이기도 하다.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게 나아가는 삶', '참된 삶의 바탕으로서의 자유'. 바로 이 자유가 덴마크의 오늘을 만들어낸 것이다.
덴마크는 무상교육,무상의료인 국가입니다. 18세가 되면 투표권이 주어지며, 대학생같은 경우
한달에 국가에서 100만원이 나옵니다. 이유는 알바같은거 하지 말고 학업에 매진하라는 것이죠.
18세부터 투표하기때문에 정치가들은 젊은이들을 위한 여러 정책을 추진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덴마크는 투표율이 80%를 밑돈적이 없을 정도로 선거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의료에 대해 주목할 만한 것은 가정의(家庭 医) 가 발달되어 있는데요. 우리말로 동네병원이죠.
감기걸렸다고 해서 종합병원에 곧바로 갈수 없습니다. 동네병원가서 우선 진찰,진료를 받고
의사가 종합병원가야겠다고 판단되면 소개서를 써줍니다. 이 소개서가 없으면 종합병원에서
진찰받을 수 없습니다. 즉, 필터링 역활을 하는 것이죠. 동네병원 오는 환자의 80%가 일반감기라고 하더군요. 재밌는 것은 감기라고 해서 약 이나 주사를 놔주지 않습니다. 집에 가서 쉬라고 하며, 될 수 있으면 약처방을 안 할려고 합니다. 종합병원에 가야되는 경우에는 교통비도 지불됩니다.
덴마크에도 여러 정당이 있고, 때론 정권이 교체되기도 하지만, 고복지-고부담 정책기조는 한번도 바뀐적이 없으며, 국민들의 절대적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나라가 비만과 싸움중이라 하든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