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별초> 다음엔 무조건 <프리스트> 연재다 ”
아무래도 <프리스트>가 할리우드에서 엉망진창인 상태로 영상화되어서
그에 대한 고민이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사람들의 선입관 같다. 내가 당연히 영화 <프리스트> 때문에 슬프거나 실망했을 거라고.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자. 만약 영화 <프리스트>가 엄청 잘 나와서 인기를 얻었다면?
지금 사람들이 <아이언맨>이라고 하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떠올리지
원작 만화가를 떠올리진 않지 않나. 당연히 처음엔 실망이 컸지만 이후엔 작가 입장에서
전화위복이 되는 게 있다. 역시 원작이 좋았어, 라는 반응이 남을 수도 있고,
소리 소문 없이 잊히면서 조용히 다시 시작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고.
그건 <프리스트> 연재를 다시 시작할 거란 뜻인가.
<삼별초> 다음엔 무조건 <프리스트> 연재다.
무조건이란 건?
일종의 원죄 같은 거다. 사실 그런 생각도 했다.
내가 잘할 자신이 없다면 그냥 미완으로 끝내도 되는 것 아닐까.
그런데 이게 계속 다른 작품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미완으로
끝낸 작품이 꽤 많아 악명이 생겼다.
물론 작품마다 각각의 이유가 있었던 거지만 기본적으로 그 근원엔
<프리스트>를 끝내지 못했다는 트라우마가 있었다.
그래서 정리가 필요했고. 한동안은 <프리스트>가 내 것이 아니었다.
영화사 것이고 출판사 것이고.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해볼 여지가 없었는데
이제 자질구레한 계약 정리가 다 됐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어느 정도 사람들에게 잊히기도 했고.
출판물과 웹툰 연재를 동시에 진행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