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개통하고 왔습니다
장세척약을 먹는게 고역이었음
그나마 비싸지만 양 적은 2리터짜리를 먹어서 고통은 덜했다 할 수 있지만
전날 저녁에 1리터 어제 아침에 1리터 먹는게 완전 지옥
맛은 조금 걸쭉한 포카리 스웨트 + 레몬향 이었는데
식감도 식감이거니와 약이라고 생각하고 먹으니 정말 먹기가 싫어져서 더 힘들었어요
먹고나서 검사직전까지 물똥만 좍좍
병원에 가서는 내시경 하는 도중 무슨 잠꼬대를 할지 몰라 수면을 할지 안할지 고민했는데
어차피 한번 보고 말 사람들이라 수면으로 결정
곤히 잠든 사이에 쑤컹쑤컹 내시경에 능욕당하고 왔네요
마취를 처음 해본거라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이런거구나 라고 느끼기도 전에 약 투입 후 바로 픽 하고 잠들었던듯
문제는 약이 좀 모질랐는지 끝날때쯔음해서 셀프기상
잠결에 잘못 들었는지 찌걱찌걱하는 소리가 들리며 뭔가가 내 몸속을 휘젓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아... 하면서 탄식이 나왔는데 간호사들이 다 끝났다며 저를 달래기 시작
몰랐으면 좋았을 경험을 해버렸어요
약 좀 더 쓰지 이 양반들아
깨어난 직후엔 바로 움직이진 못하고 침대째로 회복실로 옮겨져서 좀 더 눈 붙이라고 하는데
이런 불쾌한 경험을 해놓고 편히 잘 수 있을리가 없잖아요
몽롱한 상태로 멍때리고 있는 와중에 제가 조금전까지 있던 곳에서 다른 사람들의 비명이 들려오더군요
그러게 약 좀 더 쓰지 이 양반들아
한숨 더 자고 일어나 옷 갈아입고 의사양반과 면담을 했는데
능욕하며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친절히 설명
다행히 장에는 문제가 없는데 위내시경중 식도염을 발견했다고 하더라구요
장에 문제가 없는데 왜 난 똥을 시원하게 싸지 못하는 것인가...
근본적인 해결은 안된것 같지만 몸에 이상이 있는건가 하며 불안해했던 것들은 어느정도 해소가 되었습니다
식도염을 발견했기도 했으니 이번 기회에 건강을 위해 식습관도 바꿔보고 치료에 전념해보려구요
두번은 하기 싫은 경험이었는데(쑤컹쑤컹 느낌보다는 전날 약먹는게...)
만약 고민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한번 해보시라고 권유 정도는 해볼만 한것 같습니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몸에 대한 고민(병)이 사라진다는게 이렇게 후련한줄은 몰랐네요
그러게 약 좀 더 쓰지 이 양반들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