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충북대팀, 쌍성 둘레 도는 행성 첫 발견
9년간 관측 성과…영화 ‘스타워즈’에 나오기도
서로 중력에 잡혀 마주보며 맴도는 두 별(쌍성)의 둘레를 공전하는 외계행성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발견됐다.
한국천문연구원 이재우·김승리 박사와 충북대 김천휘 교수 연구팀은 5일 “쌍성은 두 별의 질량중심 둘레를 (손을 맞잡은 듯이 마주보며) 도는데, 처녀자리 방향으로 59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쌍성계(HW Vir)에서 그 둘레를 공전하는 2개의 외계행성을 발견해 국제학술지 <천문학 저널> 2월호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1994년에 행성을 지닌 별이 더 큰 별의 중력에 포획돼 생긴 쌍성계에서 행성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본래 있던 쌍성계의 진화과정에서 살아남은 행성들이 발견된 건 처음이다. 연구팀은 소백산천문대와 충북대 망원경으로 2000년부터 9년 동안 관측해 얻은 영상 데이터에서 두 별만 있을 때와는 다른 미세한 별빛 주기 변이를 찾아내 행성들의 존재를 밝혀냈다.
이재우 박사는 “이번에 발견한 외계행성들은 각각 9.1년과 15.8년의 주기로 쌍성계의 질량중심 둘레를 공전하며 질량은 각각 목성의 8.5배와 19.2배, 표면온도는 -3도와 -43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쌍성은 영화 <스타워즈>에도 잠깐 나오는데,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의 고향 행성인 ‘타투인’에서 태양 2개가 동시에 지는 장면이 등장한다.
지금까지 태양계 밖 외계행성은 330개 가량 발견됐으며 국내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까지 모두 6개다. 천문학자들은 별만 있을 때와는 다른 별의 운동 방식과 빛의 차이를 찾아내는 등의 방법으로, 빛을 내지 않아 보이지 않는 행성들의 존재를 발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