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판타지'라고 하면 그 본래의 뜻인 '공상'과는 다르게 우리는 너무나 '전형적인' 것들을 떠올린다.
검과 마법, 중세시대의 성들과 신분제도, 갑옷과 로브, 엘프, 드워프, 오크, 드래곤......
이런 것들이 정말 '판타지'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물론, 처음에 저런 아이디어가 나오고 그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될 때는 분명 그것들이 '판타지'로서 작용하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반지의 제왕이 나온 지도 어언 수십 년이 지났다. 이제 '판타지'는 우리의 의식속에 어떠한 형태로 고착화되어 있다.
물론 저런 것들이 이제 때지난 퇴물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Fantasy(공상)'이라는 뜻에 걸맞는 판타지는 이제 나올 수 없는 것인가 돌아본다. 지금의 판타지가 나타내는 것들은 단어 자체의 의미에 비해 너무 협소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