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보고 왔는데..... 그래픽이나 전투씬은 훌륭합니다. 박력있구요. 어두운 장면을 걱정하긴 했지만 괴수가 형광무늬가 있어서 그렇게까지 안보이진 않고, 몇몇 장면은 좀 보기 힘들긴 했습니다.
스토리는.... 글쎄요. 여러 거대로봇물, 특촬물이나 거대괴수물이 재미있는 이유는 물론 그 스케일도 있지만 그것들이 한편의 '영웅적 서사시'를 나타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막강한 적을 막강한 영웅이 차례차례 때려부수는 이야기 말이지요. 퍼시픽 림은 그런 점에서 거대로봇이 나오는 영웅물의 스토리들을 잘 따라갔다고 봅니다. 트랜스포머3처럼 편집실수를 의심케하는 막장스토리는 아니었지만 특별할 것 없는, 진부하고 약간은 유치한 느낌인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맨 오브 스틸에 액션과 스토리가 매끄럽게 섞이지 못했다는 평을 내렸듯, 심각하고 고뇌하는 수준높은 스토리와 파괴하고 때려부수는 오락을 적절하게 배합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스토리로 갔을 때, 거대로봇과 괴수가 나와서 싸운다한들 무작정 단순히 한쪽편을 응원하거나 맘편히 액선을 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구요. 그렇다고 거대괴수가 지구를 때려부수는데 인류는 무기력하고 허탈하게 그저 보기만 하는 이야기를 기대하고 본 건 아니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스토리의 단순화는 오히려 단순하게 화면의 비주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 효과를 가진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유치하고 뻔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여자 연기는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