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루리웹에 올라온 겨울 왕국 전문가 평점이 7점대에서 8점까지 찍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비판했습니다. 애써 평론가 티를 내기 위해 일부러 점수를 낮게 줬다는 댓글이 많았는데요.....
직접 보고나니, 7점대면 적절하다는 느낌입니다. 라푼젤에 비해 스토리가 훨씬 떨어집니다. 좋은 스토리라 함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데 겨울 왕국의 초반 스토리는 정말 주먹구구식으로 끼워맞춘 느낌입니다. 위화감이 상당합니다. 그나마 후반은 부드럽게 흘러갑니다만, 그렇다고 감탄할 정도의 특별한 스토리도 아닙니다. 후반은 그냥 무난할 뿐입니다. 마지막 클라이막스 부분은 예상하지 못했지만요..... 만약 8점대로 평가한다면, 거의 중대결함 수준의 스토리를 연출, 음악, 배경과 캐릭터가 먹여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거의 퍼시픽 림이나 트랜스포머2 급의 스토리입니다. 최근 디즈니 작에 비교하면 '카2' 정도일까요.... 차라리 카2는 이야기에 좀 아귀가 안 맞아도 개그나 상상력으로 땜빵이 되지만, 겨울왕국의 경우에는 드라마틱하고 서정성을 강조하는 주제임에도 많은 사람이 공감하기 힘들 정도로 스토리가 날림입니다.
디즈니가 디즈니답지 않은 스토리로 디즈니다운 공주 캐릭터를 만들려고 하다가 벌어진 참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토리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요소들이 디즈니의 공주만화답게 배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를 갈망하는 아름다운 공주와 개그역할을 담당하는 조연캐릭터, 남성과의 갑작스런 만남, 여성캐릭터가 의지하는 남성캐릭터 등.... 어쩌면 슈렉처럼 아예 모든 부분을 비틀었다면 모르겠지만, 디즈니가 자기복제를 피하려고 살짝 옆으로 돌아가다가 지뢰를 밟은 느낌입니다. 기존의 디즈니가 만들어 왔던 전형적인 공주이야기를 타파했던 '공주와 개구리'가 참패해서 일까요? 공주와 개구리의 후속작이면서 디즈니의 전형적인 공주이야기였던 '라푼젤'이 성공을 거두면서 디즈니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으나 이번 실험은 실패한 느낌입니다.
다만 역시 최근의 물이 오른 디즈니답게 캐릭터와 배경의 CG, 그리고 전통적으로 부드러운 모션은 수준급입니다. OST는 뭐 말 할 것도 없구요. 다만 이번에는 너무 뮤지컬을 남발한 느낌입니다. Let it go나 다른 2~3개의 뮤지컬씬을 빼고서는 도입 부분이 자연스럽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데에도?'라는 느낌으로 뮤지컬이 흘러나올 때는 차라리 대사가 낫지 않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다만 저 역시 엘사의 팬이 되어버려서 개인적으로 인크레더블 다음으로 정말 후속작이 기다려지는 디즈니(&픽사)작품이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