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는 그 무엇보다 '스페이스 오페라'다운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스페이스'와 '오페라'의 개념이 정확하다면 말이죠. 딱 스페이스+오페라의 느낌입니다. 다만 스페이스보다는 오페라에 더 초점을 맞추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주라는 배경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의 영화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미리 잡아두고 거기에 '우주'라는 개념을 끌고온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뭐 요즘 CG야 한참 전부터 인간의 눈을 현실과 다르지 않게 속이기에는 차고 넘치는 수준까지 왔으니 더 말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 인터스텔라의 디테일은 오히려 우주의 광활함이나 행성의 경관보다도 우주선에서의 행동이나 움직임과 같은 아날로그적인 부분에서 더 빛이 납니다.
누군가는 중간부분이 '신파극'같다고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가 모두 신파극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러한 신파극을 영어로 번역하면 '오페라'쯤 되지 않을까요. 그래비티의 스토리가 매우 담백했다고 한다면 인터스텔라는 그 방향에서나 거리에서나, 정확히 대척점에 서있는 모질고 시큼한 느낌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인물들은 뭔가 특별하지 않은, 여느 작품에서 봤을 법한 전형적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게 전형적임으로 인해서 관객들이 평생 겪어보지 못하고, 앞으로도 접해보지 못할 특수한 상황에서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에 더욱 몰입하고, 그러한 상황을 관객이 간접적으로나마 확연히 체험할 수 있도록하는 보편성을 갖는다는 것이 장점이지 않을까하는 긍정적 평가를 해봅니다.
음악은 좋았습니다. 고전적인 악기를 사용함에도 우주의 신비로운 느낌을 잘 표현해냈고, (사실 어떤 악기가 쓰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러면서도 마음속의 어떠한 감정을 끌어올리는 효과적인 음향이었습니다.
확실히, 돈값은 하는 영화라고 봅니다.
정말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