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평점은 10점 만점에 8.8점입니다.
제가 최근에 본 어벤져스 2와 비교해 본다면, 액션 자체는 약간 심심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액션 자체에 큰 기대를 하고 가면 약간 실망하실지도......
사막에서 자동차를 타면서 펼쳐지는 액션치고는 굉장히 훌륭합니다만, 결국은 모래와 돌뿐인 사막에서 달리는 자동차 여러대가 펼치는 액션입니다. 아날로그적이고 투박하며 거친 감성이 묻어나는 자동차 액션은 어벤져스 2의 화려하고 세련된 맛을 선호하는 분에겐 별로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액션이 2시간 내내 펼쳐질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중간중간 쉬어갑니다.
이 영화의 장점은 어벤져스2 가 반의 반도 따라가지 못할 '분위기'와 '긴장감'이라고 할까요?
영화에서 '분위기'를 완벽하게 잡기는 사실 쉽지 않습니다. 배경, 인물, 스토리, 코디, 카메라워크, 세계관, 대사, OST 등을 완벽하게 하나로 끼워맞춰 관객이 공감하도록 영화 플레이타임 내내 유지하기는 쉽지 않죠. 하물며 '세기말'이라는 상상력으로만 가능한 세계는 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나만 잘못 끼어들어도 관객이 위화감을 느끼고, 관객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기 시작하면 좋은 평점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죠.
그런데 매드맥스는 이걸 해냈습니다. 단순히 '자연스럽고, 이상하지 않다'를 넘어서 관객이 '오~ 세기말엔 이런 것도?'라는 생각이 들만한 장면이 꽤 있습니다. 관객의 머리 꼭대기에서 노는 분위기 조성, 디테일에서 이미 반은 먹고 들어가지 않나 싶네요. 이런 분위기로 일단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 뒤, 펑크?메탈?의 공격적인 스타일을 잘 융합시켰네요.
영화는 꽤나 잔인합니다만, 큰 스토리 자체는 담백하고 단순한 편입니다. 보고나면 뻔한 스토리였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그러나 엉성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리고 그 스토리를 단점에서 장점으로 뒤엎어주는 건 2시간 내내 유지되는 '긴장감'이 아닐까 싶네요. 영화 내내 주구장창 터지고 깨져도 잠이 올 정도로 지루한 영화가 있는가 하면, 엄청난 스케일의 액션씬이 아니더라도 승모근이 뻐근해질 정도로 상영시간 내내 긴장감을 유지하는 영화도 있습니다. 매드맥스는 후자겠네요.
마치 '추격자'를 봤을 때를 연상케 하는, 눈을 떼지 못할 긴장감이 도사립니다. 단순한 스토리는 '어, 뭐야?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라는 상황을 배제시키고, 관객의 온 집중력을 영화의 순간순간에 쏟아내게 합니다. 거기에 잘 어울리는 배경음악이 버무려지면서 심장박동수는 떨어질 줄을 모릅니다. 정말 마지막 스탭롤까지 긴장을 풀지 못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그래도 영화의 만듦새는 가히 압권이라 생각됩니다. 후속작도 기대되더군용, 딱 뒤를 염두하고 만든게 티가 날 정도였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