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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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질] 대통령 후보 (2) 2012/12/12 AM 11:49
내가 상해에서 본 일이다. 늙은 거지 하나가 선관위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대통령 후보 명단을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명단이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녀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선관위 사람의 입을 쳐다본다. 선관위 직원은 거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명단을 두들겨 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녀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명단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녀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지역 선관위를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명단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합법적인 명단 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선관위 직원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명단을 어디서 훔쳤어?" 거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길바닥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명단을 빠뜨립니까? 떨어지면 소리는 안 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거지는 손을 내밀었다. 선관위 직원은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녀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명단이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누더기 위로 그 명단을 쥘 때 그녀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명단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도와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녀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녀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녀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년에게 대통령 후보 자리를 줍니까? 육억 한 번을 받아 본 적이 있습니다. 이사장 자리한 번 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푼 한 푼 얻은 돈에서 몇 억씩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돈과 이사장 직을 국회의원과 바꾸었습니다. 국회의원을 다섯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대통령 후보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직을 얻느라고 오십 년이 더 걸렸습니다."

그녀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후보직을 맡었단 말이오? 그 후보직으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녀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대통령 후보가 한번 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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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한번 했으니 됐고만

핡핡    친구신청

후보한닢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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