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로또 추첨방송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오직 그것만을 위한 기계와 그 방송이 그 시간을 점령하고 있었다.
TV속 아나운서는 경쾌한 목소리로 축하 합니다 오늘의 당첨번호는... 이라는 말을 지껄이고 있었고
티비와 손에 쥔 로또 번호를 번갈아 가며 맹렬히 지켜보던 그녀는 인상을 구기며 손에 쥔 종이를 구겼다.
"아 역시 이번에도 안되는구나. 어휴 역시 안될놈은 안되는구나"
그녀는 구겨진 종이 조각을 테이블 위로 던지며 말했다.
"야 로또 하면 그래도 될꺼란 희망은 가지고 해야지 맨날 안된다고 하니까 더 안되는거야"
그녀의 건너편에 있던 남자가 종이 조각을 흘겨보며 말했다.
그녀는 잠시 그 남자를 쳐다보다 코웃음을 쳤다.
"야 넌 무슨 로또도 안하면서 희망이야"
"너야말로 안될꺼다 라면서 하는건 돈 낭비지"
그녀는 잠시 그를 바라 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그래도, 추첨 할때만큼은 조금은 아무래도.."
남자는 그녀를 기다렸다.
"될지도 모르잖아."
그녀가 힘 없이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