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의 소나무,
그가 평화로워 보임은...
그 몸속에서 내가 뱃놀이를 한다는 것이다.
나무가 조용해 보임은
그 몸속에서 바다가 노래를 하고
내가 시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나무가 성스럽게 보임은
그 몸속에서 신과 사탄이 싸우고
한 소녀가 기도를 한다는 것이다.
나무가 사랑스러워 보임은
내 몸 안에 나무가 자라고 있음이요
그의 몸 안에 내가 자라고 있음이다.
나무가 정겨워 보임은
나무 몸속에 나의 피가 흐르고 있음이요
나의 몸속에 나무의 피가 흐름이다.
나무가 키가 큰 것은
그의 고향이 먼 곳에 있음이요
그 먼 고향 가는 꿈이 깊다는 것이다.
그 고향 만날 믿음의 키가 크다는 것이다.
김영호(시인, 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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