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병/윤현숙
가슴앓이가 시작된 걸 보니
슬픈 네가 또 오고 있는 게야
...
내 가슴 다 헤집어 놓을 때까지
네 하는 짓만 속수무책 바라볼 뿐
가슴이 저리고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지독한 생병 앓고 나면
내 입가엔 잔주름 하나
흰머리 한 올 더 생겨도
속뜰은 더 듬쑥해지지
외로움,우울증만 안겨주는 넌
해마다 찾아오는
미워할 수 없는 손님
네가 또 온다해도 아무일 없었다는 듯
널 또 맞이할 거야
다음 슬픈 가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