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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일주일 간 채식하면서 느낀 점 (0) 2013/10/04 AM 12:21

일주일이라고는 하지만, 꽤 오랫동안 먹는 고기의 양을 줄여오기는 했다. 완전히 고기를 끊은 것은 지난 일주일, 뉴욕에서 단 하루만 고기를 먹었는데 고작 일주일이었음에도 고기가 역하고 받지 않았다. 어제는 아이들 파스타를 해 주면서 미트볼을 넣었는데, 예전에는 잘 먹던 것을 한 입도 넘길 수가 없었다. 냄새가 비위에 맞지 않고 질감도 거슬렸다. 쇠고기를 꽤 좋아하던 나로서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물론, 어릴 때에는 달랐다. 고기도, 고깃국도 죄다 싫어했었다. 편식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억지로 그것들의 맛을 익혀갔지만, 체질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는 생각이 이제와서 든다(게다가 음식을 거의 하지 않으셨던 어머니는 어쩌다 음식을 할 일이 생기면, 로스 구이로 모든 메뉴를 밀어붙이셨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1. 다시 먹은 일본 라면은 정말 맛있었다. 평소에 좋아하는 닭육수로 국물을 내고 간장으로 간을 한 것인데, 워낙 일본라면은 내 입맛에 정말 잘 맞는다. 도무지 끊을 수 없을 것 같고, 아니 끊고싶지도 않다....

2. 우유 한 잔 들이키니 세상에 이런 행복이 없다. 어릴 적부터 우유를 좋아해서 500밀리짜리 팩을 들고 다니면서 마셨다. 치즈도 좋아한다. 유제품은 다 사랑하고 그외 케잌, 푸딩, 크렘브륄레, 슈크림 볼 등 각종 유제품이 들어간 디저트에 환장한다. 따뜻한 바게트 빵에 버터랑 잼 발라먹기, 베이글에 크림 치즈 두껍게 얹어 먹기, 도저히 포기 못한다. 아니, 안 한다. 그 맛있는 아이스크림은 또 어떻고.

3. 계란도 못 끊겠다. 오므라이스 먹어야 한다.

4. 생선도 못 끊겠다. 임신했을 때도 스시만 줄창 먹고 살았다.

5. 채식하면서 각종 신기한 음식들을 접했는데, 그중 대박이었던 것은 애호박을 얇게 썰어서 토마토 소스에 버부려 만든 파스타. 정말 맛났다.

6. 평소에 제일 사랑하는 야채인 비트를 엄청나게 먹어댔다. 아무리 먹어도 맛있더군(하지만 부라타 치즈가 생각나서 슬프기도 했음. 아, 행복과 슬픔의 공존이라니, 이거 진짜 오묘하잖아). 아무리 먹어도 맛있는 것 중 또 하나는 새콤달콤 해초 무침.

7. 다양한 음식 맛 보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육식을 완전히 끊기는 힘들 것 같다. 음식을 해서 먹을 경우는 되도록 닭으로만 한정해서 만들고 일부러 나가서 사 먹을 때에는 철저하게 다 먹고 시도하고 소화해서 배설 잘 하는 걸 목표로 하겠다.

8. 채식을 하니까 자꾸 음식을 맵게 먹게 되더라. 다소 밍밍한 맛에 자극을 주고 싶어서였던 것도 같고. 이건 익숙해지면 달라지겠지. 김치 한 통은 먹어치운 것도 같다. 평소에 김치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그렇게 싫어하던 김치찌개까지 끓여먹었다. 아, 평소에 싫어하던 비빔밥도 잘 먹었다.

9. 간장게장 먹고 싶다.

아, 그러고보니... 이번 여름에 한국 갔을 때 "그릴 데미그라스"에서 함박 스테이크 못 먹은 거 너무 슬프다. 두 번이나 갔었는데 한 번은 자리가 없어서, 나머지 한 번은 밥(그야말로 쌀밥)이 다 떨어지고 빵밖에 없다고 해서 나왔다. 내게 있어 함박 스테이크는 흰 쌀밥이랑 먹어야 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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