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걷는다
지평선을 향해 걷는다
바람과 함께 걷는다
구름과 함께 걷는다
비를 맞으며 걷는다
하늘을 가르며 걷는다
나는 걷는다
님께서 먼저 가신 길
그대가 손짓 하는 길
끝없이 펼쳐진 길
별들이 속삭이는 길
그 길은 순례길
나는 걷는다
낯선 곳
기다림이 있는 곳
시작이 있는 곳
그리움이 있는 곳
오라고 손짓 하는 곳
나는 걷는다
내려 놓아라
버려라
용서하라
비워라
가라
나는 걷는다
나는 누구인가
왜 여기에 있는가
함께 가는가
홀로 가는가
어디로 가는가
나는 걷는다
칠정오욕에서 벗어나자
비참해도 비굴하지는 말자
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가자
심부름을 마져 마치자
소풍을 즐겼으니 이제 마치자
나는 걷는다
오체투지 합니다
땅을 울립니다
하늘을 부릅니다
여기에 있나이다
평온을 주소서
God give me seren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