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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초여름 단상 (0)
2014/09/03 AM 1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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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경을 치룬 물봉선 꽃잎이 선연한
마당 한 켠에
질긴 인연이 장대를 의지한 채
하루의 분진을 날리고 있을 즈음
당뇨로 엄지발가락이 뭉개진 그녀가
엉덩이를 들썩이며 치댄 비누질
하수구를 빠져 나가는
지아비의 흔들리는 눈동자
비등점을 향한 자식들의 날선 외침
계절이 여름이라는 이름을 가지기 시작한
그 때
재활용 타이어처럼 터진 망막
가슴에 배개를 안고
엎드린 채 잠을 이루던 그녀가
바람과 해에게 맡겨 두었을
내 속살이 고실고실하게 말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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