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로가 말했다.
"환공이 공자 규를 죽이자 소홀은 따라 죽었는데
관중은 따라 죽지 않았으니 어질지 못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환공은 제후를 규합하되 무력으로 하지 않았는데 이는 관중의 힘에 의해서다.
그러니 어질다고 하겠다."
자공이 말했다.
"관중은 어질지 못한 사람이겠지요?
환공이 공자 규를 죽였는데 따라 죽지 못할망정 환공을 도와 주었으니까요."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관중이 환공을 도와 패자로 만들고 천하를 크게 바로 잡았다.
그리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혜택을 받고 있으니 만약 관중이 없었으면
나도 머리를 풀고 옷깃을 왼쪽으로 여미는 이민족이 되었을 것이다."
그 어찌 관중의 태도가 보잘것없는 필부들이 작은 절개를 지킨다고 하며
스스로 개천에서 목을 매어 개죽음하는 것과 같겠느냐?"
논어'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