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항이 백어에게 물었다.
"그대는 아버지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일이 있었는가?"
백어가 대답했다.
"아직 없습니다. 어느 날 아버님께서 홀로 서 계실 때
제가 종종걸음으로 마당을 지나가는데 말씀하시기를,
'시를 공부했느냐?' 라고 물으시기에, '아직 못했습니다.'
라고 대답하자, '시를 공부하지 않으면 말을 할 수 없다'
라고 하시므로 저는 물러가서 공부했습니다."
어느 날 또 홀로 서 계실 때 제가 종종걸음으로 마당을 지나가는데 말씀하시기를,
'예를 공부했느냐?' 라고 하시기에, 대답하기를, '아직 못했습니다.' 라고 대답하자,
'예를 공부하지 않으면 세상에 설 수 없다.' 라고 하시므로 저는 물러가서 예를 공부했습니다.
제가 아버지로부터 들은 말은 이 두 가지뿐입니다."
진항이 물러나와 기뻐하며 말했다.
"하나를 묻고 셋을 얻었으니 시와 예의 가르침을 알았고,
또한 군자는 자신의 아들을 편애하지 않는 것을 알았다."